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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쩨리 Aug 31. 2022

거꾸로가 아주 간단하게 자취생의 고민을 해결한 방법

로꾸거 로꾸거 말해말!

거꾸로 앱이 트위터, 각종 프로덕트 사이트들에서 핫하다. 까탈로그에도 소개되고 트위터에서도 소개한 트윗이 여러번 알티를 탔다. 정확한 이름은 '거꾸로 레시피'. 이 '거꾸로 레시피'가 어떻게 자취생의 고민을 해결해줬는지 분해해보자.




자취인들의 페인 포인트


Photo by Ello on Unsplash

자취를 해보면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집밥'은 매우 어려운 존재다. 기본적으로 요리를 해본 경험이 있어야 '집밥'을 돈 아껴가며 잘 해먹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5만원어치 장봐서 3만원어치 버리게 된다. 자취인이 섣불리 요리를 시작하면 항상 아래 악순환을 반복한다..


1. 요리법을 찾는다.

2. 요리법에 맞는 식재료를 새로 산다.

3. 다른 요리를 해먹고 싶어서 요리법을 찾는다.

4. 요리법에 맞는 식재료를 새로 산다.

5. 저번에 산 요리 식재료가 상한 게 생긴다.

6. 버리고 요리법에 맞는 식재료를 새로 산다.


요리가 익숙하지 않다면 1~6번을 두어번 반복하다 결국 포기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요리하려는 자취인의 페인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다.


1. 요리법에 맞춰서 재료를 사다 보니 버리는 재료도 많다.
2. 요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갖고 있는 재료를 활용해 요리하는 게 어렵다.
3. 식재료들의 보관 기간을 잘 모르고 요리 텀이 길어 상하는 식재료가 많다.


이는 3가지 모두 요리의 시작이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가 아니라 요리법 자체에서 출발하는 데서 기인한다. 그래서 '거꾸로' 앱은 이름처럼 보통의 레시피 책이나 앱처럼 레시피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이 식재료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아주 간단하게 자취인들의 고민을 해결했다.



식재료 보관 기간까지 홈에서


Ⓒ기획자의 연습장

거꾸로 앱은 홈에서 +버튼을 눌러 갖고 있는 식재료를 입력하고 나면 오른쪽 화면과 같이 '요리 보기'버튼이 생성되고 이 '요리 보기' 버튼을 누르면 갖고 있는 식재료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보여준다. 물론 '레시피' 탭을 누르면 그냥 레시피만 탐색할 수 있지만 메인 기능은 바로 이 '홈'에 있다.


홈 자체가 냉장고 단면을 보여주는 거나 다름없어서 장을 볼 때 내가 갖고 있는 식재료가 뭔지 굳이 머리로 기억하거나 메모장에 적지 않아도 이 홈을 보면서 체크할 수 있다.


Ⓒ기획자의 연습장

'요리 보기'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갖고 있는 재료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볼 수 있다. 오른쪽 상단의 필터 같이 생긴 버튼을 클릭하면 갖고 있는 식재료를 해제하고 검색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레시피가 필터링되는 걸 방지해서 조미료는 레시피 필터링 과정에 들어가지 않는다. 가끔 어떤 조미료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다른 조미료로 대체가 가능할 때도 있어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적당한 양의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유저의 니즈에 어긋날만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도록 필터링했다.


Ⓒ기획자의 연습장

또 홈에서 식재료를 클릭하면 식재료 소비기한도 알 수 있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엄연히 다르지만 아직 익숙치 않아서 유통기한이 지나면 안 버려도 되는 식재료를 버릴 때도 있고, 식재료를 먹어야 하는 기간을 놓쳐 그냥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 준다.


홈에서는 소비기한이 약 5일 미만으로 남은 경우 주황색으로 별도 표기를 하여 구분해 놓았다. 여기서 냉동보관이 가능한 식재료는 냉동실 보관 스위치를 킬 수 있고 홈에서도 구분해서 볼 수 있다. 각 식재료를 클릭하면 소비기한을 알 수 있어서 대충 언제까지 먹어야하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기획자의 연습장

재료를 추가하는 과정은 비교적 쉽다. 그냥 스크롤을 내리면서 툭툭 터치하면 재료를 추가할 수 있다. 꽤 다양하게 식재료가 있어서 '이게 왜 없지' 하는 식재료는 특별히 없다.


식재료 추가 -> 레시피 찾기까지가 이해하기 쉬운 플로우로 설계하여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앱을 사용할 수 있는 부분도 강점이다. 그 외에 북마크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서 특별히 마음에 든 레시피라면 레시피 상세페이지에서 북마크를  해두고 '북마크' 페이지에서 모아볼 수 있게 해두었다.




자취인으로서 아쉬운 점은


Ⓒ기획자의 연습장

다만 아쉬운 점은 홈에서 식재료를 클릭할 수 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또 주황색이 표기되는 기준을 며칠 동안 앱을 써보고야 알았다는 점도 아쉽다.


처음에 온보딩으로 설명을 해주거나 주황색 점이 표기되는 시점이 소비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므로 차라리 D-Day로 표기해주면 어떨까 싶었다. 정확한 소비기한을 확인하러 식재료 상세를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기획자의 연습장

두 번째 아쉬운 점은 재료를 추가하는 과정이었다. 스크롤과 터치로 비교적 편하고 이해하긴 쉽지만 결국 갖고 있는 식재료가 있는지 없는지 긴가민가하며 찾아야 했고, 갖고 있는 식재료가 '고기류'인지 '가공육'인지 지, '곡물'인지 '야채'인지 헷갈릴 때도 있어서 예상치 못하게 약간 다른 식재료를 추가했던 경우도 있다.


검색 기능을 넣어 더 손쉽게 식재료를 찾아볼 수 있게 하면 훨씬 빠르게 식재료를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이미 한번 전체 식재료를 세팅해두고 새로 장을 본 뒤 식재료를 추가할 때는 굳이 긴 목록이 제공될 필요가 없다.


Ⓒ기획자의 연습장

세 번째는 레시피 탐색 과정이었다. 아직은 홈 -> 식재료 추가 -> 요리보기 버튼을 통해서만 식재료에 맞춘 레시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메인 식재료를 가지고 활용가능한 레시피가 궁금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하니 좀 귀찮았다.


레시피 페이지가 있긴 하지만 레시피 페이지는 현재 알 수 없는 기준으로 레시피들이 정렬되어 있어서 탐색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이 레시피 페이지에 검색 기능을 제공하되 식재료 키워드 위주로 입력하게 유도하고 식재료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 거꾸로 앱 정체성과도 맞고 번거로운 과정을 안 거쳐도 될테니까 말이다.


이 과정에서 또 아쉬운 점은 레시피 목록이 제공하는 레시피에 대한 정보다. 무슨 요리인지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설명해주는데 하단 레시피 소개 문구가 특별히 레시피 이해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왕 식재료 기반으로 찾고 있다면, 목록에서도 주요 식재료를 표기해주면 어떤 레시피를 해먹을지 판단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어쨋든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앱은 자취인들에게 아주 획기적인 앱임에는 분명하다. 어떤 페인포인트를 해결 하기 위해 반드시 대단한 기능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앱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빈 비누곽을 구분하기 위한 선풍기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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