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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Min 민윤정 Dec 10. 2021

스타트업 초기 투자 유치에 대해서

Seed & Series A 투자 라운드에 대해서

내 사업으로는 시드 + pre A (누적 10억원 가량) 라운드밖에 못 받아봤고 무슨 핑계를 대건 시리즈 A 쯤(한국에서 20억 - 30억 규모) 받아야 할 타이밍에 못 받은 게 내 창업회사가 어려워진 계기였던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임원으로 조인한 회사가 30억 규모 시리즈 A 라운드(우리가 그렇게 명명했다) 유치에 성공했고 사외이사로 조력 중인 회사는 곧 클로즈가 될 것 같다. 나름 열심히 도왔고 스스로 투자 유치에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투자 라운드야, 창업팀이 seed, pre-A, A, B, C, D로 붙이건, 0.9, 1.0, 1.5, 2.0으로 붙이건 이름은 붙이기 나름이지만 초기 투자에 대해서 창업가 입장에서 써보고자 한다.


씨드 엔젤 라운드, 첫 단추는 잘 끼워야 한다.

많이들 하는 말이지만 스타트업은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풀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업을 하는 팀 또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워낙 유명한 그림이니까 일단 투척. 스타트업 펀딩 사이클


FFF(Family, Friends, Fools)를 거쳐 엔젤, 초기 엑셀러레이터, 초기 단계 투자자들로부터의 투자를 보통 pre-seed, seed 투자라고 부른다. 국가마다 산업마다 단위도 다르니 투자금의 사이즈에 크게 구애받지 말자.


보통 3년 이내 스타트업들이 이 단계에 해당되는데, 이때에는 시장, 팀, 제품이 중요하다. 난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시장 > 팀 > 제품 순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서양 투자자 창업자들이 보통 FFF를 깔고 시작하는데, 창업가의 길은 험난하고 고달프기 마련이므로 마음의 안식이 될 Family & Friends 에게는 경제적 손실을 입히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안을 얻어야 하므로.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 친구들에게 복구하기 힘든 피해를 주는 건, 정서적 안정이 필요할 때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난 오히려 완전 대박 스멜 전까지는 손을 안 벌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사업을 결심하고 엘런 머스크도 하루 1달러로 견디기 실험을 했다지 않은가? 일단 처음에는 소박하게 작게 시작하는 게 좋고 내 지분 욕심을 버리고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키우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씨드 단계에서는 제품도 변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숫자도 변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 단계에서 어필할 수 있는 건 아래 3가지 포인트다.


이 시장에서 우리가 풀려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얼마나 큰 비용이 지불되고 있는지 = 그래서 이 시장은 매력적이다! 성장한다는 내 공식.

왜 우리 팀이 저 위에서 말한 문제를 탁월하게 풀어낼 수 있는지. 백그라운드, 경험, 내공, 실행력, 팀워크. 특히 창업자의 능력, 의지

우리 제품(솔루션)을 초기 유저들이 얼마나 열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NPS score 라던가, 소액으로라도 유료 광고 실험을 통해서 보다 투자 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실험 증거, 높은 전환율, 현저히 낮은 Churn-out


엔젤투자도 겸하고 있는 내 경험으로 단언컨대 당신이 만들려는 제품은 이미 나왔거나 만들고 있거나 아무튼 존재할 거다. 이 세상에서 기술이 제품이 내가 만든 서비스가 가장 중요했던 서비스 지상주의자였던 필자지만,  어떤 시장에서 우리 팀이 어떤 솔루션을 어떻게 바꿔가며 풀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게 히트 상품, 서비스, 제품, 매출이다.


저 위의 내용이 준비되었다면 좋은 씨드 투자자들을찾아보자. 이 중 한 곳인 매쉬업엔젤스의 문을 두드려 보자. https://mashupangels.com 

매쉬업엔젤스 포트폴리오사가 되길 희망하는 스타트업에서는 idea@mashupangels.com으로 사업계획서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


시리즈 A 투자 유치 : 아우토반 직전 주유소에서 기름 넣기

완전 초기 투자 그리고 death valley 에서 살아남은 회사들의 투자라운드는 시리즈 A 라운드로 보통 시작된다.  산업마다 또 투자금 용처마다 사이즈도 다르고 액수도 다르다. 하지만 시리즈 A 라운드는 적어도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겪어서 시장에서 반응이 있는 제품은 개발했고, 이제 자금이 투자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을 때 받는 투자자금이라는 생각이다.


