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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구마깡 Aug 01. 2023

23.07.19 - 23.07.22 후쿠오카 여행 후기

물 들어올 때 (엔)저어야 한다.

식도락이 메인 목적인 이번 여행도 성공적. 도착 후 이틀 동안은 하루 4끼를 달리며 후쿠오카의 진미들을 흡입했다ㅋ 평가를 내리자면 멘타이동과 키와미야 함바그가 가장 좋았다. 숙소에서 추천해 준 이자카야도 매우 훌륭한 야끼들을 줬는데 2000엔만 쓴 다는 게 4000엔을 써버렸다.ㅜ 내게 일본 편의점들은 모두 맛집으로 보였다. 편의점 문을 들어설 때마다 이번엔 무슨 간식이나 오니기리, 맥주들을 도전할까 하는 가벼운 두근거림이 있었다ㅎㅎ (개인적으로 7-eleven = Lawson > Family mart로 선호한다. 세븐일레븐은 안주가 괜찮다.) 이번에 팔천당이라는 카스테라 같은 부드러운 크림빵을 발견, 득템했는데 레몬잼과 크림이 잘 어우러져 느끼하지도 않았다. 앞으로 일본 방문 때마다 사먹을 템으로 정해졌다ㅎㅎ


3일 차가 되니 너무 먹는 거에 집착하는 게 아닌가 죄책감으로 천만궁이 있는 다자이후를 방문했다. 여행 블로그들에선 다자이후의 천만궁과 먹거리만 소개되어 있었는데, 웬걸 규슈국립박물관이 근처에 있어서 그곳을 먼저 방문했다. 국립이 붙은 만큼 규모가 꽤 컸고 볼거리도 풍부했다.(짓느라 돈을 꽤 썼을 건데 한산했다. 위치가 너무 아쉽다.) 잘 보존된 조몬 시대의 섬세한 토기에 놀랐고, 18세기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자기와 그 위에 다채로운 색깔을 구현해 당시 국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규슈지방은 한국과 가까워 교류의 첫 거점으로 활발했던 곳이기에 한국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사료들이 있었다. 대마도는 당시 한반도와 규슈 사이에 위치해 교역의 중간지로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마도의 소씨 가문이 문서를 위조해 조선-일본 사이의 이득을 착복했다고 하는데, 대마도의 역사를 파보면 재밌는 게 많이 나올 듯하다. 이번 여행 땐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라는 책을 가져갔다. 15세기 카톨릭 사제들이 일본에 말씀을 전파하다가 수난을 당하는데, 배교 직전까지 신은 끝까지 침묵을 한다는 내용이다. 규슈국립박물관에 서양과의 교류 내용도 꽤 있어서 카톨릭 박해의 내용도 있을까 기대했지만 찾아볼 수 없었다. 오래된 일이지만 또 다른 침묵이 있었다. 만약 있다면 오히려 좋은 관광상품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한편 일본까지 끌려온 흑인 노예들이 묘사된 일본화가 있었다. 백인과 일본인 사이의 역사뿐만 아니라, 이 노예들의 스토리도 많이 있을 듯한데 아직 발굴하지 못한 걸까? 가령 탈출한 흑인이 일본에서 몰래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다면 꽤 흥미로울 것 같다.



일본 남자들은 출/퇴근할 때 백팩을 많이 사용한다. 저 백팩 속에는 뭐가 들었을까? 노트북? 도시락? 만화책? 우리와 사뭇 다른 풍경이다. 포장마차들은 친숙했다. 하이볼/맥주에 튀김을 먹다 보면 여기가 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가격이 착하지가 않다ㅜ.ㅜ) 일본에는 작은 규모의 주차장이 참 많다. 우리나라 같으면 그냥 불법 주/정차하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러지 않고 돈까지 지불하며 질서를 잘 따른다. 근데 자율주행자동차가 범용화가 되면 이 주차장들은 어떻게 될까? 개인이 굳이 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전체 차량 수는 늘어날까 줄어들까? 한국은 아파트에 지하주차장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주차할 차량이 줄어든다면 이곳은 어떻게 사용될까?



돌아와서 몸무게를 측정하니 1.5kg 정도 쪘더라. 2kg가 찔 정도로 먹는 게 목표였지만 그건 다음 여행으로 미뤄야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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