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전쟁] 독서 논술 수업에서 나온 이야기들
오늘의 책 게임 전쟁은 사실 내가 선정하면서도 꽤 고민했던 책이었다. 책 속 부모의 불륜, 게임 중독, 청소년 사랑 이야기가 모두 엮여 있지만, 이를 다룬 방식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있어서였다. 학생들에게 과연 이런 복잡하고 민감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곤혹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비판할 지점은 많아도, 이 책은 우리 사회와 인간관계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분, 어른들은 항상 옳고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하나요?"
이 질문을 던지자 학생들의 표정에는 미묘한 동요가 일었다.
민서 (가명): "학교에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항상 옳다고 배워요. 그런데 그게 정말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윤하 (가명): "저도 비슷해요. 어른도 가끔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인정하기 어려운 느낌도 들어요."
나는 이 책 속 부모님의 불륜 문제를 예로 들며 말을 이어갔다. "책 속에서 엄마의 불륜은 단순히 잘못으로 그치지 않아요. 엄마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인간적인 허점과 결핍이 보이죠. 어른도 결국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서윤 (가명)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그런데 어른은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잖아요? 어른이 실수를 하면 아이들은 어떻게 배워요?"
그 질문에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맞아요. 어른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이 있죠. 하지만 책임이 있다고 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어른도 때로는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선택을 잘못할 때가 많아요. 여러분이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도 그럴 겁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부모님의 불륜이라는 소재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책에서 엄마는 자신의 감정적 결핍을 채우기 위해 불륜이라는 선택을 했어요. 그런데 여러분, 엄마가 그렇게 행동한 건 잘못이지만, 그녀 역시 누군가의 딸이고, 사람으로서의 약점이 있는 존재라는 걸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민서 (가명)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책에서 엄마가 너무 감정적으로 보여요. 아빠랑 더 대화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지훈 (가명)은 좀 더 강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른이라면 아이들에게 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요, 어른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해요. 하지만 어른 역시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가 있어요. 중요한 건, 그 실수를 어떻게 바로잡고, 책임을 지느냐겠죠."
나는 학생들에게 솔직히 고백했다. "사실 나도 완벽하지 않아요. 여러분에게 수업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가끔은 후회할 만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내가 한 선택에 의문을 가질 때도 있어요. 여러분이 기억해야 할 건 어른도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틀릴 수 있고, 다시 고치려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윤하 (가명)는 말했다. "그럼 선생님도 완벽하지 않은 걸 알고, 그래서 노력하는 거군요. 그런 어른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수업을 마치며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배우는 과정이에요. 여러분도 언젠가 어른이 되겠죠. 그때 나처럼 흔들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그날의 논의는 단순히 책의 내용을 넘어, 서로의 인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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