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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Sep 22. 2020

영어를 '정말로' 잘하고 싶다 중간보고 3편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하다.

https://brunch.co.kr/@crispwatch/320


중간보고 2편 이후 거의 5개월이 흘렀다. 문제는 그 5개월이 평소와 다른, "코로나 5개월"이란 점이다. 다들 두문불출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바람에 나는 미국에 있다는 게 무색하리만큼 영어에 노출되는 빈도가 지극히 낮아지게 되었다.


급변한 상황에 스트레스로 잠시 방황하 나는 이내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다. 어차피 2년의 파견 기한이 끝나면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복귀 뒤 어떻게 공부해야 영어의 끈을 놓지 않을지'라는 실험을 하기에 되레 지금이 제격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마침 버추얼 회의 중에서 내가 반드시 발언하는 게 매주 세 개 있었다. 하나는 같은 팀끼리 (잡담 + 업무), 또 하나는 부서 전체 (업무),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친한 동료끼리 만든 자칭 커피클럽 (잡담)이었다. 나는 약 한 달씩 공부 방법론을 바꿔보며 이 회의들로 효과성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을 한국에서도 유지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오늘 모 통번역 학원의 online 강의 플랫폼에 회원가입을 하고 수강권 결제 버튼을 눌렀다. 왜냐하면 지난 5개월 동안 :


1. 어떤 방식을 해도 진척이 유사했다.


읽기에 집중하든, 듣기에 신경 쓰든, 말하기에 노력하든 매번 내 수준은 고만고만했다. 늘 듣는 유튜브에 즐겨 찾는 블로그 글들은 딱 고만큼의 수준을 유지시켜 주었다. 소위 말하는 중급에 말이다.


어떤 주제든 대략 말할 수 있으나 익숙한 주제와 낯선 주제 사이의 편차가 큰 수준의 실력. 그러나 "살아가는 데는 지장이 없는 정도". 사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만큼만 해도 나는 앞으로의 인생에 지장 될 것이 전혀 없지만. 나는 왠지 너무 분했다.


2. 과연 내가 진짜 최선을 다했냐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족 누구든 영어로 막혔을 때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다는 모습에 나는 취해있었다. 구체적 설명을 이어가지 못하고 "or something"이라는 구절로 문장의 끝을 흐리더라도 상대를 납득시키고 때론 웃길 수도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었다.


나는 딱 적당한 온도의 물에 푹 늘어진 개구리였다.


3. 시간이 아까웠다.


오랜만에 후회란 걸 해봤다. 영어를 써보니 정말 재밌었고, 영어로 검색해서 열어보는 정보와, 번역되기 전 날 것의 원서를 읽는 즐거움이 참 컸다. 왜 진작 필요성을, 절박함을 느끼지 못했었나 후회했다.


언어의 미묘한 차이도 잡아내는 사람들의 강의를 보며 감탄과 후회를 반복하다가 문득 뭔가가 뇌를 울렸다.


"좀 늦으면 어떤가? 지금부터 잘해도 2-30년은 실컷 써먹을 수 있다!"


사실 영어를 예전보다 잘하게 되면서 늘 들던 생각이 있었다. '2년 전 휴스턴 파견 때 딱 지금만큼만 영어를 했다면 한결 성과가 있었을 턴데.' 그리고 또 2년 뒤 나는 같은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남아있는 모든 시간 하나하나가 귀해졌다.


그래서 :


나는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들인 통번역사의 강의를 찾기 시작했다. 그중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게 좋다."는 어떤 분의 말씀이 뇌리에 박혔다. 그리고 그 플랫폼에 올려진 샘플 강의들을 보다가 어떤 강사님의 문법과 작문 수업을 듣고 나는 최종 결제 버튼을 눌렀다.




언어는 지극히 귀납적이다. 수많은 input이 있어야 머리에 틀이 잡히고 그게 또 한참 영근 뒤에 output이 나온다. 그런데 input은 인터넷에선 중급이 실질적 맥스다. 그리고 미국에 있더라도 스스로 의식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으면 고급 이상을 접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랜만에 수강자의 입장에 서서 전문가들이 요약하고 압축해서 전해주는 연역적 시선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찌 보면 중급에서 고급으로 올라가려는 발버둥이다. 강의 수강의 효과성과 가성비 등은 몇 개월 뒤 4편으로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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