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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tple 깃플 Apr 02. 2020

스타트업 마케터는 마케터가 아닙니다

- 마케팅으로 업무를 제한하지 마세요.

제목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 있을 거다.

8년 동안 마케팅을 했더니 주변 친구들이나 사람들도

거의 마케팅을 했거나, 기획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등 다양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한때 마케터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카카오톡 이모티콘

내 주변에서 스타트업 간 마케터들은 보통 말한다.

‘아니 내가 왜 이것까지 해야 하지?’

‘나보고 이것까지 하래…^_ㅠ’

나도 처음에 규모가 큰 스타트업만 경험했을 때는

‘그러게...마케터가 왜 그것까지 해야 돼?’

라고 생각했으나,

깃플에서 일 한지 5개월 차, 생각이 바뀌었다.


우선 스타트업은 인력이 많지 않다.

중견기업~대기업이라면 외부에 브랜드를 알리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이 따로 있을 것이다.

상품이나 사업을 기획하는 기획팀도 있을 것이고, 

마케팅이나  사업, 혹은 서류를 봐주는 법무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이렇게 명확하게 나눠져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원이 적은 편이라면 더더욱.


깃플 또한 그런데, 

깃플은 기업이 디지털 콘택센터를 쉽게 구축할 수 있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기능을 만드는 개발 쪽에 인력이 많은 편이다.

모두 마케팅이나 기획 관련하여 의견을 활발하게 주시긴 하지만

어쨋든 최종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마케팅을 통해 서비스로 유입된다.

그 서비스에서 마케팅 목표로 했던 회원가입이나 구매 등 목표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을 통해 유입은 했지만 페이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어쨌든 유입은 되나 목표 전환까지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무언가 수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건 마케팅 메시지와 방향을 맞춰야 하니 넓은 시각으로 보면 

마케터가 페이지 기획이나 수정에 개입하는 것이 맞다.

페이지 수정을 했다.


하지만 페이지 수정만으로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럼 또 무언가 구매 욕구를 일으킬 수 있게 이벤트가 필요하다.

페이지 유입 후 소비자가 망설인다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사용이 어려워서,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아서 등등

그것 또한 마케터가 분석하게 된다.

그럼 이벤트 기획도 소비자의 니즈를 가장 잘 아는 마케터가 하는 것이 맞다.


CS 또한 마찬가지이다.

앞서 올렸던 콘텐츠에 마케터는 고객의 소리를 가장 잘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CS를 듣다 보면 고객이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를 알 수 있고

이걸 정리해서 개발 쪽에 넘기고 기능을 추가 후, 마케팅 포인트로 살려야 하는 것도

역시 마케터가 하는 업무가 맞다.


이 업무가 확대되면

우리 타깃은 이건데, 현재는 이 방향이다.

따라서 요금이나 사업 등 이런 방향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방향 자체에 대한 의견을 줄 수도 있다.



최근 멘토처럼 고민 상담을 하는 선배가 있는데

요즘 잘 지내냐고 물어봐서

기획도 해야 하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해서 바쁘다고 대답했다.

“정말?ㅠㅠ바쁘겠다..”같은 공감을 바라고 한 말이지만 

그 선배는


좋은 기회네.
요즘 기업에서는 그냥 단순 마케터보다는
사업적으로 조금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마케터,
기획 기반 마케터, 개발 쪽을 어느 정도 아는 마케터,
데이터 기반 마케터를 더 선호한대.

그리고 이걸 또 바꿔 생각하면
마케팅을 기반으로 하는 기획, 마케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개발자를 설득할 줄 아는 마케터들의 가치가 더 올라가는거지.
너 커리어 쌓기 좋겠다

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시니어라면 더 이상 마케팅 관점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획을 하더라도 무언가 데이터나 소비자의 니즈 기반이어야 하고,

기획팀에서 기획을 했더라도 마케팅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기획팀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개발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정확한 데이터나 근거가 있어야 

기획팀, 개발팀과 조율해 일정을 정할 수 있다.


회사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부서가 나뉘어져 있다면 

‘그쪽에서 왜 우리 업무를 침범하지?’

‘저쪽에서는 왜 자기네 업무를 안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트업은 규모가 큰 기업보다 

각각의 업무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물론 저런 형태로 일하는 것이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시니어 이상이라면 이런 형태로 한 번 일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단순 마케터로서의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인원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 입사를 고민 중이라면

꼭 마케팅은 마케팅 업무만, 기획자는 기획 업무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스타트업 마케터는 기획자도, CS도, PM, 고객의 소리를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 등

다양한 포지션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자신의 업무를 마케터에 국한시키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이제 더 다양한 관점으로 봐야하는 시니어 마케터라면 

나는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해보는 것을 매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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