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바인 이용 후기
지난봄. 엄마와 백화점을 둘러보고 있었다.
엄마, 이 전기포트가 발뮤다에서 만든 건데, 글쎄 테라오 겐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멋진 사람이냐면...
엄마. 위층 가서 커피 마시자.
모두가 일하는 수요일 오후, 엄마와 여유롭게 데이트를 즐기며 만족감에 빠져 있던 찰나였다. 문득 마음에 그림자가 졌다.
만약 누군가 "그래서 딸은 무슨 일해요?"라고 묻는다면 엄마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
난 퇴사를 했고, 적어도 내가 그려본 가까운 미래에 또다시 회사에 들어갈 계획은 없었다.
직장인이던 시절 가늘고 길게 유지하던 프리랜서 일을 마지막 동아줄처럼 잡고 있었고 그래서 내겐 고정급여라는 것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즈음 나를 지배하던 감정은 불안감이었다.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난 내가 과연 경제인으로서,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1인분의 몫을 해낼 수 있을까?
나, 배 곪으면 어쩌지?
이제 엄마는 아파트에서 만난 옆집 언니에게, 백화점 직원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자꾸만 작아지는 것 같았다.
벌써 5개월 전의 일이다.
그러니까 퇴사를 감행한 지난봄 이후 5개월의 시간을 프리랜서로 지내고 있다.
그때 느꼈던 불안감은 의도치 않게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어 주었다.
자유가 생겼다고 손을 놓아버리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무력과 우울의 세계로 빠져버릴까봐.
나는 휴대가 간편한 조그만 수첩에 하루 일정을 모조리 적기 시작했다.
9시에 기상해, 아침 명상을 하고, 발레 스트레칭과 달리기를 한 뒤, 가볍게 일을 하고, 저녁을 차리고, 그렇게 돌아가는 평화로운 일상.
평화롭지만 체계가 있고 내 시간을 스스로 통제한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상.
다행스럽게도 FA시장의 낭인이 되었다는 소식에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기존에 유지하던 프리랜서 업무 외로 하나둘 일을 추가하면서 나름의 고정적인 수입도 얻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배 곪을 걱정은 뒤로 미룰 수 있었다.
그런데 일이 늘면서 문제가 생겼다.
1. 다 해낼 수 있다는 노빠꾸 자신감으로 들어오는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는 통에, 일과 삶의 경계가 없어졌다.
2.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사람인 척했지만 나는 파워 P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루틴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3. 불굴의 의지로 그날그날의 일정을 써내려 갔지만, 점점 수정되거나 없어지거나 다음날로 밀리거나 핑계가 덧붙여져...
내가 해야 할 일들은 노션에, 에버노트에, 아이폰 메모장에, 달력에, 하물며 하얀 종이 수첩에 이리저리 굴러다녔지만 일정을 단순히 나열하는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계획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이 계획을 실천하게끔 만들어 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그러던 중 클로바인을 만났고, 난 이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클로바인은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툴이다.
하지만 처음 접하게 되면 방대한 정보량에 갈피를 잃고... 어떤 기능을 어떻게 써야 하냐며... 마치 키오스크 앞에 선 별나라 사람처럼 헤매게 된다. (물론 똑똑한 분들은 단번에 사용법을 캐치할 수 있다.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인 나는 아니었지만)
그도 그럴 것이 클로바인은 무수한 기능을 제공한다.
많은 프로젝트가 서로 얽혀 있고 공동의 책임이 존재하는 직장인에게는 더없이 유용한 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이용해보니 혼자서, 그것도 관련되지 않은 개별적인 일들을 하는 나 같은 프리랜서에게도 클로바인은 꽤 괜찮은 도구였다.
나처럼 통일되지 않은 일들과
계획만 무수히 쌓아놓은 개인 프로젝트들 사이에서
방향타를 잡지 못하고 불규칙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내가 찾은 클로바인의 주요 기능 세 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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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바인에 로그인하면 세 가지 공간이 나온다.
작업 공간 - 프로젝트 - 태스크
러시아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큰 거(작업 공간) 안에 작은 거(프로젝트), 작은 거 안에 좀 더 작은 거(태스크)가 들어있는 식이다.
