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비교 대신, 나를 움직이는 순수한 힘
한국 사회에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경쟁이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이제는 7세부터 의대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때로는 그 모습이 낯설고, 조금은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그렇게까지 치열한 경쟁을 견디며 의대를 목표로 하는 이유가 결국 ‘안정적인 삶’에 있다는 것이다. 경쟁을 통과해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시작된 선택.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직장에 들어가도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경쟁 속으로 들어간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경쟁을 선택하는 삶.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일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일한다면 어떨까.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무엇이 궁금해서 시작한 일은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 이어지곤 한다. 알고 싶어서,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은 실패를 겪어도 쉽게 멈추지 않는다.
호기심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결과를 만든다. 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다시 다음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작은 시도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변화가 조금씩 드러난다.
김주환 작가의 『그릿』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순수한 지적 호기심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반면, 경쟁을 목표로 삼은 사람은 한 번의 실패 앞에서 멈추기 쉽다. 실패가 곧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은 마지막 순간에야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실패 끝에 단 한 번의 성공을 이루었다면, 그 사람의 삶은 결국 성공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도전 자체를 멈춘다면, 그 순간에서 이야기는 끝나버린다.
그래서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돈일까, 타인의 인정일까. 물론 그것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어느 순간 지치고, 방향을 잃게 된다.
조금 더 오래가는 힘은 아마도 ‘순수한 호기심’에 가까울 것이다. 알고 싶어서 시작하고, 이해하고 싶어서 계속하는 마음. 그 마음은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스스로를 움직이게 한다.
경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 움직일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조금 더 나를 오래 가게 만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