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bB34_eLCLKo
“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영혼, 상상력, 마음, 직관, 열정 등 많은 것을 의미할 수 있는 내면에서 고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불안정한 삶을 살아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과 평화를 이룰 수 있고 어디에서나 '집'을 찾을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 이것이 내가 내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입니다 .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가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얼마나 많이 보고 들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 하니아 라니 (Hania Rani)
작년에 회사의 도서 지원금으로 구입했던 킨포크의 여름 호 - 40번째 킨포크를 책장에서 꺼내 들었다. 천체물리학자인 사라 시거의 인터뷰가 나오는 미래에 관한(THE FUTURE ISSUE) 흥미로운 이슈였다. 빳빳한 종이로 만들어진 이 책의 뒤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아무도 내 노래를 대신 써주지 않았고, 아무도 내게 어떻게 하라는 조언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옳은 결정을 내렸다. 덕분에 내 자신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이슈의 주제는 '미래'이다. 종말을 이야기하기도, 외계 행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춤을 추는 인간형 로봇의 탐구에 대한 독특한 칼럼이 나오기도 한다. 헤니 오브라이언이라는 사람이 쓴 종말에 관련된 에세이도 나온다. 다섯 명의 미래 전문가가 말하는 앞으로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는 어떻게 소통할까, 무엇을 입을까, 집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여행할까, 아득한 추억으로만 남을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과제에 직면하게 될까, 그리고 누가 권력을 쥐겠느냐는 7가지 주제에 대해 5명의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눈 것을 지면에 담았다.
그 중에서도 내 생각을 끌어당긴 것은 우리가 직면한 과제에 대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시간상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끝을 향해서 가고 있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문명사의 끝이 지속해서 반복된 것처럼, 우리가 현재 사는 문명도 대전환의 시기를 맞게 되겠다고 생각한다. 인간 수명은 늘어나고 인생이 좀 더 길고 느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변화는 더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의 도덕적 가치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가치 상반되는 문제들이 지속해서 발생하며, 지금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장기적인 문제들까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복잡한 이야기들이니 덮어두고 내 인생이나 살자는 식의 마인드도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개인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이런 세상일수록 바른 가치관을 갖고 의식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성의 결여는 앞으로의 복잡다단해지는 삶에 더 어려움을 발생시킬 것이다.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관계 절단의 피해는 조금 더 어렵게 인간 신뢰를 해치게 했다. 권력에 미쳐 전쟁을 일으킨 전쟁광의 행태도 우리의 생을 살기 어렵게 만들었다. 기존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폭력성은 더 많이 포착된다. 세상이 돌아가는 데 부작용을 겪고 있다.
주위에 아픈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느낀다. 특히 정신적인 아픔. 대전환의 시대에는 이런 피해들이 많이 발생한다. 모든 것은 무너질 수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항상 부당한 것들에 대항해서 해결책을 제시해왔다. 지구 종말을 다룬 넷플릭스의 영화 <돈 룩 업>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미쳐가는 세상에서 유명해진 박사가 그동안의 행실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종말을 함께 맞이하는 장면. 종말을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으나, 만약 끝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면 박사와 같은 최후를 맞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속적인 것들을 추구하고, 정신의 결핍을 무언가를 소비하는 데에 사용하는 것보다, 지금 같이 있는 사람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끝끝내 마지막이 다가오면 나는 이렇게 살기를 나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고,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어도, 우리는 여전히 자신에게서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집'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니아 라니의 생각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