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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사순 Dec 24. 2022

나를 사랑하는 방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때에 자꾸 가방을 산다고 한다.

약간의 몸과 맘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자

매일매일 뜨개멍에 빠져들고있다.


손아프게 떴는데 묵직..

뭐든 뜨고 눈이감겨 고꾸라지기 직전에 누웠다.


무엇을하든 맥이빠져 드러누워야할 때까지 해댄다.

가구를 옮기고 싶으면 밤새도록 옮기고

더이상 기력이 없고 주저앉을때 까지 하는 성격

참 이상한 성격이야.

요즘 주제는 꽃모티브 가방!!!

그러다가 어쩌다가 몸에 메추리알 만한 사리도 생기고

나이먹었어, 느려졌어, 기억안나, 흰머리 성성해...


부쩍 나이어린 동료들 앞에서 내자신이 움츠려졌지.

근드르지므르.......


결국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한 방법을 택했어.


뭘까.

내가 선택해서 300km를

가족 친구들 뒤로하고 온곳이었는데.

이번 선택은 그냥 그랬어.


뭐, 어떤 선택이든 다 길게가고 만족 될 순 없으니까.

칭구가 멀리서 전해준 맘. 응쮸 사랑한댜.

더이상 누군가를 탓하고 화를 내기엔

나는 큰사람이거든.

너희들이 내 성장과 목마름에 충족되지 않고

나와 맞지않은 선택같았어.

그래서

나는 내세상으로 돌아간다.

눈의왕국을 벗어나자.

잠시 다른세계를 체험하고 가는 낯선이 처럼

그렇게 아무 감각이 없고 정이 별로 안들어서 다행이야.


그런데 부장님이 불러서 어디로 왜가?

물어보실땐 그동안의 설움이 터지더라.

이상한 마력에 이끌려서 그냥 여러가지 힘들었던것들을 편하게 털어놓게 해주신 큰오빠같은 부장님 감사했쪄요.


“선생님 표정이 너무 어두웠는데

되게 밝아졌어.“


“네. 사직서 쓰고나니 너무 후련하고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몰라 많은 뜻이 함축된거쟎아?


금일 당분제한 해제.

또 220키로를 달려 올라와서

나는 다음 과업을 준비하며

일단 달달구리들을 흡입하였다고 해.


큰오빠부장님은,



오늘하루를 행복하게 지내야

그것들이 쌓이는거야.

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자존감 찾아.

선생님은 능력있고 재능있는 사람이잖아.


하루하루 깎아내리고 능력없는 투명인간이 된

기분으로 지냈는데

그럴필요도 없고,

시간이 아까워졌어.

마지막이 될줄 몰랐는데

혼자 자격연수 받으러가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


이제 산으로 갈건데 보트운전 언제해보나 ㅋㅋㅋ


소소한게 다 고맙다.

멈추니까 보이는것들이 있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중의 하나는

때로는 버리고 멀어져 보는것도 맞나봐.


토리....

친구랑 밥먹고 일상을 수다수다 하는것도

너무 평화롭고 감사했어.

어이구 달어..

타로를 봤는데 한챕터가 넘어간다고

자꾸 어디론가 이동할꺼라는데.

6톤 이사 어떻게할건지 아무 생각도 없고 ..

도와줄 사람도 없고 기운도 안나지만


일단 주말은 휴식이니까


다음주에 고민하려고.

생각을 정지했다가 하고싶을때 다시 부지런히 생각하고 판단하는 연습을 해야하는걸까.

발레슈즈 느낌살려서 뜨뜨~

고마운 수다친구 덧버선 뜨면서

뜨개질 할 수 있는 두손이 감사하다.

유튜브 보고 이해하고 따라와주는

아직은 쓸만한 내머리와


예쁜 실을 살수 있는 달달구리 사먹고

우리애들 밥도 간식도 사먹일 수 있는

내 재주가, 직업이 감사하다.


렛잇고, 렛잇고~

금요일 아침8시에 출발해서

앞 차가 360도 돌아서 피해서 브레이크밟으면

나도 돌다가 사고날까봐 쇽쇽 피해서 가보는

액션영화를 찍고


토요일 01시에 겨우 눈의나라 도착해서

집으로 무사히 왔다는것도 감사해.



내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이회사를 떠날 수있는 상황이 감사하다.


물론 또 갈곳은 정해져서 괜찮아.



변산, 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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