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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Jan 03. 2021

브런치 BM (비즈니스 모델) 분석 2편

수익성 모델에 집중하여.

쓰다 보니 재밌어서. 1편은 여기!

https://brunch.co.kr/@crispwatch/349


1편에서는 브런치 모델의 전반을 훑어봤다. 그런데 쓰고 보니 마음 한편에 뭔가 찜찜함이 남는다. 마치 보고서를 써 놓고 '아, OO부분은 팀장님께서 질문하실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다. 잡상 하기에 최적인 샤워와 설거지 타임에 그 찜찜함을 따라가 보니 답이 나왔다. 건 수익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찜찜한 이유는 이거다. '브런치엔 수익성이 없다.'며 떠나는 사람들은 대개 웹툰/웹소설 또는 수익성 블로그와 비교를 한다. 1편에서 나 역시 이를 차용했다. 그러나 브런치 담당자가 이를 고려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당장 지금 TV에 나오는 "경이로운 소문"이 다음 웹툰이다. 그렇다면 왜 담당자는 이 모델을 바로 차용하지 않는 것일까? 만약 어려워서 그렇다면, 브런치에 접목 가능한 수익성 모델은 어떤 형태일까?




1. 브런치 vs. 웬툰/웹소설


1) '웹툰과 유사하게 편당 50~200원 정도로 내 글이 유료화되면 좋으련만. 독자도 부담 없고 나도 용돈을 벌고.' 언뜻 괜찮아 보이는 이 생각은 실현되기 어렵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당장 떠 오르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브런치가 폐쇄적 플랫폼에 가깝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작가별 글의 일관성이 약하다는 점이다.


2) 랫폼의 쇄성

브런치가 폐쇄적이라는 것부터 생각해 보자. 다음 포털이나 카톡 메인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내 글이 공개되는 곳은 '브런치 나우'나 나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피드'다. 그런데 그 두 곳은 브런치 사용자들이 주로 보는 메뉴다.


2-1) 폐쇄적 플랫폼이 수익화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의 상당수가 그들의 글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즉 내 글이 유료화 됐을 경우, 역시 수익을 바라는 다른 작가들이 낸 돈이 내게 들어오는 비중이 커진다는 말이다.


2-2) 수익화에서 개방성이 중요한 건 내수 시장과 글로벌 무역 시장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내가 만든 무언가를 팔 시장이 최대한 공개되어야 좋다. 그런 측면에서 차라리 각 포털의 지식인 체제가 유료화에 유리하다.


3) 의 일관성

다음으로 글의 일관성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웹툰이나 웹소설을 보는 동기는 '다음 편에 주인공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다. 그러나 브런치에선 어떤 작가가 지금 쓴 글이 이전에 발행한 글과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러므로 궁금증을 유발하기 어렵다.


3-1) 글의 일관성이 없다면 독자는 시리즈에 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개별 글마다 지불을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글의 30프로만 보이게 하고 나머지 70프로는 100원을 지급하면 볼 수 있는 체제 정도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최소 글자 수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고 글의 종류에 따라 유료화 가능 여부가 나뉜다. (만약 4행짜리 시라면 1행만 보이고 유료화를 할 것인가.)



2. 브런치 vs. 수익성 블로그


1) 사실 이 문제는 앞선 쟁점보단 쉽다. 우선 수익성 블로그는 브런치와 비교하기 어렵다.


2) 블로그의 수익 원천은 대광고 수익인데 우선 플랫폼 자체 광고 모듈의 경우 절대적 수익성이 낮다. 그리고 구글과 같은 제3의 광고 모듈은 승인이 어렵고 광고 배치의 자율성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3) 그다음 흔히 사람들이 얘기하는 수익성 블로그는 주로 상품 소개에 따른 광고 지원 및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링크 소개를 통한 수수료 창출이다. 이쯤 되면 브런치 목적과는 완전 동떨어진 세계다.



3. 해결의 고민


1) 공개성

개인적으로 다음 포털 내에서 브런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아예 '브런치 나우'를 포털 메인에 올리는 방법도 있다. 혹은 포털이 좋은 글을 추려서 소개해 주되 그 수를 늘리는 방안도 있겠다.


1-1) 만약 포털 메인에 올릴 만한 글이 적다면 해결은 두 가지다. 심사를 좀 더 엄격히 해서 필진의 질을 더 확보하거나, 포털에 올릴 만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자주 하는 거다.


2) 일관성

앞서 개별 글의 결제에 대해서는 간단히 짚었다. 그러나 우리는 브런치 필진들이 '작가'로서 인정받길 바라고 그 작가가 쓴 글을 사람들이 기대하고 기다리길 바란다. 여기서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수단이 '브런치 북'이다. 브런치 북은 작가가 자기만의 기준으로 묶은 뭉치이기 때문에 일관성을 띤다.


2-1) '브런치 북'을 200원에 팔 수 있게 한다면 각 작가들은 자기 브런치 북이 팔리도록 일부 잘 쓴 글을 그냥 게시판에 남겨 둬 독자들의 눈길을 끌게 할 것이다. 만약 브런치 북을 2권 이상 발행한 사람만 유료화 신청이 가능하다는 조건까지 달면, 단순히 수익 창출을 위해 별 것 아닌 글을 후다닥 써버리는 사람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다.


3) 블로그와의 차별

사진과 글자체 등 외부적 요소가 글의 인기를 좌우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찍은 사진이 아닌 이상 대개는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들고 온 사진인데, 중복도 많거니와 글의 맥락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많다. 글을 위한 플랫폼인데 굳이 그런 요소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있을까 한다. (눈에 익은 캐릭터 스티커에 눈에 익은 말투, 긁어 온 스폰서의 제품 사진, 사진인지 광고인지 헷갈리는 너무 많은 그림들, 등 브런치 반대편에 있는 블로그를 떠올려 보자..)




보면 대략 감이 잡히겠지만 나처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보기에도 당장 실현이 쉽진 않은 문제다. 또한 단순 수익화뿐 아니라 공개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공개성을 높이려면 양질의 글이 많아져야 한다. 다음 포털 역시 회사다. 공개를 확대하는 게 회사의 인지도나 수익에 효과를 줘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대안 없는 비판도 예의만 갖추면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직장(직업, 업무)과 연관이 된 것이라면 비판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뭐든 바깥에서 보면 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개 그 담당자는 외부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다.


*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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