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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호 May 02. 2020

자연과 산을 사랑하는이들이 만든 브랜드, 앤드원더

브랜드가 그들의 삶과 일치한다면?

And Wander, 앤드 원더


 각자의 삶에 '고유함'을 느끼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때가 얼마 되지 않아 보이지만, 꽤나 오래전부터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단어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삶에 붙어 있는 것이 되었다. 단어의 의미로부터, 꽤나 많은 양식의 삶이 생겨났다. 보이고, 표현되고, 분화되며 정의되며 개개인의 삶에 대한 확장성을 부여했다. 


 '어바니즘 (urbanism)' 도시 삶의 양식을 표현하는 꽤나 로맨틱한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고, 반대로 도시의 삶에서 조금은 벗어나, 보다 동적인 삶과 자연에서 여유를 찾는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이 생겨나기도 했다. 사실 생겨났다는 표현보다는 그대로 자라났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야말로, 다양한 삶이 공존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정답이 되는 삶의 방식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채워나가며 사는 것. 현대인들에게는 가장 큰 고민이자, 가장 큰 삶의 유희일 것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테크웨어


 약 2년 전으로 기억한다. 크루에루나 퍼지같은 잡지들을 보면서 한창 세상 처음 보던 패션들에 감탄하곤 했었다. 마일드한 분위기로부터, 다양한 색깔과 눈길을 사로잡는 모델들의 모습 사이에 정말 눈에 띄는 브랜드가 하나 있었는다. 바로 '앤드 원더'이다. 아웃도어 기반의 패션을 선보이지만, 기존의 아웃도어와는 전혀 다른 감성의 패션 브랜드였다. 기존의 아웃도어가 'ability' 즉 '기능'에 초점을 두었다면, 앤드 원더는 어느 한 군데 초점을 둔 브랜드보다는 그냥 브랜드 그 자체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위화감 없는 패션을 보여준다. 테크웨어처럼 보이는데도 말이다.

 몇 해 전부터 꾸준히 매니아층을 쌓아온 '테크웨어' 스타일에 '자연스러움'을 결합하면 이런 모습이 나오는 것일까? 등산은 꽤나 고상한 취미가 아닌, 모두들 편히 즐길 수 있는 취미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등의 '활동'의 영역을 일본 브랜드들은 상당히 재밌는 방향으로 이끈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버린 '스노우 피크'나 '몽벨' 등 심지어 Yosemite store 라는 아웃도어 기반 전문 편집샵이 있기도 하다. 무크지 GO OUT만 봐도 얼마나 그들이 다양하게 아웃도어에 집중하는지 알 수  있다. 앤드원더는 거기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패션디자이너 삶을 브랜드에 동화시켜 한층 더 깊게 그들의 영역을 진보시켰다.


And Wander 그리고 방황하다.

ISSEY MIYAKE에서 일했던 Keita Ikeuchi와 Mihiko Mori


 앤드 원더는 이세이 미야케에서 일했던 케이타 이케우치와 미히코 모리가 함께 설립한 브랜드이다. 케이타의 경우에는 이세이 미야케 멘즈에서, 모리의 경우에는 이세이 미야케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케우치와 모리 둘 다 '아웃도어 광'일 정도로 자연에서 노니는 걸 사랑했고, 이세이 미야케를 떠나 아웃도어 브랜드를 설립한 이유도 아웃도어를 위한 멋진 옷을 직접 만들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했다. 


 당시에 그들이 원하는 아웃도어 의류는 해발 6000m의 산을 오르는 전문적인 장비가 아닌, 주말에 가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도쿄 근교의) 야외를 즐기기 위한 정도의 느낌이었다. 당시 그런 느낌을 주는 브랜드는 전무했었고, 두 디자이너는 그런 느낌과 감성을 지니는 브랜드를 만들기로 한다. 


 쉽고 재밌게, 말 그대로 고산을 목표로 하는 뚜렷한 의지의 활동이 아니라, 쉽고 즐겁게 아웃도어를 즐기는 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모습이었다. 그 느낌이 고스란히 'wander'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느낌을 준다. 브랜드 이름 또한 그렇게 탄생했다. 

일상생활의 연장선으로서의 아웃도어


 앤드 원더는 오로지 아웃도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 물론 베이스는 '기술'과 '소재'의 집약을 통한 옷 '기능'의 향상이겠지만, 무턱대고 소재를 개발해서 컬렉션을 진행하진 않는다. 직접 옷을 입어가며 자연에서의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내구성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편리한지 그리고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가 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본다.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이 만든 옷에 애정을 갖고 직접 야생에서 테스트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계를 나누어 '산'표시로 해당 옷의 레벨을 두어 어느 정도로 일상생활과 혼용될 수 있는지 고객에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산 표시 3개는 고산을 오르는 이들을 위한 옷, 산 1개는 하이테크 섬유로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쉽게 입을 수 있는 옷 등으로 구분한다.


포켓터블등의 편리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일반 섬유에 비해 가벼운 '프리마로프트'등이나 '폴라텍'의 소재를 사용하여 일상생활과 아웃도어 라이프를 직간접적으로 연결한다. 


 앤드원더라는 브랜드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디자이너가 자신의 삶의 방식과 자신이 만드는 '옷'을 애정 한다면 전혀 새로운 방향의 옷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지금도 방황하는 삶을 마다하지 않고, 자연에서 떠도는 삶을 지향한다. 리드타임이 길고 긴 소재 개발과 테스트를 마다하지 않으며 브랜드에 더욱더 애정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앤드 원더는 더 많은 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채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더욱 더 넓은 자연으로 떠돌고 있다.


https://www.andwander.com/

*사진등의 출처는 공식홈페이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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