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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ug 15. 2023

일본 가츠오부시 다시를 제대로 뽑아보자

일본 가츠오부시 다시에 대해 2

일본 가츠오부시 다시를 제대로 뽑아보자

정말 맛있는 가츠오부시 1번 다시 뽑기 step 1 - 재료를 제대로 준비하기.


다시 맛을 뽑아내는 기본 원리를 익혔으니, 이제 가츠오부시 다시를 제대로 뽑아볼 차례다.

여기서 1번다시란, 첫 번째 뽑아낸 육수를 말한다. 1번다시가 있으니 당연히 2번 다시도 있다. 

2번다시는 첫 번째 뽑아낸 육수에 사용했던 가츠오부시와 다시마를 다시 사용해 2번째로 빼내는 육수를 말한다.

내가 다루는 대부분의 요리의 경우 1번다시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일본 요리도 마찬가지다. 

2번다시는 아무래도 잡내가 나고 육수 자체의 맛이 약하기 때문에 간장, 미소 등을 활용하는 간이 센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오늘은 1번 다시만 다뤄보도록 하겠다.  


재료는 간단하다. 물 2리터, 다시마 40g, 가츠오부시 60g

재료별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물은 연수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먹는 일반적인 물이 연수이므로 일반 생수를 사용하면 된다. 칼슘이온 농도+ 마그네슘 이온농도가 높은 물인 경도가 많은 유럽의 물은 일본의 다시를 뽑기에 적합치 않다. 따라서 유럽등지에서 일본 가츠오부시 육수를 뺄 때에는 연수인 생수를 따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시마는 색깔이 짙고, 두꺼운 것이 좋다. 40g을 계량해보면 생각보다 다시마 량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마 바깥에 붙은 하얀색 가루에서 감칠맛이 나오므로, 건 다시마는 물에 헹궈내는 것 보다 마른 헹주로 바깥의 이물질만 걷어내는 정도로 세척해 주면 된다. 나는 주로 백령몰에서 다시마를 구입해 먹었지만 이번 해에는 전부 품절이라... 시장에가서 적당한 것으로 골라 사용하고 있다.  



가츠오부시는 바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번 냉장고에 들어가면 그나마 낫긴 하지만, 처음 뜯었을 때보다 풍미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정에서는 가츠오부시를 한번에 다 사용하기 어려우므로, 할수 없이 밀봉해 냉동보관해 사용해야 한다. 가츠오부시에는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열과 공기에 취약하다. 상온보관시 잡내가 나게 변할 수 있으니 보관은 꼭 냉장고나 냉동실에 해주는 것이 좋다. 

육수용 가츠오부시는 넓게 썰려있는 것을 사용한다. 잘게 썰려있는 가츠오부시의 경우 뜨거운 물에 노출될 경우 감칠맛이 나오자마자 바로 잡내가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넓게 썰려있는 육수용 가츠오부시를 사용하는 것도 맛있는 육수를 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 육수를 뽑기 위한 재료에 대한 설명을 했으니, 이제 레시피를 보면서 주의점을 살펴보자.  




감칠맛 끝판왕 가츠오부시 육수 뽑기 step2 - 재료 특성에 맞는 온도 유지하기 

제대로 된 다시뽑기의 핵심은 식재료별 온도를 잘 맞추는 것! 온도를 제대로 맞추는 것이 전부라 봐도 될 만큼 조리과정에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다시마, 가츠오부시 다시를 뽑는 과정을 차례로 살펴보자. 

다시마 다시를 먼저 뽑고, 완성된 다시마 다시에 가츠오부시를 넣어 최종 육수를 내는 방식으로 조리한다.

다시마 다시를 뽑는 방법은 2가지 인데, 하나는 3-4시간 정도 찬물에 불려 두는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시마를 찬물에 넣어 60도를 유지하면서 30분~ 1시간 정도 낮은 온도에서 다시마 다시를 뽑는 것. 요리학교에서는 6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다시마 다시를 뽑으라고 가르치지만, 끓기 직전 까지의 온도(약 90도)라면 크게 무리는 없는 것 같다. 단, 이 온도로 너무 오랜시간 끓이지 않도록 한다. 90도로 유지한 냄비에서는 약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다시마다시 육수 맛을 보고 원하는 맛이 빠져나왔다면 불을 끄고 다시마를 건져내면 된다. 혹시 다시마다시가 뽑혔는지 잘 모르겠다면 다시마를 손톱으로 눌러 쏙 들어가면 모두 맛은 빠져나온 것이라 보면 된다.  

