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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PM이 알아야 할 이해관계자 관리

by 김선혜

‘이해관계(利害關係)’라 하면 한자가 주는 의미 때문에 득과 실, 즉 금전적인 무언가가 오가는 것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이해관계자 관리를 해야 합니다’라고 했을 때 클라이언트(고객사) 관리를 해야 하는 좁은 의미로 해석되기 쉽다. 하지만 ‘이해(利害)’의 의미를 ‘협의(協議)’의 개념으로 보면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관계의 범위를 정의할 수 있다. ‘협의’는 ‘양보’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고, 모든 사람이 ‘찬성’한다기 보다는 ‘동의’를 구해서 ‘합의’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자, 그럼 PM으로서 관리해야 할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 감이 오시나요?


첫 단추를 끼우는 범위관리의 수행계획서 작성 단계에서 이해관계를 정의하고 리스크를 사전 진단하는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조직의 범위를 크게 보면 고객사(담당 클라이언트들 외 관련 부서 담당자들), 협력사(함께 코웍하는 회사들, 대표적으로 개발사들), TFT(UXD, UID, FED 등 내부 실행 조직), 그 외 협의체가 있다면 해당 협의체 담당자들을 포함하는 범위로 정의한다. 각 이해관계자들을 그룹핑하고 역할, 서로간의 이해관계,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예상되는 리스크를 파악하고 대응안을 마련한다. 일차적으로는 공식적인 업무 관계에 해당하는 사항을 파악하고, 이차적으로는 비공식적인 특이사항까지 파악해 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이미 사적으로 싫어하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수 있고, 성격, 성질, 성향을 파악하면 괜한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일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이러한 태도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이 될 수 있다. 비공식적인 특이사항 파악을 접대의 개념으로 잘못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 파악하는 용도이니 순수한 의미를 악용하여 변질된 행동을 하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공식적인 이해관계도는 공식 문서에 들어가는 조직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원청사(고객사), 협력사, 내부 TFT로 구성되는데, SI가 마더사인 프로젝트의 경우 원청사(고객사), 발주사(SI), 협력사로 구성되며, 내부 TFT는 협력사의 한 조직으로 들어간다. 조직도상에 프로젝트의 주관 부서와 관계 부서, 그리고 각 담당자(직책 또는 직위 포함)들의 관계를 정리하고, 최고 의사 결정권자와 현업 담당자가 누구인지 파악한다. 협력사는 역할 정보를 함께 표기하고, 협력사 내의 조직 구조도를 정리하고 주요 컨텍 포인트를 파악한다. 협력사는 보통 내부 TFT와 비슷한 조직 구조인 경우가 많다. 내부 TFT는 보통 PM, UXD/UID/FED 파트 PL과 PA로 구성된다. SI가 마더사인 경우 SI에서 총괄 PM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협력사들의 PM은 PL로, 각 파트별 PL은 파트 리더로 부른다.


비공식적인 이해관계도는 드라마의 인물관계도를 연상하면 된다. 조직도로 기본 틀을 잡고, 각 인물들의 성격/성질/성향, 직위/직책을 떠난 연결 관계, 그 외 추가 정보들을 기재한다. 공식적인 자료로 절대 공유해서는 안되고, 리스크 사전 대응을 위한 용도로 필요 시 정리하여 리더간 내부 공유를 진행하고 대외비를 유지해야 한다. 팀원들에게는 업무 진행에 도움이 되는 범위 내에서 일부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공식적인 이해관계도는 PM이 아니더라도 쉽게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다. 유능한 PM은 타고난 예민함을 발휘하여 비공식적인 이해관계를 잘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 구분 능력이 탁월하여 사적인 감정을 공적인 업무에 대입시켜 이해관계를 망가트리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 호불호가 강한 것도 공보다는 사에 가까운 성향이라 볼 수 있는데, 마음속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인 감정과 노여움을 표출하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공식적인 조직도상에서는 역할 정의를 위해 PM을 포함하여 조직도를 정리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관계상에서 PM은 절대 이해관계의 범주에 본인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 이해관계의 범주에 들어가는 순간, 본인의 이해를 생각하게 되어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PM은 항상 제3자의 관점에서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이해관계상에서 발생하는 마찰과 갈등을 현명하게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UX 디자인(기획)이 있는 내부 조직에서는 주로 UX 디자이너(기획자)가 PM을 담당하기 때문에, 내부적인 마찰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자칫 팔이 안으로 굽어 UX 디자이너들을 대변하는 역할로 보여질 수 있으므로 더욱 유의해야 한다. PM은 고객사, 협력사, 자사, 그외 어떠한 합의체에 대해 한쪽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동안 PM 역할을 하면서 가장 흥미롭고 재밌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하게 되고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는 것도 그 이유이기도 하다.


너무 다가가도 안 되고, 너무 멀어져도 안 된다. 관계란 항상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고,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이해관계 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이 균형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공/사를 잘 구분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제 3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파악하고 판단하는 연습이 필요하고, 조금은 떨어져서 스스로를 외로운 존재로 만들 필요도 있다. 일상 생활에서도 외로움과 외롭지 않음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잘 하는 사람이 업무적으로도 이해관계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좋은 PM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좋은 PM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됩시다!



** 참고 **

성격: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형성

성질: 타고난 기질로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바탕을 의미

성향: 가치관과 같이 사상이나 행동이 특정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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