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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상이 Feb 28. 2024

오빠, 답장 오길 기다리면서

인천에서 ㅅ ㄹ 이가

00 오빠에게

오빠!

안녕?

먼저 일요일은 참 재미있었어요.

제 친구들도 모두 재미있었대요.

이번 주 일요일에 국전 관람을 하려고 했는데

벌써 끝났다지 뭐예요. 속상해.

...

그래서 이번 일요일에 별다른 약속 없으면

도서관이나 가려고 해요.

참! 오빠.

사진 현상하려면 까마득하겠죠?

필름이 20회나 남았으니까......

빨간 종이 보내기엔 아직 이른 것 같아서 펜을

잡아보는 거예요.

Hello, 그런데 학교명을 안 물어보았어요.

“ 어느 학교에 재학 중입니까? 00군!”

“호호” 저한테는 “낄낄” 이 저 어울리겠죠?

그리고 클럽 활동은 어느 부에 들어있어요?

그건 그렇고 오빠!

아파트 생활 어때요?

지겹지 않아요?

저도 몇 달 살아보았지만 답답해서 혼났어요.

편리한 점도 있지만 역시 단독주택이 더 좋은 거 같아요,

“펜이 마지막을 노래하나니 졸음이 쏟아지는구나!”

오빠, 답장 오길 기다리면서 

00이 이만 펜을 놓겠어요.

그럼 안녕!  


1981년 10월 14일 인천에서 ㅅ ㄹ 이가 

  


발랄한 여학생인 거 같다.

어디에서 만나 휴일 하루 여럿이 즐겁게 보냈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어디 사진이 있었던 것 같다.

인천 어느 공원에서 여학생들과 놀던 사진이 있었다.

버리지 않았으니 찾으면 있을 거 같다. 

만나는 여자마다 다 썸 탄 듯 

.......

참, 할 말이 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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