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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 Feb 01. 2022

1.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호주 Gippsland 여행기-  Day0

자랑은 아니지만 돈이 모이면 여행을 떠나 서른다섯이 넘었지만 모아돈 돈은 없다. 친구들 다 하나쯤 가지고 있는 명품가방을 샀나 하면 그것도 아니다. 돈을 모아 가방을 살래 여행을 갈래 하면 나의 선택은 항상 여행이었다. 어떤 여행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했고, 나를 더 성장시켜줬으며, 또 저 기억 한구석의 추억이 되기도 했다. 그 모두가 쌓여 지금의 나를 이룬 것이니, 명품가방이 없다고 아쉽지도 않다. (돈이 없는 건 좀 슬프긴 하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의 방랑벽은 고이 접어 묻어두었다. 멀리 보지 않고 내 발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그냥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려고 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선택했던 방법이었다. 그러다 작년 12월 물류 대란으로 일이 힘에 겨울 때쯤 몸이 신호를 보냈다.

지금이야. 이제 떠날 때야.


여행에 목이 말라 같이 떠날 사람이 없다면 나 혼자라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고 베프 A에게 물었다.

너 여행 갈래?


A 또한 여행을 너무 가고 싶었다며 당장 오케이를 했다. 프리랜서인 친구 덕에 여행 스케줄은 내 일정에 맞추고 예전부터 너무 가고 싶었던 국립공원이 있어 장소 정하기는 쉬웠다. Wilsons promotary - 줄여서 Wilsons prom  


8박 9일 일정을 한곳에서 보내기에는 아쉬워서 4박은 Wilsons prom 3박은 휴양지로 유명한 Lake Entrance 그리고 오랜만에 운전하는 나를 위해 멜버른 도착 하루 전에 Warragul이라는 소도시에 머물기로 했다. 일정이 나왔으니 숙소와 차만 예약하면 끝! 마음 맞는 친구랑 가니 모든 게 일사천리이다.


일정을 노션에 업데이트하고 숙소와 액티비티도 시간 날 때 각자 업데이트하니 여행 계획 짜기가 매우 수월했다. 카톡으로 주고받으면 나중에 찾기가 힘든데 노션은 컴퓨터와 모바일 연동이 잘되어 있어 여행 내내 아주 잘 써먹었다. (여행 계획을 짜는 분들에게 매우 추천한다)


계획은 수월하게 다 짰는데, 복병이 나타났다. 멜버른에 오미크론이 번지면서 하루에 확진자가 2만 명까지 치솟았다. 락다운 하는 거 아니가 하는 불안감이 드는데 또 일은 또 숨 넘어가게 바빠서 이 와중에 휴가를 쓰겠다고 말하는 게 약간 눈치가 보였다. 왜 내 휴가를 쓰면서 눈치를 보는지 호주 생활한 지 5년에 넘었겠만 아직도 한국물이 안 빠졌나 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떠야겠다 말이다!



호주의 하늘, 구름, 나무,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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