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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Sep 05. 2018

발리-대만 대가족 여행 13> 먼저 외곽부터 섭렵하자

2018.1.7

다른 이들 여행보다야 제법 긴 일정으로 잡긴 했지만, 그래도 늘 빠듯하기만 한 게 여행이다.
발리에서 보낼 일주일의 첫날은 그래서 약간 외곽으로 가는 코스를 잡았다.

 





여행기간 : 2018.1.4~1.13
작성일 : 2018.8.24
동행 : 대가족 3대, 11명
여행컨셉 : 가족 여행






사람들이 발리에 오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남쪽의 꾸따.
공항이 있기도 하고, 긴 해변과 발달한 시내가 발리스러우면서도 도회의 편의를 두루 갖추고 있다. 꾸따를 중심으로 관광타운이라 불릴 범위가 점점 확장되는데, 보통 발리 여행은 해안을 따라 코스를 잡거나, 아예 밀림과 화산이라는 희귀한 볼거리를 쫒아 여행코스를 잡게 된다.

각 방향에 따라 약간씩 컨셉이 달라진다.



서쪽으로는 르기안, 스미냑, 짱구, 타나롯까지.
르기안과 스미냑은 고급 빌라들과 명품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쇼핑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단다.

예전에 르기안에 있는 호텔 한군데만 들렀다 나온 게 다라서 눈으로 확인해 보진 못했지만, 스미냑이나 르기안쪽으로 숙소를 문의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은 걸 보면 그런 타운의 특징이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좀 더 가면 짱구. 여기부턴 외곽이라 봐야 하는데, 꾸따의 파도가 너무 높게 느껴지는 초보 서퍼들이 스미냑, 르기안을 거쳐 짱구까지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서퍼들이 많다는 건, 그 지역에 소비자층이 급증한다는 거고, 그럼 고급 빌라나 명품도 따라오고, 그런 것까지 살 능력이나 관심이 없는 서퍼들은 더 멀리 옮기고...
젠트리현상이라고 갖다붙이긴 좀 뭐 하지만 얼추 비슷한 현상으로다가 본의아니게, 알게모르게, 외국의 서퍼들이 발리의 관광타운 확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짱구에서 조금만 더 가면 따나롯이다. 조수간만에 따라 거대 갯바위 위에 세운 사원이 섬도 되었다가 육지와 연결도 되었다가 하는 그 유명한 사원이 있는 곳이라서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어들한다. 위에서 운운한 도시 확장 어쩌고 저쩌고 소리때문에 시내 중심에서 따나롯까지 금방일 것 같지만 실은 상당히 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한다.


동남쪽으로는 짐바란, 울루와뚜, 사왕안, 누사두아 딴중베노아까지.
발리 남쪽의 가느다란 목처럼 생긴 곳에 공항이 있는데 거길 기점으로 위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남쪽.

서쪽에 있는 짐바란이나 울루와뚜는 그나마 좀 낫지만, 남쪽과 동쪽은 숫제 고급 빌라들이 해안라인 전체를 빼곡하게 쪼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 중앙쪽으로 비교적 가까운 우붓은 필수코스고 한참 위로 낀따마니 화산지대(바투르 화산과 칼데라호수)와 울룬다누 사원을 많이 간다. 욕심을 좀 내는 사람들은 섬 동쪽에 치우쳐있는 아궁 화산 쪽도 고려를 하지만 작년부터 화산의 조짐이 심상치 않아서인지, 문의 건수는 제로^^

일부 다이빙 마니아 층은 완전히 북쪽 해안 라인을 따라, 멘장안, 로비나, 뚤람벤 등으로 만타가오리, 난파선 탐사 등을 즐기러 가기도 하고.

시각을 확장해서 배를 타고 나가면 선택지는 훨씬 많다.
윤식당을 찍었던 발리만한 크기의 롬복섬(윤식당은 실은 롬봄섬 근처의 길리라는 작은 섬에서 찍었다, 최근 롬복은 지진피해로 뉴스에 자주 나온다)으로 아예 넘어가거나, 코모도 도마뱀의 천국 코모도 섬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베노아나 사누르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렘봉안섬, 스랑안섬, 페니다섬 정도로 간다. 페니다는 옥빛바다와 멋드러진 해안 라인 덕분에 이미 서양인들에게는 각광받던 곳인데, 올해들어 한국인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외곽은 너무 먼거리 제외.
너무 위험하거나 체력 소모가 큰 곳도 제외.

발리를 느낄 수 있으면서 무난한 것으로 찾았는데, 발리스러움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밀림과 화산, 푸른바다로 대표되는 지리적, 환경적 독특함은 필수. 그리고 이슬람인이 다수인 인도네이사에서 힌두교인들이 대다수인 발리만의 문화까지.
그 중에서 문화의 흡수는 어차피 짧은 기간 불가능한 거고, 종교적 상징물을 예술적으로 만들어 감동을 자아내(포교 목적의 예술 동원이라 표현하면 좀 너무한가?^^)는 건 일부러 애를 쓰고 추가하진 않는다.

이래뵈도 식구들에게 대충 아무데나 여기저기 좋다는 곳들 그냥 보이는대로 담아서 내놓는 게 아니라는 거지(식구들이 알아줘야 할텐데)... 세대별 취향과 형평성, 시간 배분... 여기에 사이사이 맛집들 예약을 동선 중간중간 배치하는 미션까지...
쉽지 않다. 수십개의 조합 중에서 하나를 취사선택하는데 추리고 추리는 과정을 거듭 반복하게 된다.
요럴때, "어디라 더라? 거기 좋다던데..." 이런 소리 한마디 나오면... 반영(처음부터 다시)과 무시 사이에서 머리 쥐어 뜯기 일쑤...
다행인 건, 발리에 브라더가 있으니 숙소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자유여행이고 가고 싶은 곳으로 움직이지만 교통 수단은 첨부터 행님한테 차량을 하나 내 놓아라고 했거든^^ 어디서 자든 동선상의 선후 외엔 그닥 신경 쓸만한 게 없었다는 뜻. 이거라도 어딘가~

여튼하고 그래서 우리가족의 발리 외곽여행은...
우붓의 몽키포레스트, 낀따마니 화산지대의 화산온천, 그리고 렘봉안 섬 앞에서의 스노클링과 해양 레저활동의 조합으로 정하게 된다. 가족들이야 모두 첫 발리행이지만 왠만하면 내가 가 본 곳들은 뺐다. 그래도 남은 곳들이 천지고 경중을 따지기 힘들 정도로 좋은 곳들이라...

그리고 이때만 해도 지금 절찬리 판매중인 누사페니다(페니다섬) 다이빙 스노클링을 취급하지 않을때라서 고민할 것도 없이 렘봉안의 씨워크로 정하게 된다.

특히, 화산온천을 굳이 넣은 건 부모님을 위한 배려랄까?ㅋㅋㅋ
그렇지만 3대가 묶인 여행이니 기계적 형평성 정도는 유지해 줘야 할 듯해서,
어린 것들을 위해서 사파리도 집어 넣고, 중간 층을 위해서는 꾸따에서의 서핑 시간도 구겨 넣었다.

어떤 건 전세대가 만족할 만한 거고, 어떤 건 폭이 좁은 것도 있고...
70%의 성공 확률만 보고 가는 거지 뭐.

그래서... 발리에서의 첫 일정으로 우붓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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