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앞섰던 추억의 싸이월드... "블록체인 생태계로 진화해 부활"
밀레니엄세대의 추억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가 5월에 돌아온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코인을 탑재해 부활한다.
싸이월드의 운영권을 보유한 '싸이월드제트'는 29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아이디 찾기와 도토리 환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 26일에 밝혔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결과 이달 29일은 아니고 5월에 아이디 찾기와 도토리 환불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나온다.
"진화된 도토리 준비됐어"
싸이월드의 부활은 단순히 1980년대부터 2000년대생을 의미하는 밀레니엄세대의 추억의 SNS라는 의미만 갖지 않는다. 코로나19 시대에 대두된 가상현실 공간에서 여러 사회 및 상업 활동 등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된다.
싸이월드제트도 지난 26일 싸이월드의 부활을 알리며 메타버스(Metaverse)와 코인을 강조한 바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Meta)과 세상(Universe)을 의미하는 합성어로 온라인 가상현실 세상을 의미한다.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비트코인과 같은 온라인 암호화폐를 의미한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크리에이터 육성기업 MCI 재단과 블록체인 개발 노하우를 적용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CI재단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된 코인 MCI를 싸이클럽(Cyclub)으로 바꾼다.
싸이월드는 지난 2019년 10월 서비스를 중단했을 때 기준으로 회원수가 약 1100만명에 이르렀다. 온라인 화폐 개념으로 사용된 도토리의 잔액은 약 38억에 달했다. 도토리를 1개 이상 보유한 싸이월드 회원수는 약 276만명 규모다. 싸이월드제트는 "과거의 도토리를 현금으로 환불 받거나 2배로 진화된 도토리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블록체인 기술 적용해 기대감
온라인 가상현실에서의 서비스와 가상화폐 개념은 이미 싸이월드가 자신 있는 분야다. 다만 시대를 잘못 태어나 너무 앞섰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메타버스와 가상·암호 화폐라는 단어가 보편화되고 관련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누군가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메타버스와 암호화폐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기회를 마련했다. 메타버스와 암호화폐는 간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평가된다.
<메타버스>(플랜비디자인 출판)의 저자 김상균 교수는 "디지털 지구라고 표현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앞으로 이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우리 삶에서 뗄 수 없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메타버스 세계가 최근에도 활용된 사례는 많이 있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차트에 올랐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신곡 발표를 '포트나이트'라는 가상현실게임 공간에서 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이끌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메타버스가 등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 메타버스 게임 속에서 조 바이든 표지판을 받아서 게임 속 집에 배치하면서 10대들의 게임도 아는 젊은 후보라는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 제페토도 메타버스의 선두를 노린다. 이곳에서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게임을 하고, 교류할 수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사인회를 열거나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나이키나 구찌와 같은 유명 브랜드도 제페토의 가상공간에서 판매되어 캐릭터가 현실에서처럼 나이키 신발, 구찌 가방을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관광공사도 유명 관광지를 가상 세계에서 구현하기도 했다.
제페토 서비스는 2018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전 세계 가입자가 2억명에 달한다. 해외 이용자가 90%이고 이용자의 80%가 10대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당연한 서비스가 메타버스인 셈이다.
SKT도 '점프 VR 플랫폼'을 통해 순천향대의 졸업식을 구현해냈다. 가상현실 공간에 실제와 흡사한 운동장에서 순천향대 점퍼를 입은 학생들이 졸업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코인도 단순 게임머니 수준이 아니다. 가상화폐 하루평균 거래 금액이 8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 25일까지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총 445조 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우리나라 국회와 금융위원회 등도 암호화폐 거래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다. 미국도 암호화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은 "연준이 암호화폐 개발에 매진하고 있어"고 밝힌 바 있다. 중국도 암호화폐를 실제 화폐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메타버스에서는 코로나 현실에서 세계를 여행하거나 세계인과 만나고 물건도 사고 팔고 할 수 있다. 국내 1000만명 이상이 이용했던 싸이월드의 부활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싸이월드의 메타버스와 암호화폐를 활용한 부활이 향후 또 다른 메타버스와 암호화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by 다니엘손(손기호)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연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