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붕시인 Sep 06. 2017

Prologue. 여행, 그러 ‘나’

#2. 우정에 관하여

외동으로 태어나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이미 저만치 가버린 부모님의 나침반을 참고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풋내기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나의 상황을 인식하고 주변의 눈치를 보며 삶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것은 꽤나 벅찬 일이었다. 그러나, 운 좋게도, 어린 시절부터 자유라는 울타리 안에서 내팽겨진 채로, 누구의 간섭도 없이 스스로 유머를 습득하고, 농구를 습득하고, 지식을 습득했다. 이 모든 것이 친구를 사귀는 데에 있어서 좋은 재료가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비록 그토록 바라던 용돈 주는 예쁜 누나는 태어나지 않았지만, 외로움을 모른 채 꽤 수월하게 자랐다.


철들지 않는다는 명제 하에, 지금도 술잔 위에서 친구들과 농담을 따먹고, 코트 위에서 서로의 승부욕을 따먹는다. 그러나 비정한 시간은 붙잡을 수 없어서 친구들은 점점 철이 들어가고,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렇게 외로움이 불쑥 내 곁으로 찾아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Prologue. 여행, 그러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