이렇게 뽑힌 다시마다시는 이제 가츠오부시를 넣어 1번다시로 완성시키면 된다.

다시마다시에 가츠오부시 대신 조개나 멸치 등을 넣어 감칠맛을 배가시켜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하다.

연수인 물 2리터를 냄비에 담고, 다시마 40g을 계량해 냄비에 넣었다. 이대로 약 5분간 담가뒀다가, 불을 올리면 다시마가 자연스럽게 물에 가라앉아 억지로 다시마를 구겨 넣지 않아도 된다.  

이제 불을 올렸다. 물이 가열되면서 거품이 떠오르는데, 이는 잡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뜰체로 잘 걷어낸다. 

필자의 경우 온도는 60도를 유지하면서 다시마 다시를 뽑는다. 

냄비에서 살짝 김이 올라오는 정도가 60도다. (생각보다 60도는 뜨겁다.)

이상태로 30분~60분 정도 냄비 상태를 유지하다가 맛이 충분히 나오면 다시마만 건져낸다.  

이제 다시마 다시에 가츠오부시의 감칠맛을 추가할 차례다. 다시마다시에 불을 올려, 85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도록 가열한다. 가츠오부시는 절대 절대 강한불에 노출시키면 안된다.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동시에 바로 생선 비린내가 올라온다. 약간 시큼한 맛의 가츠오부시 다시는 온도를 잘못맞춰 나오는 경우가 많다.  

85도가 되면 불을 끄고!!!

가츠오부시를 골고루 펼쳐 넣는다. 가츠오부시 제품봉투에서 바로 꺼내서 냄비에 넣는 경우, 가츠오부시가 뭉친 상태로 냄비에 들어갈 수 있으니 그전에 잘 펼쳐 준비해 넣어주는 것이 좋다. 단단하게 가츠오부시가 뭉쳐있을 경우 냄비에 들어가도 단단하게 뭉친 부시가 물에 닿는 데 시간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츠오부시의 잔 가루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또한 국물에 들어가 바로 잡내가 나오기 때문.  

펼쳐넣은 가츠오부시를 젓가락으로 살포시 가라앉히고 맨 위에 있는 가츠오부시가 가라앉으면 바로 건져낸다. 필자의 경우 1분을 넘기지 않고 건져내는 편이다.  

냄비를 들어 바로 체에 부어가면서 건져내도 되고, 양이 많은 경우에는 국자로 퍼서 안전하게 건져낸다. 물론 빠른 시간 안에 건져내는 것이 훨씬 좋다.  

일본에서는 다시를 건져낼 때 리도-페파 라고 하는 키친타올을 체에 추가로 얹혀 사용한다. 이 대신 면포를 사용해도 좋다. 

체에 남아있는 가츠오부시는 절대 짜지 말아야 한다. 많은 분들이 이걸 잘 모르고 마지막에 꾹꾹 짜서 애써 깨끗하게 뽑은 육수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육수를 뽑고 남은 가츠오부시를 짜면 애써 조심히 온도를 맞춘 노력이 허사가 된다. 생선 잡내와 비린내, 신맛 모두 쭉쭉 뽑혀 나오니 절대 짜지 말고 살짝 체를 기울어 들어서 밑에 똑똑 떨어지는 다시만 받으면 된다.  


이렇게 뽑아낸 1번다시의 맛은 정말 깨끗하고 감칠맛이 폭발한다. 일본의 코스요리인 가이세키 요리 첫 번째 코스로 나오는 것이 바로 스이모노라는 것인데, 스이모노는 술과 함께 먹는 국물요리를 뜻한다. 이 스이모노는 1번다시에 살짝 간을 해 육수로 쓰고 이 외에 주재료, 부재료, 그리고 향의 요소를 따로 추가해 국그릇에 한데 담아 내 완성한다. 1번다시의 맛이 이 요리의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므로, 가이세키 전문점에서 첫번째 요리인 이 스이모노 맛을 보고 이 집의 요리들의 퀄러티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수 있다.  

1번다시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2번 다시 뽑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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