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다 내 맘 같지 않아요.”
너무 당연한 듯 하지만 PM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하소연 중 하나다. 그럼 정작 본인은, PM이 아니던 시절에 PM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며 프로젝트를 했을까? 아마도 “할 말이 없네요.”라는 대답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PA는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바쁠 것이고, PL은 본인이 속한 파트만 바라볼 것이고, 드론처럼 상공을 선회하며 숲 전체를 보다가 고도를 낮춰가며 나무도 봐야하고, 꽃이나 풀들도 살펴봐야 하는 것이 PM의 역할이다 보니 직접 해보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PM은 배의 선장이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므로, 인력 관리는 안전한 항해를 함께할 선원들, 멋진 하모니를 같이 만들어낼 단원들을 모집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모집’이란 PM이 모든 파트의 인력을 직접 구인하며 혼자 세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팀원을 모집한다는 것은 프로젝트를 위한 인력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슬프게도 PM은 견적상의 비현실적인 공수를 최대한 현실적인 공수로 만들기 위한 투쟁부터 늘상 시작해야 하기에 영업과 사업관리자들이 내 맘같지 않은 상황부터 직면하게 된다. PM은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프로젝트 수익을 최대한 지키면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회사와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인력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향후 발생 가능할 예상 리스크를 회사에 전달하고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터졌을 때 모든 책임은 회사에 있음을 미리 선언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고 PM이 프로젝트를 버리고 중도 하차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란다. 몰려오는 쓰나미를 알고 얻어 맞는 것과 모른 채로 휩쓸려 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고, 리스크와 책임 소재에 대한 선언을 하지 않았을 때 모든 책임이 PM에게 돌아올 수 있으므로 이 또한 예방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중의 하나다.
인력 계획은 투입/철수를 기준으로 착수 단계에서는 계획 투입/철수, 착수 이후에는 실제 투입/계획 철수, 진행 단계에서는 실제 투입/실제 철수로 인력의 드나듦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초기 세팅한 계획대로 순탄하게 흘러가면 좋으련만 빈도수의 차이만 있을 뿐 PM에게 인력 교체는 흔히 발생하는 이슈 중 하나다. 인력 교체는 인수인계 기간을 동반하므로 인수인계 기간동안 발생하는 직접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신규 인력과 기존 인력들간에 적응 기간동안 발생하는 간접 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피치못할 사정이 아닌 이슈로 인한 인력교체인 경우 동일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후임자 선정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그 다음은 R&R에 대한 관리다. 일차적으로 R&R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각 파트 PL에게 있지만, 각 팀원들에게 적정한 업무가 잘 배정되고 R&R이 적합한지에 대한 최종 승인은 PM의 몫이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부적절한 R&R을 부여하거나 특정 인력에게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토하고 판단하고 승인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프로젝트를 통해 팀원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R&R을 계획하는 것 또한 PM이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누군가에게 챌린지를 부여하면 관심을 가지고 먼발치에서 잘 지켜봐야 하고 필요 시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늘상 익숙하고 똑같은 일만 배정하면 당장 내 손 발이 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서로에게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성장과 발전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본인도 이에 동의한다면 기회를 부여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 PM이자 선배가 해야 하는 역할이 아닐까?
프로젝트 관리에서 인력 관리가 가장 민감하고 가장 어려운 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모여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야도 다르고, 역할과 책임도 다르고, 소속도 다르고, 출신도 다르고, 성격/성질/성향도 다르다. 좋을 땐 한 없이 좋다가도 상황이 어려워지고 이슈가 발생하면 등을 돌릴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다른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시너지와 팀웍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적절한 감정의 선과 관계의 선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이탈을 방지하고 최선의 산출물을 만들면서 정해진 일정 내에 공동의 목표에 도달하는 여정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PM을 백조에 비유하기도 하나보다.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흔들림없이 평정을 유지하며 여유롭고 평화롭게 유영하는 것 같지만 물 아래에서는 미친듯이 발길질을 쉼없이 해대고 있다. 만약 사방팔방 물 튀기며 미친듯이 발길질을 해대면서 돌아다닌다면 과연 누가 주변에 있고 싶을까? 나라도 튀기는 물 안 맞으려고 주변에 얼씬도 하지 않을 것 같고 그 자리를 뜨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하게 될 것 같다.
프로젝트에서 인력 관리란 단순히 행정적으로 사람의 드나듦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작은 사회를 구축하고 유지해 나가야 하는 일이므로 일차적으로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한 사람 한사람을 잘 살피고 파악하고, 어떤 시너지 낼 것인지를 연구하고, 어떻게 하모니를 만들고 유지시켜 나갈지 끊임없이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사람은 당연히 내 맘같지 않다. 그럼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있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 감정이 먼저 앞서진 않았나? 내 맘을 왜 몰라주나 혼자 서운해 하다 관계를 단절해 버리진 않았나? 호불호때문에 편향된 의사결정과 관리를 하진 않았나? 이번 한 주는 PM으로서 나의 포용성과 유연함, 인력 관리와 조직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어떤 공부를 해오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좋은 회고만큼 좋은 공부는 없으니 ‘좋은’ ‘유익한’ 회고의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참고 **
인력은 프로젝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외부 인력에 대한 면접을 직접 진행하고, 이슈 상황일 때 교체 투입인 경우 정규직 또한 면담 진행 후 프로젝트 투입 여부를 결정합니다. 회사마다 인력 세팅에 관여도가 다르므로 반드시 면접에 대한 관여도를 가져가시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허락된다면 직접 투입 예정 인력을 먼저 만나 보시고, 업무 역량, 팀원들과의 조화, 중간 투입일 경우 빠른 적응력 등 다방면으로 검증한 후 투입을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