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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L Oct 09. 2019

퇴사 일기 - 퇴사를 했다, 그것도 계획 없이

2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더 늦기 전에 코딩 말고 다른 걸 해보고 싶어서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저지른 퇴사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퇴사 사실을 알렸을 때 반응이 딱 두 가지였다.

1. 변화는 앞으로의 인생에 도움이 분명히 될 거야. 앞으로 쓸 생활비를 어느 정도 모았을 테고, 코딩에 지쳐서 떠나는 거지만 급할 땐 코딩 경력으로 일을 찾기 쉬울 거니까 퇴사 후 삶을 아직 걱정 안 해도 된다.

2. 무슨 생각으로 그 연봉과 복지를 버리고 한국에 들어와? 여기서 쉬다 보면 분명 다시 돌아가고 싶을 거야.


이미 글에서도 알 수 있다 시피 캐나다에 있는 사람들은 첫 번째 반응이었고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두 번째 반응이었다. 사실 난 두 쪽 다 맞는 말이고 이해가 간다. 초등학생 때부터 한국 경제는 항상 어려웠고 어느 회사를 가도 업무가 힘들다는 건 매번 들어왔다. 그럼에도 귀국을 결정했다. 아무리 업무 환경이 좋다고 해도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사는지 의문이 끊이질 않았다.


분명 누군가는 내 고민이 배부른 소리라고 혹은 퇴사가 부럽다고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던걸 멈추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여유를 가지는 건 내가 생각해봐도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시도 끝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 긍정적인 휴식기가 될 거라 믿는다. 그러기에 내 결정에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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