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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볼'

긍정의 힘

by 타이거나달

'나이스 볼' '퍼펙트' '원더풀'...

아들이 던진 공이 내 글러브에 들어올 때마다 외쳤다.

나이스 볼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더 크게 소리쳤다.


아들은 처음엔 멋쩍어했지만, 더 자신 있게 공을 던졌다.

진짜 나이스 볼의 확률도 높아졌다.

새롭게 연구했다며 커브도 처음 던졌는데 나름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했다.

'오, 뚝뚝 떨어지는데, 나이스 볼, 나이스 볼'

특별히 두 번 외쳤다.


캐치볼을 마치고, 아들과 나란히 욕조에 누웠다.

"아빠, 나 오늘 포수가 왜 그렇게 소리치는지 알 거 같아. 내가 던진 공이 옆으로 빠졌는데도 아빠가 '나이스 볼'이라고 해주니까 공이 더 잘 던져지던데"


살짝 감동한 난, 때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꼰대스럽지 않게 몇 마디 거들었다. "그게 긍정의 힘인 거야. 뭐든 잘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 때보다, 잘되는 경우가 많아"


'나이스 볼'

사실, 나에게 외치고 싶은 말이었다.

긍정의 힘을 다시 깨우쳐 준 건 아들이었다.

그의 시속 65km짜리 야구공이었다.


<사진은 지난해 '곰들의 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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