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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사순 Apr 30. 2022

욕심쟁이

뭘봐? 너말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겉돌았던 나는

천천히 새로 입을 옷을 준비해 왔지.

겨우 적응하고 손발로 일을 차분히 해내면서

머리로는 계속 딴생각을 해서..


결국 머리가 시킨 대로 손발을 움직여서

멀리멀리 이사도하고 이직도 하게 되었어.

회사 보따리가 많다. 집엔 더많다.


무슨 다른 나라 가는 떨림과 기대감과 불안함이 가득했었어. 제일 큰 일은 털북숭이들하고 함께 살 집을 구하는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사방천지에 개들이 짖는 동네네 ㅎㅎ

이사 도와주러 온다고했는데 친구가 빵꾸내서 덜렁 혼자남은 크롭조끼

혼자 박스에 짐을 싸기 시작한 게 3주 전인데..

택도 없는 짐보따리는 잠도 못 자고 밥맛도 떨어지게 했지

20년 나와 살다보니 그렇게 됐다.


엉엉엉...

혼자 사는 사람이 왜 이렇게 짐이 많냐고

이삿날 정색을 하던 그분들.

다행히 이사는 과학이더라고..

한치의 빈틈없이 차곡차곡 짐을 쌓아서

결국 터질 것 같은 짐보따리들을 모두 실었지.

물론 1톤으로 한차 반은 버리고...


이사는 오밤중에 다른 집 불들이 꺼진 상태에 끝났어.


비몽사몽 엘베 없는 단층 꼭대기 집에

지친 털북숭이들을 안아서 올리고...


그렇게 꿈속 같은 이삿날이 지나가고, 자는 둥 마는 둥

다음날 들이킨 짬뽕국물.

세상에 이런맛은 없었다.

이 짬뽕집 검색했을 때 간단한 댓글에

'전국에서 최고로 맛있는 집' 이라고만 되어있어서

알바구나? 하고 생각했어.

근데 막상 배고프고 가까워서 갔는데


너무너무 맛있더라고. 침이 고이네..

오늘은 짬뽕밥에 찹쌀 탕수육으로 해야겠다.


아무튼 욕심쟁이인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이 멀리까지 와서 혼자 어떻게 사나...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왠지 맛있는 음식도 많고, 생활하기도 불편 없을 것 같고.

주변에 멍뭉이들도 많이 키우고...

우리 애들한텐 철저하게 짖으면 안 된다고 주의시키면서

적응시키고 있고

무엇보다도 추운 맞바람이 치는 앞뒤 베란다가 있어서

맘이 탁 트여.

너무 시원해서 겨울이 걱정되네

이사는 생각하기도 싫고


이 집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

아직 새로운 회사는 출근 전이지만..

'나는 초능력자다', '나는 매일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다'

라는 오버하는 자기 암시로 나를 단련하고 있어.


내 몫을 하고 내 삶을 즐기면서 사는 게

앞으로의 욕심인데

잘되겠지?

지는 해는 내일 다시 떠오르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겠지.

털북숭이들도 잘 적응하고

엄마 회사 갔다 올게~라고 하고 나가면

얌전하게 기다리는 일을 앞으로도 잘해주길.

털복숭이들 어서 들어옵니다.. 짖지않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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