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중독으로 취향의 오아시스 만들어 보기
일요일 아침 9시에 알람을 맞춰놨다. NBA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 였다. 송파구 삼전동이 콜로라도 덴버 볼 아레나가 되는 순간이다. 니콜라 요키치의 소름돋는 농구 지능. 지미 버틀러의 정열적인 허슬 플레이. 주말 아침부터 2시간 내내 풀집중을 때렸다. 나는 요즘 농구에 중독됐다.
농구 뿐만 아니라 요즘은 스포츠 콘텐츠에 전반적으로 중독되어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미국과 유럽의 경기들 까지 챙겨본다. 내 캘린더에는 KBL, NBA, K리그, 유럽축구 그리고 UFC 경기 일정까지 기록 되어 있다. 선수들의 인생 스토리, 구단간의 서사와 갈등, 땀과 눈물로 가득한 스포츠 씬에서 짜릿한 감동과 영감을 얻어간다. 오늘도 스포츠를 보며 인생을 배운다.
나는 늘 간헐적으로 무엇인가에 중독된다. 언제나 어떤 매력적인 것을 디깅 하고 있다.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꽤나 덕질을 한 상태다. 음악, 브랜드, 아티스트, 뮤지션, 음식이나 스포츠까지. 세상에는 너무 재밌는 것들이 많다. 간헐적 중독은 내 지루한 일상의 양념같은 존재다.
간헐적 중독자의 삶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중학교 때 힙합 음악과 문화에 아주 제대로 빠졌던 적이 있다. 하루종일 힙합만 듣고 래퍼들의 소식을 쫓는 음악 찐따 그 자체였다. 사실 그때의 간헐적 중독이 내 삶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긍정적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소심했던 나는 힙합 중독을 통해 조금은 대범해졌고 추진력과 실행력을 가진 사람으로 변해갔다.
이런 삶의 패턴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나는 늘 무언가에 간헐적으로 중독 됐고 그것을 긍정적 선순환으로 이어갔다. 장기하에 중독되어 삶의 태도를 배우고 니콜라 요키치를 통해 특이하지 않지만 특별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배운다. 이제는 내 자신을 더 성장시키기 위해 간헐적 중독을 이용한다.
긍정적 선순환을 본격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을 얻었다. 하고 싶은 일로 자립하는 삶을 위해 늘 허쓸을 하는 삶을 실천하는 주드님(주말 드러머 출신이라는), 그 누구보다 음식 에세이를 맛깔나게 쓰는 극강의 콘텐츠 소비러 조식님 (호텔의 목적은 오직 조식 이라는). 이들과 함께 간헐적으로 중독되는 것들을 건강하게 나눠보려 한다.
주드 조식님과 함께 간헐적 중독의 매력을 잘 어필해보고 싶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왜 갑자기 빠지고 매력을 느끼는지. 취향의 긍정적 선순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다. 우리의 중독적인 취향의 목록이 건조한 삶을 사는 누군가에게는 오아시스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