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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구 Apr 06. 2020

슬기로운 재택 생활

원래 전 출퇴근이 자유로운 회사라 아침에 알람을 안 맞춰놓고 

눈 뜨면 씻구 출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재택 생활을 시작하면서 알람을 맞춰놓고 8시에는 일어나요...


깨면 바로 안 일어나고 누운 채로 여기저기 괄사질을 시작합니다 ㅋㅋㅋ

자는 동안에 쌓인 각종 알람도 보고 미적대다

일어나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아요.


집에 있는 날은 로션도 겨우 바르는 게으름뱅이지만

수분 에센스도 크림도 꼼꼼하게 발라주고 있습니다.

색조 화장은 당연히 안 하고요.


잠옷을 벗고 옷을 갈아입어요.

프리랜서 지인 언니가 집에서도 잠옷과 일 할 때 입는 실내복을 분리한다는 말을 참고해서 실행해보니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일을 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대부분 집 앞 슈퍼 정도는 갈 수 있는 복장(레깅스에 티셔츠나 맨투맨 같은)을 하는데

오랜만에 청바지로 갈아입었다가 

꽉 끼고 넘나 불편해서 때려치웠습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다들 살이 찐댔으니 어쩔 수 없죠...


시간이 많으니 에어랩도 연습해봅니다.

첨엔 어려워서 대충 배럴을 안쪽 방향으로 큰 컬을 만들곤 했는데,

요즘엔 망해도 (집에 있을 거니) 상관없어서 바깥쪽으로 꼬불꼬불 막 말아봐요.

어떤 날은 진짜 펌처럼 예뿌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빗질 안 한 것 마냥 후줄근하기도 합니다 ㅋㅋㅋ



그러고 나면 커피를 마실 준비를 합니다.

몇 년 전에 일리 커피머신을 샀는데, 안 쓰고 구석에 쭈구리 마냥 있다가 요즘 다시 꺼냈습니다.

일리는 정말 맛있어요!!! 

아, 지난달 초에는 달고나 커피를 매일 해 먹다가, 달달한 커피보다 꼬소한 커피를 좋아해서 갈아탔습니다.

재택이 길어지면서 새로 쟁여둔 캡슐은 다 소진할 것 같아 다행이에요.


근데 커피만 마시면 심심하니까

요거트에 그래놀라도 말아줘요.

엄마가 생야채도 손질해주셔서 그것도 예뿌게 담습니다.

가끔 전날 먹다 남은 엽떡도 데워오고요 ㅋㅋㅋ



그렇게 군것질을 챙기고 엄마한테 '엄마 나 출근-'이라 말하면서

제 방 문을 닫으며 들어옵니다.


이때가 뭔가 도라이 같고 제 스스로가 좋아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출근을 하면 오늘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서비스 QA기간이라 BTS(JIRA System)를 확인하고 진행합니다.


그리고 뉴스를 보며 따역따를 해요..

오전엔 회사에서도 일을 잘 안 했기 때문이져...... 

패턴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점심시간이고, 엄마랑 밥을 먹습니다.

ㅋㅋㅋ


코로나 19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계시는 울 엄마셔요.

집에 제가 있어서 매일 밥도 같이 먹으니 좋으시다고요.





점심 먹고 양치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업무를 처리합니다.

새로운 개편 UI 개발, 코딩을 막 해요.

재택 때 생각보다 집중력이 높아져서 놀라요. 

물론 중간중간 유관 부서의 텍스트 메시지나 음성 메시지들이 흐름을 자주 끊긴 하는데

코딩만 하고 있을 때는 

'아 내가 역시 한 빠름 하는구먼' 싶어요.

사실 회사에서 동료들이랑 커피도 마시고, 불필요한 회의도 막 하는데

그런 시간들 없어지니까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별일 없는 날은 8시간 업무 채우고 퇴근을 하는데

쫌 해야겠다 싶은 날은 저녁 간단히 먹고 야근을 해요ㅠㅠ

사실 바쁜 시기(개편)이긴 해서 어쩔 수 없는 것..



퇴근을 하면 유튜브를 켜고 홈트를 검색해요.

정말 많은 유튜버들이 다양한 운동을 제작해놓으셨더라고요.


그로나 저란 여자, 넘나 귀찮아 몇 분 따라 하다가 구경만 하고 있음미다...

눈으로도 운동되는 거겠죠? 



코로나 끝나면 다이어트도 운동도 열씨미 하려구요...



평소에 맨날 놀러 댕기느라 바빴는데,

요즘은 좋아하는 드라마 본방 시간도 외워가며 저녁에 티비도 챙겨봅니다.


목욜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금욜은 하이에나

토욜은 하이에나, 더블 캐스팅


목욜부터 행복해여! 

티비를 안 보고 회사 댕길 때도 목욜부터 행복했는데

넘나 잘 지켜지는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집에서는 잠만 자고 주로 밖에서 생활했는데

이제는 집이 꽤 편해요. 

꽃 펴서 예뿌다고 사진 올라오고 그러면 나가볼까도 싶은데

내년에 더 씬나게 꽃구경 다녀도 되니까여!


재택의 끝이 보여요.

부디 2주만 더 집중해서, 조금이라도 일상에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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