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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버트 Jul 11. 2019

당장 그 함정에서 나오세요

<평균의 종말> 리뷰

# 나이의 함정


사람들은 숫자, 특히 자신의 나이에 대해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꼭 요즈음의 일만은 아니다. 2500년 전 공자도 15세부터 70세까지의 인생계획을 세워놓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저번 독서모임의 주제였던 칩 히스 / 댄 히스의 <순간의 힘> 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를 하나의 이정표라 생각한다고 한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과거의 나를 반성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며, 20살이나 30살 같이 앞자리가 바뀌는 것을 대단히 큰 사건으로 여긴다.


자신의 나이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건 사실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나이를 보며 의지를 다잡는 등의 순기능도 있다. 하지만, 그 나이가 나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척도가 되는 순간 이는 아주 큰 문제가 된다.


스티브 잡스는 ‘20대’ 에 애플을 세웠는데, 나는 ‘20대 때’ 뭘 한 거지?

마크 주커버그는 ‘대학교를 다닐 때’ 페이스북을 만들었는데, 나는 ‘대학교 때’ 무엇을 했었지?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적어도 ‘20대 후반까진’ xxx를 해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왜 다 해내지 못한거지?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20대부터 준비해서 40대 때’ 성공했는데, 지금 ‘30대’ 인 나는 망한건가?


자신의 인생과 성공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끝없이 비교해가며,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없이 채워가다 좌절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걷는 길을 ‘정도’ 라고 생각하고, 내가 걷는 길은 ‘틀린 길’ 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의 나이 때 큰 성취와 성공을 이루어놓은 위인들과 스스로를 번갈아 보며 자괴감에 빠지는 사람들.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없는 이유만을 보는 사람들.


남 얘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이야기일 수도 있다.


평균의 함정


소문난 열등생이자 문제아였던 ‘토드 로즈’ 는 <평균의 종말> 을 통해 평균과 시스템 속에서 말살된 개개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평균’ 을 중요시한다. 삶을 둘러싼 모든 것은 계측되어 유형화되고 체계와 시스템이 되었다. 우리는 이런 시스템의 일부분으로서 활동해왔던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개인의 특성과 성격을 고려하지 않는 단일화된 주류 인생 커리큘럼을 따른다. 커리큘럼을 잘 따라온 사람들은 우등생,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열등생으로 취급하며 그 사이에서 ‘남과 다른’ 삶이 아닌 ‘남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개성을 말살시킨다. 사람에게는 어떠한 변수에도 바뀌지 않는 본질적인 무언가가 있을 거라 믿는다. 이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영원한 반항아이고 문제아이며 실패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폭넓은 분야에서 나오는 연구 결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모두가 당연시 여겼던 시스템이 구성원을 고려하지 않는 왜곡된 허상임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바뀌지 않는 천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조그만 변화에도 휙휙 바뀌는 가변적인 것임으로 드러났다. 아이의 성장에 올바른 척도란 없다.


효율적인 자원 관리에서 시작된 ‘테일러주의’ 와 평균지상주의의 아성에 맞서 저자는 다음의 3가지 원칙을 내세워 개개인성의 발굴이 모두의 성공과 행복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들쭉날쭉의 법칙

세상의 많은 부분은 평균으로 움직이지만 정작 그 평균에 맞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평균이 이상에 해당하고 개인이 오류라 여기는 것은 전형적인 오류에 해당한다.

한 가지에 탁월한 사람이 모든 것에 탁월할 거라는 우월론이 아닌 비선형적이고 역동적인 재능 체계

맥락의 법칙

천성은 없다 : 사람들은 특정 맥락에 따라 ‘상호작용’ 하며 다른 행동과 성격을 갖는다.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상대에 대한 평가나 나에게 대한 상대의 평가는 매우 한정적인 맥락 하에 이루어진다.

상황과 맥락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우리의 성격과 개성 또한 컨트롤할 수 있다. 

경로의 법칙

정도는 없다; 특정 목표에 이르기 위한 길은 개개인이 모두 다르며 그 길의 가치는 모두 같다.

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

스스로의 경로를 지날 때 속도를 늦추고 유연성을 조금만 높여도 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영화 <매트릭스> 의 주인공 ‘네오’ 가 빨간 약을 먹은 끝에 매트릭스의 실체를 알게 되어 다시는 원래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듯, <평균의 종말> 을 읽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3가지 원칙을 기억하는 순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 허상의 ‘노르마’ 를 믿고 있었다. 더욱이 이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 이미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하고 있다. 이 인식 속에서 우리들도 자유롭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도 이미 평균의 함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평균의 함정 속에서

개개인성의 가치를 인식하며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을까?


(1) 다양한 것을 다양하게 접근해보기

우리에게는 간과된 재능이 존재한다. 단지 평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처 발견되지 못한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시도해봄으로써 자신에게 어떠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익히 알려진 한 방향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보고 시험하는 일련의 과정이 평균의 시대에서 개개인성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이다.


(2)  세상에 천성은 없음을 기억하기

그 사람이 보여주는 행동과 성격은 그 상황과 맥락에 매우 강한 영향을 받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자제력, 성격, 끈기 같은 선천적 특성이라 느껴지던 것들도 맥락과 상황에 따라 충분히 키울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사람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는 그 사람의 전체 상황을 보지 않고 나온 단편적이면 불완전한 결론이며, 그런 부분만을 근거로 상대방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 또한 단편적 맥락에 의해 평가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3) 길에 집중하지 말고 길을 걷는 ‘나 자신’ 에 집중하라

지금 자신이 걷는 길이 많은 사람들이 걸어 온 잘 닦인 길이라 해서 그것이 곧 우리 자신을 위한 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자신에게 맞는 길은 자신이 안다. 지금 발을 디디고 있는 그 길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경로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라. 만약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천천히 속도를 늦추는 것부터 시작하라. 그리고 양 옆을 돌아보면서 다른 사람이 꺼리는 길을 기웃거려라. 그 길이야말로 자신에게 맞는, 오히려 더 목표에 빠르게 다다를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길이 될 수 있다.


평균주의는 과거의 빛바랜 영광이다. 그 폐해가 여실히 드러나고 개개인성이라는 최고의 대안이 부상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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