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각자의 믿음의 방식이나 삶의 방향이 참 다르다.
특히 한국에서는 어떤 교회에 다니고,
어떤 모임에 나가느냐에 따라서도
정말 다양한 모양들이 생기는 걸 볼 수 있다.
요즘 나는 친구와 주일마다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여러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고,
다른 교회에서 찬양하며 예배를 드리면서
내 믿음과 믿는 방식에 대해서도
그리고 공동체에 대해서도
더 많이 적극적으로 고민해보고 싶어서다.
내가 10년 넘게 몸 담고
이제는 가족같은 친구들을 사귀고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뛰어 놀았던
모교회는 꽤 큰 교회다.
그 교회의 담임 목사님이 성령 충만하지 않으시다거나,
말씀에 은혜가 없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거나 판단할 권한도 능력도 내게는 없다.
다만 나는 어렴풋이 내가 이 알을 깨고 나가서
더 치열하게 믿고 사랑하고 나눠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꼈을 뿐이다.
이런 마음을 느낀 건 사실 꽤 오래 됐다.
3년 전 쯤부터 나는 이따금씩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곤 했는데
나의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있는 모교회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만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새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당연히 우리 부모님과 함께 모교회를 계속 다닐 거라 생각했다.
나의 아이들은 이 교회에서
여러 이모와 삼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로비에서 뛰어 놀고, 동네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가
간식을 얻어 먹으면서 그렇게 자랄 것이라 상상했다.
지금도 나의 교회 친구들은
우리 같이 여기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키우면서
할머니 될 때까지 함께 하자고 말하곤 한다.
나도 그 말이 너무 사랑스럽고 따뜻해서
그냥 그래 버릴까 라고 생각할 때도 참 많다.
하지만 뭐랄까,
그런 다정한 것들도 다 너무 귀하고 좋지만
내가 더 이상 미루면 안 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가끔 어떤 교회를 가보면,
와 이렇게 청년들이 뜨겁게 예배하고 기도하는데
우리 교회 청년들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우리가 하는 공동체 활동, 모임은 다 뭐지?
우리 사이에 사랑이 있나?
회개가 있나?
기도가 있나?
라는 슬픈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물론 겉 모습만 보고,
몇 번의 예배 참석만으로
그 교회의 모든 사정을 알 수는 없는 것이고
어느 공동체나 다 그 안에
나름의 해골들이 있는 것이겠지만
자극을 받고 도전을 받을 때가 분명 있는 게 사실이다.
나에게 지금 모교회가 너무 익숙하고
그저 편안하고 집 같은 곳인 게 아닐까?
어떻게 하면 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 사랑을 더 잘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조차
조금은 내려놓게 하는 무자극 아닐까?
솔직히 여러 교회를 다니면 다닐 수록
역시 사람 모이는 곳은 다 똑같다 생각도 들고
어떤 목사님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한들
예수님만큼 위대하실 수도 없는 건데
다른 교회를 가는 게 지금 그렇게 필요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어떤 답이 다른 교회에 있다기보다는
오로지 예수님이 옳다는 것, 말씀이 옳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