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회사 숙소는 쾌적하고 따뜻하고 편하지만,
자도 잔 것 같지가 않다.
무거운 몸뚱이를 이끌고
처음으로 회사 근처 수영장을 탐방하고 왔다.
시합 나가서 메달도 땄던 소싯적 실력은
이젠 할무니들과 걷기 레인에서 나르듯 걷는 정도로
전락하였다.
숨도 차고 열심히 할 체력도 안되고
복강경 수술한 지가 1년인데도 체온조절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담낭이 없는 채 소화해야 하는 간위장을 위해 샐러드와 과일위주로 먹어보다가도,
차를 바꿔야 해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좌절되니
치킨부터 생각나네. 힘들 땐 치킨인가.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깨서
구독하던 유튜버의 강아지가 떠났다는 소식에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올해 9마리 중 3마리째 보낸 집사가
너무 고맙다고 예쁘게ㅡ잘살아줘서...라고 했는데
목이 메었다.
난 짜증 나고 힘들면 귀찮고 내가 뭘 하나 했는데.
책임을 진다는 건 힘들고 고된 것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도 퇴근하고 지친 몸을 끌고 집에 왔을 때
치울 개똥이 없고 밥줄 아이들이 없으면 얼마나 우울하고 슬퍼질까 라는 생각도 든다.
유기견과 시고르자브종의 불장난과 일요일도 쉬지 못하고 일하던 나의 불찰로 태어난 복뎅이들~
엄마가 살아갈 힘을 줘서 고마워.
아프지 말고 잘살아보자.
지금은 차도 고장 나고 작고, 세 들어 사는 집도 좁고 습하지만, 곧 넓고 뽀송하고 뛰놀 수 있는 집으로 가자.
큰 차를 타고 다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회사일로 좋은 표정이 안 나오지만.
급작스럽게 맛이 간 인터넷 연결부속품처럼
지금 내 삶도 살짝 멈췄지만,
시골구석의 바쁜 인터넷 기사님
오늘 못 온다 했던 일정 다시 잡자 했던 중에
시간 내어서 바로 달려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진 빠지게 일하고 퇴근한 토요일일요일은
뭔가 누워서 웃으면서 티브이를 좀 봐야
덜 힘들 것 같아.
기사양반 고마워요~
하루이틀만 인터넷, 티브이 안 들어와도 얼마나 불편한지..
삼일 만에 들어온 티비에
최애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유진초이와 애기씨 고마워.
친한 척하던 검둥이 놈에게 혼나고
울고 불다가 지쳐서
감기몸살에 넋이 나가 있던 룽자야,
베란다에 얌전히 잘 먹고 잘 싸줘서 고마워.
평범한 일상 중에 소소하게 감사하고 살아야지.
털복숭이들이 있어서 한번이라도 더 웃게 되는 요즘인데,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함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