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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본 멋진 엄마 공통점

ep.1 고양이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카페를 오픈하고 두 번의 계절이 지났다. 초반에는 아파트 주민분들과 NGO 재단 관계자 분들이 주로 찾아오셨다. 오픈을 축하하는 지인들의 걸음이 줄어들 때 즈음, 아라보다는 동네 맘카페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새벽이 덕에, 카페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러 오는 부모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찾아온 손님들은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부터 초등학생으로 시간이 갈수록 새벽이가 맞이해야 하는 아이손님들이 점점 늘어났다.


참 반가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마음이 어렵기도 했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대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새벽이가 자기 쪽으로 안 온다며 큰 소리로 위협을 하는 아이부터 종일 새벽이를 따라다니는 아이까지.

혹여나 새벽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할까 싶어 내 마음이 덩달아 바빠졌다.




 하지만, 동네 장사 특성상, 손님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조금만 아이 관리를 못해도 '맘충'과 같은 단어들로 불리며 다닐 곳이 줄어드는 엄마들에게 작은 쉼이 있는 카페가 되고 싶다는 생각 들었다.



결국 나는 말을 삼키는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와, 나도 저렇게 아이 키우고 싶다.


 반면에 카페에서 예절을 잘 지키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는 아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 같이 멋진 엄마 아빠와 함께 왔다는 것. 카페 일을 하며 잠깐씩 봐도 배울 부분들이 보이는 부모님이 곁에 계셨다.





 그들의 첫 번째 보였던 공통점은 부모님이 아이를 혼자 놀게 하는 게 아닌,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아이와 함께 와서 아이가 알아서 놀게 하고 스마트폰을 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손님 테이블에 가기도 하고, 진열되어 있는 상품을 만지다 떨어트리며 주위를 불안하게 했다. 그리고 말로만 "이리 와." 하고 말하고 행동을 직접 제지하지 않았다.

 반면에 멋진 엄마들은 직접 가지고 온 학습지, 스케치북, 보드게임을 펴놓고 아이와 함께 한다. 그러면서 "방금 전에 ㅇㅇ이가 했으니까 이제 엄마 차례지? 엄마 할 동안 기다려주세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메너를 익히도록 한다.






두 번째는 아이의 의견과 생각을 물어보는 부모님이다. 메뉴를 고를 때부터 아이와 함께 메뉴를 정했다.
"뭐 먹을까? 저번에 계란빵 잘 먹었으니까 그거 시킬까?"
"초코브레드 먹을래."
"괜찮겠어? 초코 잘 안 먹잖아."
(주저하며) "그럼... 계란빵.."

"ㅇㅇ이가 먹고 싶은 거 시켜도 괜찮아. 오늘은 브레드가 먹고 싶어?"




새벽이가 아이에게 관심이 없거나 개인 공간으로 들어가 쉴 때도 아이의 입장에서 설명해 주었다.


"새벽이가 지금은 혼자 있고 싶은가 봐. ㅇㅇ이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엄마가 ㅇㅇ이 방에 막 들어가면 싫을 때가 있잖아.
 새벽이도 그런가 봐. 혼자 있다 보면 다시 나올 거야."


집에 가기 싫다고 때를 쓸 때는 구체적인 날짜로 다시 오는 것을 약속하고, 집으로 출발할 시간을 아이와 함께 정했다.


"우리 이제 집에 갈까? 할아버지랑 같이 밥 먹자. 할아버지 배고프실 것 같아."
"좀 더 있고 싶어."
"그러면 5분 후에 출발할까?"
"아니, 10분!"
"알겠어. 그러면 10분 후에 출발하는 거야?"
"알람 맞춰줘!"

"그래, 오늘 가고 다음에 새벽이 보러 또 오자!"

아이가 먼저 알람을 맞춰 달라는 말을 듣고, 평소에도 아이의 의견을 묻고 시간을 조율해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실수를 바로 사과하는 부모님이었다.


 아이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밟고 올라가자, 엄마는 바로 아이를 자리로 부르고 그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아이에게 "물건 밟은 거 사과드렸어?"하고 묻자 아이가 고개를 저었다. 엄마는 바로 일어나 해당 테이블로 가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자 그쪽 테이블에서도 "아니에요~ 아이가 괜히 다칠까 봐 걱정돼서." 라며 오히려 아이를 걱정해 주었다.





 아이는 당연히 미성숙하다. 우리도 어린 시절에 받았던 것처럼 아이들도 배려를 받으며 자라야 한다. 고령화가 깊어갈수록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본 손님들은 아이라고 무작정 싫어하고 불편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흐뭇한 눈으로 지긋이 바라보시는 분들이 많았다.

 나도 카페에 아이들이 올 때면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늘어나지만, 그럼에도 감사하다. 이 작은 카페를 기억하고 엄마 손 잡고 찾아와 주는 꼬마 손님들이 참 귀엽다. 그리고 엄마 손님들을 보며, 아이에게 지혜롭게 말 하는 방법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나도 언젠가 아이의 엄마가 되는 날이 오면, 미성숙한 아이가 배려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고 교육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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