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은 별거없다.
여전히 부족하고, 모자르며
여전히 상처받고, 아프다.
마흔을 '불혹 : 어떤 유혹에도 흔들지 않음'이라하는데 나는 아직도 쉴 틈없이 흔들린다.
세상을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역시 또 나의 오만이었고,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에게 닥친 일을 스스로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다.
어딘가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그럼에도 여전히 누군가 흔쾌히 먼저 위로를 보내도
선뜻 말 한마디 걸지 못하는,
거절당할까 두려워서 바들바들 떠는 소심한 하나의 인간이며
그 모습을 감추려고 어설프게 강한 척, 괜찮은 척하며 웃어보이는 바보같은 인간이다.
강했다가 약했다가,
의심했다가 믿었다가,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죽고싶었다가 살고싶었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낭창낭창 휘둘리고 흔들리는 마흔이라니.
어려도 너무 어리다.
그런데 또 어른인 척 하겠지.
나란 사람의 마흔이란 그저 허울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