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워북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na Mar 24. 2016

아워북스 서른여섯 번째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2016년 첫 번째 공식 아워북스 모임이었다. 사실 2주 전 첫 모임을 시도했으나, 참석자가 적어서 짜장면을 먹는 모임으로 대체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참석률이 저조하면 김밥을 먹는 모임을 해야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샌프란시스코에서 깜짝 방문한 원조 멤버를 포함해서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매번 맛있는 음료와 빵이 있는 아늑한 장소를 제공해 주시는 주인장님께 감사드린다.

오늘의 주제는 '글쓰기'였다. 작년에 야심 차게 진행했던 백일장에 대한 반응이 완전 별로 였기 때문에 잠깐 망설이기는 했으나, 글을 쓴다는 행위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고 싶었다.

작가들의 산문집을 읽으면 그들이 써 내려가는 일상 묘사를 통해 사고방식과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은희경의 '생각의 일요일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김연수의 '지치지 않는다는 말'과 '소설가의 일', 김영하의 산문 시리즈, 그리고 하루키의 산문집을 재밌게 읽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과연 저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글을 대하고, 작업 방식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제목만 보고 구매했다.

이 책에서는 소통하기 위한 글에 대해 다룬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일단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책을 많이 읽고, 장기간에 걸쳐서 글을 쓰고 첨삭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그보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미심쩍어도 확실한 요령을 알려주면 속이 시원하겠는데, 그동안에 읽었던 글쓰기 관련 책들과 마찬가지로 노력하는 것 외에 딱히 비법은 없다는 것 같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점심시간 브루클린 공원에서 틈틈이 읽었는데 쉽고 재밌게 읽히는 책이었다.

간단히 책에 대해 소개한 후, 우리는 각자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그리고 Medium, 브런치, Day one, 에버노트 등 글쓰기에 활용 가능한 디지털 도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우리는 생활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동호회에 글을 올리고, 생각을 메모하고, 일기를 쓴다.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생존을 위한' 글쓰기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쓰는 읽히지 않기 위한 글도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비밀스럽게 손으로 꾹꾹 눌러 글을 쓰며 하루를 되돌아보고, 누구에게 말 못 할 고민을 쏟아낸다. 지금의 나는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 같은 글을 쓰고 있다. 


모임을 어떻게 지속하고 발전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워북스에는 사실 '북클럽'이라는 표현보다는 '도서관' 혹은 '살롱'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생각을 나누고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쌓이지만, 사교를 위한 모임은 아니다.  한글 책이 귀한 뉴욕에서 책을 돌려 읽기 위한 취지로 시작했기에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주제'를 정해서 진행하지만 사실 참석하는 사람의 성향과 관심사에 따라서 모임의 방향이 결정된다. 뭐 어쨌든 이런저런 제약 조건들로 인해 점점 정체성이 만들어져 가는 것 같으니 당분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 괜찮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워북스 열여섯 번 째: 우연히,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