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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Min 민윤정 Nov 13. 2020

워킹맘 육아일기 -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유년기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우리 딸은 어려서부터 공부 때문에 걱정을 시켜본 적은 없는 딸이었다.


딸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타고나는 것도 있겠지만 난 아이가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고 나와 남편과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랐었다.


일하는 엄마였던 나는 아이와 짧은 시간만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어릴 적,

“난 할머니(외할머니)가 키워주시고, 아빠가 생활 담당, 엄마는 엔터테인먼트 담당이야”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A형인 나는 뭔가 계획 세우고 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집안일을 잘 못하고 일단 안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가 뭘 할지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는 내 판단과 추진력이 필요했다.


영화를 포기하고 책을 얻다.

영화를 좋아해서 집에 5.1 서라운드 시설도 만들었던 우리 부부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낮밤이 바뀌자 홈시어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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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아기일 때는 홈씨어터 우퍼가 울리는 순간 우리 딸이 깨어나서, 볼륨을 줄이고 눈물을 머금고 2 채널만 오픈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뿐이랴, 엑스박스도, ps2도 안녕...


그럼, 좀 크면 극장에 데려갈 수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웬걸...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딸과 보러 갔는데, 주인공 여자아이가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세고 늙어버리는 장면에서 우리 딸이 오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조금만 슬퍼도 무서워도 딸은 울고 비명을 지르고.. 극장에서 뮤지컬 공연장에서 아이 데리고 중간에 쫓겨나다시피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 우리 딸은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보다가 쥐 마왕이었나가 나오는 순간 역시 비명과 오열을 했었더랬다.

 


극장, 뮤지컬, 공연장에서 눈치 보며 아이를 달래며 나와 본 적이 있는가? 정말 창피하다. 생활담당 아빠지만 그럴 때 아이를 들쳐 안고 나오게 되는 건 엄마인 나였다.


그래서 나름 찾은 돌파구가 서점 나들이와 책 읽기였다.


책은 집에서 읽으니까 오열을 하건 비명을

지르건 눈치 볼 필요가 없었고, 서점은 아이들 책 섹션이 보통 따로 있으니 민폐 걱정도 덜했다.


바쁜 엄마 아빠와 나들이가 서점이었고, 같이 고른 책을 가져와서 뜯고 읽고 얘기하는 게 이벤트였으니까. 딸이 좀 커서도 주말에 부모랑 같이 가자는 곳이 “서점이나 갈까?”였다.


책 읽기는 공부의 기본이고 상상력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비주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나 비디오도 매력적이지만 책은 읽으면서 상상으로 나만의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아이가 유년기일 때 나는 창작동화를 많이 찾아서 사주고 읽어주었던 것 같다.


뉴욕 비평가상을 포함 국내외 창작동화 특히 각 종 어워드를 수상했다는 책들을 찾고 처음엔 같이 읽고 나중엔 아이에게 권해 주었던 것 같다.


http://en.wikipedia.org/wiki/The_New_York_Times_Book_Review

이기심이 있었는데 나도 안 읽어본 책이어야 재미있게 읽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고, 아이도 그림책의 그림과 글자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은 최대한 늦게


나도 겪었던 바...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게임, 컨텐트의 중독성은 책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실 더 재미있다. 어차피 재미있어서 금방 배울 거 또래들보다 훨씬 늦게 아이에게 허락했던 기억이 난다.


내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처음으로 테트리스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그날 밤.


누운 천장에 테트리스가 떨어지던 그 경험.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으리라.



아이에게 책을 쇼핑하고 읽는 게 놀이로 느껴지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글자를 모를 때는 그림책을 사러, 글자를 알기 시작하고 책을 고르고 읽으러 참 많이 다녔더랬다.


스마트폰보다 나은 건 보드게임. 우리 딸은 한참 커서도 Scrabble, 브루마블 같은 보드게임을 정말 좋아했다. 솔직히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 쫌 했던 나로서는 아쉽기는 해도 아이와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훌쩍 가버리기는 했다.


영화와 TV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TV 없애기는 무리였다. 무엇보다 부모님이나 아이 봐주시던 아주머니가 낮에 심심한 것보다는 TV 가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거실에 버젓이 TV 가 있었지만 아이는 스스로 보드게임 만들기, 보드게임,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다.


뒤늦게 컴퓨터 스마트폰을 써서 타자가 좀 느리거나 처음에 좀 버벅거리기는 했어도. 인터넷을 못 쓰거나 스마트폰을 못 쓸 일은 걱정하지 말자. 요즈음 아이들은 그럴 확률이 현저히 작다.


자극의 강도


활자/문자 < 삽화/그림 < 음성 < 영상


아이가 어릴 때여 글자를 모르니 만화영화 더빙, 그림책이 당연하지만 나는 초기에 되도록 그림책을 엄마가 읽어주면서 글자에 익숙해지고 책을 읽으며 나만의 상상을 하는 시간을 제공하느라 노력했던 것 같다.


너무 강한 자극이 있는 경우 덜한 자극으로 되돌아가긴 힘든 것이 인간이다.


맺으며


우리 딸은 공부 잘하는 아이 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좋았고 큰 걱정 없었고 자랑스러웠다. 뭐든 빠르게 배우고 적응해서 걱정이 덜했다. 그 출발은 책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였지 않았을까?


또 나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많은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고 그 이야기를 나와 남편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라고 이미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읽고 권해주는 딸이 좋고.


컴퓨터쟁이 아빠 엄마가 딸이 책을 좋아하게 키운 노하우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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