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놀이
촌오브 촌인 머나먼 동네에
이직을 하여 오게 된 지 어언 5개월 2주.
하악질도 텃새도 없는 배고파 보이는 아이들
어쩌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슬슬
밥을 차려주게 되었다.
사람처럼 텃세를 안 부리고 그저
밥을 줄 사람인지 내쫓을 사람인지
금방 알아채는 것 같다.
별 차린 건 없지만,
한 끼 잘 먹고 가니 표정이 편안해 뵌다.
예쁜녀석. 밥 많이 먹고 가라 하니 알아듣나?
경계하지 않고 사람을 알아보나.
어느 날,
점심식사 시간에 직원식당에서 여사님과
대화를 하며 밥을 먹는 중이었다.
앳된 아기얼굴에 밥안주고 이모들만 먹냐는 표정으로
ㅎㅎㅎㅎㅎㅎㅎㅎ본관 식당 복도로 찾아온 아이
결국 부지런히 , 주말 전엔 두둑하게 밥을 내놓고 가게
만드는 아이였다.
2-3주 만에 한번 온 것이,
불룩한 배에서 출산한 모습으로 밥 먹으러 왔던 너를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여러 아이들이 오가니까
밥 위에 뿌려둔 츄르도 몇 번이나 언제 와서 먹어봤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기들은 얼마나 예쁠까.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아도
나는 어디에 애기들을 숨겨놨는지 찾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