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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Mar 23. 2024

도덕성 발달은 어디에 멈추어 있는가?

콜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나의 도덕성을 들여다보자.




3월, 봄이 느껴진다. 겨울에 출산을 하고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아기를 안고 방과 거실을 왔다 갔다 할 뿐이지만 매일 환기를 시키면서 꽃샘추위를 느끼고, 완연한 봄을 느끼고, 미세 먼지도 느낀다.

그리고 오늘, 남편이 자유시간을 주겠노라 하여 나는 '날름' 밖으로 나왔다. 아침 일찍 샤워를 하고 얼굴에 화장도 하고, 이제는 제법 들어간 배를 보며 뿌듯해하면서 예쁜 옷을 꺼내 입고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피부과도 가고, 커피도 사고 약국도 다녀왔다. 오랜만에 하는 운전이라 어제부터 겁을 먹었지만, 운전석에 앉으니 다시 감각이 살아났고 이내 편안해졌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느끼며 라디오를 들으니 미소가 지어지고 흥이 났다. 사실 나는 집에만 있어도 그다지 우울하지 않았고, 꽤 괜찮았다. 아기에게 책 읽어주고 마사지해 주고, 혼자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집안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아기에게 집안 살림살이를 소개해주면 활동량이 꽤 된다. 그래서인지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오니 더 괜찮았다. 정확히는 너무 좋았다.


10년 동안 손 놓았던 임용 공부를 하필 육아 휴직 기간 동안 다시 해봐야겠다고 결심을 한 지 2주가 지났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육아를 하면서 공부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어차피 시간은 흐르고 그렇게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먼저 교육학을 공부하는 중인데 지난주에는 겨우겨우 목차를 파악하고 피아제의 인지발달을 공부했고, 이번주에는 그래도 비고츠키의 인지발달이론, 에릭슨의 성격 발달 이론, 마샤의 자아정체감 유형,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이론, 브론펜브레너의 생태학적 발달이론, 셀만의 조망수용이론까지 개인의 발달 특성 파트를 끝냈다. 육아를 하며 공부를 하는 것이 불가능은 아니지만 진짜로 아기띠를 한 채로 책을 펼쳐야 했다. 태블릿으로 정리를 하다가 아기가 깨서 울면 태블릿을 소파로 휙 던져 놓고 다시 잠이 들면 공부를 이어가는 식이니, 이런 속도로 공부를 하다가는 남은 기간 동안 교육학 1 회독을 끝내지 못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그래도, 그렇다 할지라도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이번주에 공부했던 내용 중에서 생각을 조금 해볼 만한 이론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콜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3 문장 요약>


1. 인지능력의 발달과 사회적 경험의 축적으로 인해 인간의 도덕성 발달 수준은 단계적으로 발전하는데,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개인의 판단을 통해 도덕성 발달 수준을 전인습 수준, 인습 수준, 후인습 수준으로 나눌 수 있다.


2. 도덕적 판단력 전인습 수준처벌 회피를 기준으로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1단계와,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해 이익이 있을 때에 규칙을 준수하는 2단계로 나뉘고, 인습 수준대인관계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며 다른 사람의 인정을 중시하는 3단계와, 법과 사회 질서를 중시하면서 여기에 예외는 없다고 여기는 4단계로 나뉘며, 마지막 후인습 수준은 법을 중시하지만 합리성에 따라 법이 수정될 수 있음을 인정하며 사회 계약을 중시하는 5단계와, 보편적 도덕 원리를 지향하는 6단계로 나뉜다.


3. 교사는 높은 단계의 도덕적 판단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때에는 정의적, 행동적 측면을 고려하여 도덕적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을 제시하고 토론이나 역할놀이 등을 통해 타인의 도덕적 판단을 자신의 것과 비교함으로써 도덕적 추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을 공부하면서 최근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이 떠올랐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도덕성 발달 단계는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봤다. 그래도 1단계는 넘어선 것 같고, 법과 사회 질서를 중시하면서 예외는 없다고 여기는 4단계까지는 못 간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욕구 충족을 위한 2단계 혹은 인정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3단계에 머물고 있지 않나.... 하고 씁쓸한 생각을 해봤다.

그러면 너는 어떠냐고? 나도 그리 높은 수준과 단계에 다다르진 못한 것 같다. 어릴적 길에 떨어져 있는 만 원짜리 지폐를 주워 얼른 주머니에 넣고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무도 없음에 기뻐했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정도는 괜찮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나의 도덕성은 처벌 회피와 욕구 충족 그 어디쯤에 멈춰 있었을 지도… 그러다 문득 그게 만 원이 아니라 1억이라고 생각하니 나의 도덕적 판단은 바로 달라졌다. 법은 예외가 없다고 판단하는 4단계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금액의 크고 작음에 따라 도덕성의 수준이 바뀌니 이것이 내 도덕성의 한계일지도.


모두가 한 번쯤 도덕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물론 더 깊게 들어가면 도덕성이란 무엇인가?....부터 파고들어야겠지만, 수험생 엄마는 시간이 없다.


오늘 신나게 외출하고 돌아와서 급 나의 도덕성에 대하여 반성해 보려 하는데, 아기가 너무 운다. 남편이 너무 지친 것 같아 오늘도 여기까지!! ㅎㅎㅎ


다음 주의 나에게 힘을!!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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