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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호사 G씨 Sep 09. 2024

선한 길로 이끄시기를

짝꿍의 커리어를 위한 기도

짝꿍이 이직을 하려 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서,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현 직장의 상사들과 몇몇 어른들은 우려를 표하며

왜 그런 곳에 가냐고 그를 말리는 듯한 조언을 퍼부었다.

물론 다양한 의견과 조언을 듣는 것은 좋지만,

여러 명이 같은 이야기를 쏟아낼 때에 그리고 그것이 하필 자신의 선택과 다른 방향일 때에

그걸 계속 듣는 짝꿍의 마음이 얼마나 싱숭생숭하고 어려웠을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나는 누구보다 그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선포했다.

누구보다 그의 간절함과 필요를 먼저 알고,

그를 위해 가장 많이 기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기도했다.

나는 그의 돕는 베필이다.





우리는 올 해 시작부터 함께 두 손 잡고 예배를 다니자고 결심했고

예배를 우리의 취미이자 고정된 약속으로 선포하고

금요일 기도회, 목요일 워십을 다니며 함께 맞닿아 기도하고 예배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우리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모르겠고 아득한 만큼 주님 앞에 엎드려 나아가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우리의 기도가 쌓여가기를 바라왔다.




올 초부터 나의 그를 위한 기도 중 상당한 부분은

그의 일과 사명에 관한 것이었다.





아무리 크고 좋은 회사라고 해도, 회사 안에서 본받을 만한 어른 1명이 없다는 그의 말에

무엇보다도 인품이 훌륭하고 능력이 출중한 선배나 사수를 만나 멘토를 삼을 수 있기를,

믿음의 동료들을 군대와 같이 세워 주시기를,

그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명을 가질 수 있기를,

일을 통해 가정의 가장으로 제사장으로 필요한 덕목들을 훈련해나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에게 새로운 이직처에서 제안이 왔을 때,

그곳의 대표님과 부대표님이 어떠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잊고 있던 나의 기도제목들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에게 멘토를 세워주세요" 

그가 본받을 수 있는, 그가 자신의 비전을 세우는 데에 롤모델이 될 수 있는

그런 사수 그리고 동료를 세워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나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왠지 모르게 내 마음 속에는 감사와 확신이 꽃피기 시작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지금 직장이 안정적이고 더 있어 보일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도전에 의문을 품는 것일테지.

하지만 나는 짝꿍의 고민을 안다.

그리고 그를 위해 그의 필요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고 의뢰했던 것들을 기억한다.



그래서 이 길이 주님의 응답 중 하나라는 것을 안다.




물론, 반드시 이직처로 옮기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보장도 없고

새로운 직장에서 짝꿍이 꽃길만 걸으리라는 약속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땅에 버리지 않으시고, 어떻게 해서든 주님의 선한 길로 이끄신다는 것" 이다.

지금 당장의 선택과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

이 또한 주님께서 이끌어가시는 선한 길목에서 만나는 일들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짝꿍에게 큰 소리 쳤다.

최악의 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분명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고.

만에 하나 잘못되어서 커리어가 조금 꼬이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니까 마음 편하게 먹고 한번 해보고 싶은 것 마음껏 해보라고.





(그런데 물론 나도 마음 속으로는 조금의 두려움이 있다.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으면 어떡하지?

그가 지금까지 노력하고 쌓아온 것들이 조금 희석되면 어떡하지? 

혹시 내가 그의 복을 빼앗아 온 거면 어떡하지? 

그가 이번 선택을 시작으로 방황을 하게 되면 어떡하지?) 




하지만 내 두려움 쯤은 기도로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다!

우리의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이 내 기도를 귀 쫑긋하고 다 듣고 계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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