무료 이용자와 스탠다드 이용자에게는 작업 공간이 1개만 제공된다. 하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이 작업 공간 안에서 프로젝트와 태스크를 무제한으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만들어 클릭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공간이 '프로젝트 개요'다.
개요에는 규칙, 기획, 목표, 마일스톤 등을 작성하는 란이 나온다.
왜 이 일을 하고자 하는지, 시작과 마감 기한은 언제인지, 이 기한을 지키기 위해 일주일 뒤, 3일 뒤, 내일,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상기시켜준다.
회사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프로젝트 개요를 작성하는 것은 나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과 같다.
늘 계획을 수정하고 편의대로 일정을 바꾸기 일쑤인 나에게 이 개요는 계획을 지키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되어 줬다.
개요 옆으로 두어 칸 넘어가면 태스크 탭이 있다.
태스크는 마인드맵, 간트차트, 칸반보드로 나뉘는데 이중 나는 마인드맵의 덕을 많이 보고 있다.
에버노트나 아이폰 메모장에 일정을 정리하며 아쉬웠던 건, 얽히고설킨 프로젝트 각각의 전체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클로바인 마인드맵을 이용하면서 프리랜서 일과 개인 프로젝트 일정을 통합할 수 있었고, 그 덕에 하루를 계획하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특히 여기선 각 박스의 시작-마감 기한을 설정할 수 있고
체크(✔️)의 색을 통해 프로젝트 현황도 '대기/완료/진행/보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직관적으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태스크의 간트차트는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탭이다.
마인드맵으로 해야 할 일들의 전체적인 그림을 인지했다면
간트차트에 들어가 오늘, 내일의 일정을 디테일하게 확인하고 그에 맞게 시간 계획을 짤 수 있다.
클로바인은 모바일 앱과도 연동된다.
모바일에선 마인드맵이니 간트차트니 이런 것은 싹 빼버리고 일별로 '태스크', 즉 '할 일'만 나열돼 있는데, 복잡한 거라면 머리부터 아파지는 나는 이 기능을 자주 이용 중이다.
놋북은 없고 지하철이나 밖에서 수시로 일정을 확인해야 할 때 무척 편리하다.
또 하나 클로바인을 이용하며 좋았던 건 가입 시 카드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나 다른 플랫폼처럼 구독을 유도하지 않으니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 좋다.
무료 요금제로도 기본적인 사용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좀 더 많은 기능, 예산이라거나 파일 관리라거나 더 많은 용량, 멤버 추가를 원한다면 스탠다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클로바인은 10/18 이전까지 추천인 코드에 "PLAN"을 입력하면 스탠다드 1개월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회원가입 이벤트 바로가기 : https://bit.ly/3cSDjxf
얼마 전 한 예능 프로에 일반인 출연자가 나와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로스쿨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자꾸만 회의감이 든다고. 이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의 고민에 서장훈이 건넨 말은 이렇다.
클로바인을 이용한 지 막 보름이 지났고, 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의 기한을 10월 말일까지로 정했다.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키고 70-80% 이상 달성한다면 두 번째 프로젝트를 생성하려고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의 중요성을 안다는 것.
시작한 일의 성과가 좋든 나쁘든, 끝까지 해내 마무리를 지어보는 것.
하루하루의 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어쩌다 보니 올해의 남은 4개월을 계획하게 되었고, 내가 무엇을 위해 퇴사를 결정했는지 그 당시의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
그래서 요즘, 난 자유로운 프리랜서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졸려 죽겠고 유튜브 하나 더 보고 싶지만... 이거 하나만 더 끝내보자."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책상 앞에 앉아있다.
기분이 안 좋은 날에도 또다시 불안을 느끼는 순간에도 지금처럼 책상 앞에 앉아 담담히 태스크를 해나가는 사람이 되려 한다.
왜냐고?
파울로 코엘료의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화창한 날에만 걸어 나간다면,
목적지에 결코 도착하지 못할 거예요.
- 파울로 코엘료
본 글은 헤븐트리로부터 소정의 기고료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평가와 분석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