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버트 Sep 27. 2019

결국 해봐야 아는 것이다

<오리지널스> x <베스트 셀프> x <씽큐베이션>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 얼굴을 한 대 맞기 전까지는."

계획의 중요성은 어디서나, 어느 분야에서나 항상 강조된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단계를 세우고, 그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다 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막상 그 계획이 '실천' 으로 옮겨지는 순간,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었던 계획은 산산조각나고 만다.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첫번째, 상황은 내 편이 아닐 확률이 높다. 두번째, 사실 그 계획도 완벽한 게 아닐 확률이 더더욱 높다.


미국 최고의 인텔리 기관, CIA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 에서는 한 챕터를 통째로 할애해서 CIA의 정보 분석가 '카멘 메디나' 의 원대한 계획을 집중 조명한다. CIA의 신참 정보 분석가로 들어온 그녀는 야망 있는 인물이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정보를 다루는 이 기관에서 자신의 이름을 날리고 싶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통해 더 빠르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렇게 그녀는 CIA 내부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내부 정보 공유 시스템이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자네에게 불이익을 줄 수 밖에 없네.

기존 CIA에서는 하루마다 새로운 정보가 담긴 문서가 해당 정보가 필요한 직원들에게 배포되었다. 문제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카멘은 내부에서 쓰이고 있는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그 정보를 지체 없이 받고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녀의 화려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제 막 들어온 말단 신입의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아무리 봐도 완벽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건만 많은 동료들과 상사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을 뿐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계속 주장하고 설득했다. 하지만 그럴 수록 그녀를 향한 비난과 시기만 돌아왔다. 그렇게 그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듯했다.


계획은 절대 완벽할 수 없다. 실행은 필수다.

그녀는 좌절하고 절망했다. 그렇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의견이 힘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 끝없이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들었다. 이윽고 그녀가 조직의 시스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르자, 그녀는 행동을 개시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치고 완벽하다 생각했던 계획이었는데, 막상 이를 실행하려 하니 곳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내부 통신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부서도 있었고, 아직 인터넷이란 개념이 익숙치 않은 직원들도 있었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다. 계획을 짤 당시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결국 '인텔리피디아' 라 불리는 내부 정보 공유 시스템은 애초 계획과 많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당시에 이런 부분을 간과한 채 그대로 실행이 되었다면 더 많은 문제가 생길 뻔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애덤 그랜트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는 살짝 다르지만) 계획만큼 중요한 '실행력' 을 강조하는 책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라이프 코치 마이크 베이어가 지은 <베스트 셀프> 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워크북' 에 가깝다. 사람들은 의외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제껏 자신만의 특징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외부의 누군가가 원했던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최악의 모습' 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나 스스로가 의지하는 '나의 최고의 모습 (최고 자아)' 와 내가 관리해야 하는 '최악의 모습 (반자아)' 를 찾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하지만, 읽다 보면 설명이 그렇게 길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의 대부분은 독자들에게 '실천' 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써보고, 생각해보고, 되새겨보고, 자기평가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평은 크게 엇갈릴 수 밖에 없다. 별 내용 없는 당연한 것을 나열한 그저그런 책으로 평가될 수도,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크게 바꾼 역대급 자기계발서로 여겨질 수도 있다. 차이는 단 하나다. 이 책을 읽고 '실행' 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다.


내 인생에서 가장 뜻깊었던 실행, 씽큐베이션 2기

이 서평을 마지막으로 나의 12번의 '실행' 이 마무리된다. 지금 되돌아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지원서를 썼을 때 생각했던 일반적인 독서 모임과 너무나도 달랐다. 예상하지 못했던 통찰을 얻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나고, 예상하지 못한 글을 쓰고, 예상하지도 못한 기회를 얻었다. 이런 소중한 결실은 단순히 계획에서 머무른다고 얻어질 수 있는게 아니다. 직접 내 발로 걷고, 내 입으로 말하고, 내 눈으로 보고, 내 심장으로 감동해야 비로소 가질 수 있는 무엇보다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모두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처음 느꼈을 때, 그 차이 속에서 책 속의 또 다른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리고 세상 행복하게 웃으며 얘기를 듣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느꼈다. "역시 해봐야 아는 것이구나".


12권의 책으로 꾸며진 12주, 가장 뜻깊은 순간의 종착점에서 새로운 시작점에 대한 힌트를 얻고, 이제 다시 새로운 실행을 시작하려 합니다. 긴 시간 너무나 고생많았고, 독서 모임에 참여한 모두가 하루 1%씩 발전하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