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소나기가 내린다.
촉촉한 물내가
살갗을 타고 흐른다.
그 향,
짠 것도 달지도 않지만
어딘가 낯익다.
익숙해서 더 아득하다.
비릿한 기운이
피부 아래 스며들자
세포 하나하나
낮은 숨을 쉰다.
세포의 감각이
바다를 기억한다.
파도보다 깊은 어딘가에서
물살처럼, 서서히 깨어난다.
해수욕 못 간 것을
하늘이 알았을까?
멀리 있던 바다가
지금, 내 안에서 출렁이고 있다.
비 쫄딱 맞고 건물지붕아래서 씁니다.
모기도 많이 물렸네요.
비를 뚫고 이제 집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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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고 비 맞고 30분 후 후기
10분 동안 비를 원 없이 맞고 집에 도착해서 사진을 올려봅니다.
시를 쓰고 비를 맞으며 '나는 해수욕을 하고 있다.'라며 속으로 되뇌고 있으니 비 맞는 것도 낭만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랜만에 반쯤 미쳐서 즐거운 물놀이였습니다. 다들 기회 되면 한 번씩 맞으며 생명력을 깨워보세요. ㅎㅎㅎㅎ. 장말철 우산 갖고 다니며 산책하는데 오늘은 깜빡해서 하늘이 선물을 주셨네요. 뜨끈한 샤워하고 잠듭니다. 모두 좋은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