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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Dec 10. 2024

시를 읽고, 삶을 읽다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 동시집 독서논술 수업 이야기

독서논술 수업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시와 이야기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번 수업은 시집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에 나오는 시 몇 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시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사회적 맥락과 연결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즐거움을 경험했습니다.



1. 시의 독해: 감정과 관점의 길잡이

수업의 첫 번째 초점은 시를 이해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이 시는 운동화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입니다. 운동화가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 표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은 처음엔 이 독특한 시각에 당황했지만,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공감하고 시의 관점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다현(가명): “운동화가 땅바닥에 코를 박고 있는 기분이 슬픈 감정 같아요.”


김수아(가명): “상을 받았을 때 너무 기뻐서 신발을 아무 데나 벗었던 일이 생각나요.”

교육적 의미: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시의 비유적 표현이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시의 감정을 따라가며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능력은 공감과 사고력의 기초가 됩니다.


2. 제목의 힘: 가장 중요한 것을 담아내기

다음으로는 시집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의 제목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이 제목은 왜 정해졌을까요?”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제안했습니다.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라서요.”


“책 전체를 대표할 만한 시라서요.”

이후 아이들에게 “여러분이 제목을 정한다면 무엇으로 하겠습니까?”라고 묻자, 각자 창의적인 제목을 제안했습니다.  

이다현(가명): “우리 동네 긴급 속보! 궁금증을 유발할 것 같아요.”


박민우(가명): “공룡 발자국! 재미있어 보이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것 같아요.”

교육적 의미:
이 활동은 아이들이 콘텐츠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도록 도왔습니다. 이는 글쓰기뿐 아니라 설득력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3. 붕어빵과 사회: 현재의 맥락 읽기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를 읽으며, 붕어빵 노점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과 토론을 나눴습니다.  

“재료비가 너무 올라서요.”


“길거리 장사는 불법인 경우가 많아요.”


“요즘 사람들은 붕어빵보다 다른 음식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는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설명하며, 붕어빵이라는 작은 이야기가 우리 사회의 경제적, 법적, 그리고 문화적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탐구했습니다.

교육적 의미:
이 대화는 아이들이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사고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경제와 법의 상관성, 소비자 취향 변화 등 복합적인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4. 비유와 상징: 시적 표현의 힘 이해하기

나는 시에서 사용된 비유법과 상징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공룡 발자국이 단풍잎처럼 생겼다는데, 왜 단풍잎에 비유했을까요?”라는 질문을 통해, 시에서의 비유법과 상징의 역할을 설명했습니다.  

박민우(가명): “단풍잎처럼 놓여 있는 공룡 발자국을 보면 오래된 수수께끼를 보는 느낌이 들어요.”

이후 아이들과 함께 지유법(비유적 표현)의 예를 찾아보며, 시의 언어가 가지는 상상력의 힘을 탐구했습니다.

교육적 의미:
비유와 상징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아이들은 더 풍부하고 창의적인 언어를 접하게 됩니다. 이는 그들의 글쓰기와 사고력 발전에 큰 자극이 됩니다.


5. 질문과 토론: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수업 중간중간, 모르는 표현이나 내용에 대해 아이들이 직접 질문하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운동화의 이야기가 사실은 운동화를 넘어 다른 것을 표현한 것 아닐까요?”라는 질문에,  

이다현(가명): “운동화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거 같아요.”


박민우(가명): “마음을 드러내는 방법은 운동화 말고도 트로피나 다른 것일 수도 있겠어요.”

교육적 의미:
이러한 과정은 아이들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법을 배우는 데 유익했습니다.


나의 수업 철학: 읽기에서 배우기, 배우기에서 나누기로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시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세상의 변화와 연결시킬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곧 세상을 읽는 것이다." 이 철학 아래, 나는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시와 삶의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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