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절대 유럽에 살 일은 없을 거라 확신한다.
이번 동유럽에서 기차를 타면서 참 많은 불편을 겪었다.
보통은 유럽 기차 여행을 생각하면 낭만을 많이
떠올리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비포선라이즈, 비포선셋 영화와 같은 일은
아주 작은 확률이라도 아니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단지 영화일 뿐이다.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아름다워 보이고 동경을 가지게 되는 거다.
자, 그럼 현실은..
폴란드에서 탄 한 아주머니는 무려 4시간을 쉬지 않고
말했다. 사실 조금 말하고 잠을 자거나 할 줄 알았는데 정말 1초도 쉬지 않고 속사포처럼 말을 뱉어냈다.
차라리 무슨 말인지 알면 좋을 텐데 유럽 언어로 얘기하니 정말 가는 내내 불편했다. 다음은 더 가관이다.
한 기처에서 6인실에 배정을 받았는데 카타르 사람들을 만났다. 이 사람들은 유튜브를 이어폰 없이 그냥 대놓고 틀어놨고 맨발 상태로 내 쪽 의자에 걸치기도 하고 아주 난리가 났다. 내 앞에 있는 유럽의 한 학생인 거 같은데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었지만 카타르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석유 있다는 배짱에서 나오는 비매너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사람이라고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다. 다음을 보자.
유럽 어딘가에 학생인데 아예 내 의자에 발을 올리고 잤고 내 허벅지에도 발바닥이 닿았다. 최악이었다.
성격상 뭐라고 하지도 못해 그냥 참았지만... 참 기차 타는 내내 고통을 참느라 힘들었다. 더 가관인건 발을 올린 친구가 이 광경을 보고 잘못된 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거다.
다음은 한 번 기차가 30분이 연착 돼 세 번째 네 번째 기차를 못 타게 된 사건인데 한국이라면 어떻게든 보상이 됐겠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았다. Non refundable 티켓이면 앞에 기차가 늦든지 말든지?이다.
나는 지금 첫 번째 말씀이 많은 아주머니와 같이 탑승한 기차를 타고 가며 브런치를 쓰고 있는데 이 아주머니는 아직도 쉴 새 없이 말씀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실 나도 말이 많은 사람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세
발의 피였다. 나는 애송이다. 세상은 넓고 역시 말 많은 사람은 많다.
그렇다. 타이슨은 말했다.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누구에게나 동유럽 여행에 대한 환상이 있겠지만 불편을 겪어보기 전 까지는 그 아무도 모른다.
유럽의 낭만은 어쩌면 환상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