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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사순 Jun 23. 2023

동네 적응하기

까꿍놀이

촌오브 촌인 머나먼 동네에

이직을 하여 오게 된 지 어언 5개월 2주.

하악질도 텃새도 없는 배고파 보이는 아이들


어쩌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슬슬

밥을 차려주게 되었다.

오버니삭스 그레이 배가 나왔어

사람처럼 텃세를 안 부리고 그저

밥을 줄 사람인지 내쫓을 사람인지

금방 알아채는 것 같다.

얌냠냠 낼름~

별 차린 건 없지만,

한 끼 잘 먹고 가니 표정이 편안해 뵌다.


예쁜녀석. 밥 많이 먹고 가라 하니 알아듣나?

경계하지 않고 사람을 알아보나.

많이 먹었써? 더먹어~



어느 날,

점심식사 시간에 직원식당에서 여사님과

대화를 하며 밥을 먹는 중이었다.

밥안주냐옹~ 밥그릇이 비었다냐앙..

앳된 아기얼굴에 밥안주고 이모들만 먹냐는 표정으로

ㅎㅎㅎㅎㅎㅎㅎㅎ본관 식당 복도로 찾아온 아이

까꿍놀이 할줄안다옹~

결국 부지런히 , 주말 전엔 두둑하게 밥을 내놓고 가게

만드는 아이였다.


잘먹고 순산하구와~

2-3주 만에 한번 온 것이,

불룩한 배에서 출산한 모습으로 밥 먹으러 왔던 너를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여러 아이들이 오가니까

밥 위에 뿌려둔 츄르도 몇 번이나 언제 와서 먹어봤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기들은 얼마나 예쁠까.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아도

나는 어디에 애기들을 숨겨놨는지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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