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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ol Hwang 황진솔 Mar 14. 2021

르완다 중학생, 멋진 대학생이 되다.

대마 중독으로 인해 무너진 가정과 지역사회를 혁신하는 청년이 되길!


2016년 '휴먼인러브'라는 비영기 기관과 함께 

르완다 Bugesera District 청소년들 대상으로

지역사회 문제해결 워크샵을 일주일간 진행했었다.


르완다 지역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기억남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해외수출을 위해 대마를 재배하는 대다수의 지역 주민들이

힘든 노역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환각물질로도 사용될 수 있는 대마를 사용하여 중독되는 문제였다.


성인인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초등학생 때부터 마약을 접하게 되고

아이들의 미래와 가정 전체가 마약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르완다 청소년들과 머리를 맞대며 고민했고,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인식변화와 경제적 자립을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단기간에는 절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팀에 한 학생이 있었다. 

부모님이 대마 중독으로 인해 학비도 교복도 살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곳에서는 교복을 구매하지 못하면 학교 입학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교복을 물려주거나 저렴하게 제작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팀도 있었다)


중학생이지만 자신은 대마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현재는 마약을 하지 않으며 초등학생 동생들에게 대마의 위험성을 알리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조금은 수줍어 보이지만

열심히 질문도 하고 참여했던 이 중학생이 

워크샵 마지막 날 나에게 개인적인 할말이 있다고 찾아왔다.


혹시 돈을 달라고 하면 뭐라고 답변해야 하나 걱정이 되었는데,

이 중학생이 나에게 요청한 것은 USB 였다. 


일주일에 한번 학교 컴퓨터실에서 공동 데스크탑을 사용하는데,

자신이 작업한 파일을 저장할 USB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을을 떠나기 직전, 

내 USB 하나를 비우고 학생에게 선물로 주고 왔다.

그리고 꼭 멋진 청년으로 성장해서 마을을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믿고 기대한다고 격려해주었다.


나에게는 흔하고 흔한 USB 드라이버지만

그 중학생 소년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저장할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이 학생을 너무 기뻐하며 연거푸 고맙다고 했다.


설레는 목소리로 자신은 나중에 기자가 되어서 

국제사회에 이런 르완다의 이슈를 알리는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한 소식을 전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2021년 2월,

2016년에 처음 만난지 5년이 지났고, 

이 중학생이 대입 시험을 통해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소식이었다.

대학 합격증을 패북 메세지로 보내며,

등록금과 최소한의 생활비가 없어서 계속 입학을 미루고 있었다. 


[대학교 합격문서]


학생에게 필요한 한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는 

약 300불 정도였다.


정직함과 책임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사용한 영수증과 매월 

대학 생활을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르완다 지인을 통해 300불을 보내주었다.


합격증을 보니 University of Rwanda, Faculty of Arts and Interpretation에 등록을 했고

첫 수강과목 중에 Entrepreneurship이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큰 재정지원은 아니지만, 

아프리카에서 짧은 인연이 소중한 열매를 맺어 넘 감사하고 기쁘다.

부디 이 비용이 정직하게 잘 사용되어서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길 바랄뿐이다.


이제 청년이 된 이 학생이 성장해서

지역사회와 르완다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길 기도한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현지 사람들이 지속가능하게 잘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을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 빨리 종식되어서 

얼굴을 마주보고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줄 수 있는 시간이 오길.



#국제개발협력 #자립 #지역사회 #대마 #중독 #장학금 #르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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