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도시 서울에서부터 시작되는 수평적 전략적인 국제개발협력을 기대하며!
감사한 기회에 카이스트 MBA 과정을 한학기 가르치게 되었다.
대학교에서 강연이나 수업은 가끔 있었지만,
이렇게 겸직교수로 임용된 건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
사회적 경제와 개발협력을 주제로 매주 3시간을 연달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콘텐츠 준비도 영어도 정말 만만치 않은 한학기가 될 거 같다.
1. Sustainable development? Partnership for Peace and Mutual Prosperity
2. Social Economy and Regional Development
3. Social Entrepreneurship and Global CSV
4. Impact Financing
5. Impact Evaluation
6. Diverse social entrepreneurs in Korea (North Korean Defectors and Immigrant Workers)
7. Climate Change & Appropriate Tech
8. Team Project
고민 끝에 수업을 결정한 가장 주요한 이유는
수강 신청한 학생들의 80%가 개발도상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러 대학교에서 유능한 개도국 학생들에게 강연하며 공통적으로 받은 인상은
한국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여전히 개도국 사람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자국에서 정부 공무원, 교수로서 활동했던 역량있는 분들이지만,
아쉽게도 2년 졸업 이후 한국과의 특별한 연결고리 없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브룬디에서 온 법무부 차관 출신의 유학생 졸업식에 다녀왔는데,
나 이외에는 아무도 축하해주러 온 사람이 없었다.
추운 겨울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도 없어서 방안에서 계속 혼자 지냈다는 말에 괜시리 미안해졌다.
그들에게 한국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최근에는 샘 오취리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활동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조금씩은 인식이 바뀌어 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우리는 동남아나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보다 유럽이나 북미권에서 온 사람들에게 더 호감이 간다.
서울은 다양한 개도국 사람들이 일하고 공부하고 있는 이미 글로벌화 된 도시지만,
아직 그 개도국 사람들과의 건강하고 효과적인 협력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유학생도 편견으로 힘들어 한다면,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은 더 어려운 상황일 수 밖에 없다.
외국인 노동자 분들도 매우 경쟁률 높은 시험을 통과해야 한국에 올 수 있다.
한국에서는 3D 업종에서 일하며 돈벌로 온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만 인식되지만,
자국에서는 잘 교육받고 역량있는 훌륭한 재원이었을 것이다.
이런 편견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소중한 가치와 자원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고 잃어버리게 하는 무서운 문제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개도국 학생들과의 만남과 관계는
개발협력의 엄청난 영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상생과 공존을 중요시하는 스탠스를 취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가 인지하지 못한 정부 정책적인 다각적 노력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국내 개발도상국 사람들과의 관계와 협력은
가장 비용효과적으로 전략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개도국 사람들과의 만남은
'비즈니스적, 정치적'인 관계 이전에 서로 '친구'로서 시작하게 된다.
한국에서의 작은 배려와 관계는
향후 그들이 자국에 돌아갔을 때 한국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이는 비즈니스, 외교를 비롯한 다양한 섹터에서 건강하고 수평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귀한 밑거름이 되며,
더 나아가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들과의 관계와 협력은 중장기적으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카이스트 수업을 통해 개도국 학생들과의 의미있는 만남이 기대된다.
2년이라는 석사 기간,
본 수업에 대한 지식적 정보습득을 넘어
한국의 다양한 사람, 기업과 소통하고 협력하게 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멋 훗날
이들이 한국과 자신의 국가를 건강한 파트너로 연결하는 멋진 브릿지 역할을 해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