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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 있잖아요?

오늘 내게 필요한 건?

by 타이거나달

그런 날, 있잖아요?

어제 오후엔 출장 결재를 올렸다가 되돌아왔는데, 내가 합의란 지정을 잘못했다. 여러 사람 불편하게 하는 일이라 몇 번을 확인했는데,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아침에 깨어보니, 어제 밖에서 입었던 옷차림이다. 심지어 양치도 안 한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저녁 먹고 글을 좀 끄적이다 피곤이 몰려와 잠깐 누웠는데 8시간이 흘렀다. 입안도, 정신도 텁텁한 기분이었다.


아침 당번이라 7시에 노트북을 켰는데 30분 동안 부팅이 안 됐다. 멍하니 노트북만 쳐다봤다. 기사 몇 개 처리하고 일어나 허리 스트레칭을 하는데 세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갑자기 피가 머리로 몰리는 기분이었다.


출근길엔 매일 타던 버스를 잘못 탔다. 7723은 다른 지하철역으로 가는 버스다. 환승도 해야 했다. 이쯤되니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여러분도 그런 날, ...있지 않나요?

심지어 어젠 모처럼 알코올을 한 방울도 섭취하지 않았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저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건, 양치일까요? 재부팅일까요? 아니면 환승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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