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라보면~
세탁해서 보송하게 말린 이불을 깔고 취침등을 켜주면
하트를 만들며 옹기종기
모여 잠드는 아이들.
보호소에서 데려온 아이,
시골집에 보내려고 얻은 아이,
유기견이 낳은 아이,
분양 됐다가 파양 된 아이...
나는 아이들과 함께 산다.
월세집을 구하기 힘들고 욕해도
내 집 마련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사료값이 부족해 쌀밥을 나누어 먹던 때에도,
또한 지나가고 좋은 날까지 함께 버텨보자는 맘으로.
로또는 왜 안되니?
집에는 몇 시에 들어오건 무조건 청소...
화장실과 거실, 지저분해진 이불은 없는지,
마킹 흔적은 없는지.
어느 날은 너무 피곤해서 짜증이 나고
아이들은 달려든다.
집에 오면 먼저 가만히
앉아 아이들 인사를 받아주라고 하지만
급한 대로 변기에 앉아서 오는 순서대로 안아줘야
옷을 다시 올릴 수가 있는 현실...
푹신하고 따뜻하면 무조건 궁둥이를 들이댄다.
너무 추웠던 집에서 산후조리가 잘 안 됐는지
바들바들 떨어서 옷을 입힌 엄마와 엄마보다 커가는 딸
엄마와 동생을 합친 것보다 큰 아들..
아빠보다 커버린 아들...
바빠 허리에 다리를 척~
폭신함은 저렴이 방석이라도 너무 좋은가
일어나지를 않는다.
좁아도 굳굳이 껴서 자겠다는..
난방비 폭탄을 맞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집에서의 꿀잠.
부족한 방석은 다이소 털실로...
찐빵 같은 이상한 모양이지만 폭신하니까~
당직 서고 이른 아침 출근에도 더 잘 테니 다녀오라는..
추운 날도 밖에서 있어야 하고
만들어준 방도 다른 길고양이에게 뺏겨서 들어가
잘 수 없던 룽자를 한 달에 세 번 데려가서 재우는데,
꼬질꼬질해져서 목욕시키고 재웠더니,
기절했다가 새벽에 놀자고 까불어대다가
간식 찾아 내식량 다 뒤지고 다니던 똥고양이.
무럭무럭 어느덧 6개월냥.
이젠 애기 때처럼 안아서 궁뎅팡팡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라 버린 룽자.
밥도 방도 뺏기지 않고 잘 지내면 좋겠는데.
봄이면 중성화도 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가서 편하게 먹고 자게 해 주려고
생각하고 있어, 룽자야 겨울 잘 나고
이모랑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