주로 Product Market Fit을 찾은 기업들이 단계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받기 시작하는 첫 시작이 바로 이 라운드.


멘토이자 존경하는 매쉬업엔젤스 대장 이택경 대표님이 최근 쓴 책이 이 단계에서는 상당히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https://ridibooks.com/books/4718000001?_s=search&_q=%EC%9D%B4%ED%83%9D%EA%B2%BD&_rdt_sid=search&_rdt_idx=0


초기 투자자와 시리즈 A 라운드 유치 창업자들이 말해주는 투자 유치 전략서.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아래라는 생각이다.


왜 지금인가?

왜 이 투자자금이 필요한가?

자금만 넣으면 성장할 거라는 믿음은 무엇인가? 자금은 어떤 용도로 적절하게 쓰일 것인가?


저 책에는 상당히 유용하게 투자자를 고객으로 바라보고 분석한 자료들이 나온다. VC 가 알려주는 투자유치전략이라니.. :) 아무튼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들의 향연. 세세하게 투자의 단계,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창업자들의 노하우들이 펼쳐진다. 무료 PDF, E-book 이 배포된다니, 이 단계 투자유치를 계획 중인 창업자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 내 사업 망하기 전에 읽었어야 했는데...)


여기에 몇 가지 투자 유치 노하우에 대한 내 생각을 add 해 본다면,


아무리 절박해도 좋은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아야 한다.

사업이 잘 될 때야 사실 그 편차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 훌륭한 투자자와 나쁜 투자자들의 본색이 확실히 구별되는 법이다. 사업 정리도 해보고, 잘 나가기도 해 봤지만, 좋은 투자자만큼 큰 도움이 되는 존재도 없다. 세상에 정말 엔젤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나쁜 투자자들의 기가 막힌 만행은 나중에 다른 글로.


투자자들은 소개로 만나는 게 성사될 확률이 높다.

이 단계에서 콜드 메일로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인맥을 동원해보면, 소개받는 게 아무래도 유리하다는 생각. 예전 500Startups 배치 때는 AngelList 사이트에서 Mutual Friend를 찾아주는 크롬 익스텐션이 있었었다. Techstart 때도 Intro를 시켜주는 메일 앱이 있을 정도.


첫 미팅은 홈그라운드에서

심사역이 직접 오거나, 투자펀드의 유력 파트너나 대표가 방문하는 경우, 사실 성사될 확률이 높다. 정식 투심이나 IR이 아닌데 굳이 으리으리한 투자사 사무실로 초대돼서 다녀오는 건 우리나라건 외국이건 그다지 타율이 높지 않았다. 내 홈그라운드로 초대하자. 거기서 오는 자신감과 파워가 다르다는 생각. 첫인상 첫 미팅은 중요하다.


꿈은 크게 계획은 냉철하게, 실행은 화끈하게

입장 바꿔 생각해서, 꿈만 크고 계획만 허황되다거나, 뭔가 바쁘게 파이팅하고 있지만 생각하고 있는 게 작아서 요정도 까지만 성장할 것 같다면, 또 1달 전, 3개월 전, 6개월 전, 1년 전 만났을 때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을 때, 실행한 게 없을 때 당신 같으면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자신의 명성과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 외부에서 유치해온 펀드 자산을 투척하고 싶겠는가? 투자는 자선이 아니라, 리턴을 꿈꾸는 일이다. 투자자를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팀들이 성공하더라. 또 처음에 안되더라도 꾸준히 문을 두드려서 투자가 성사되는 경우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성사 가능성이 낮은, 잘 안 맞는 투자자에게 시간과 노력을 너무 들이지 말자

예전에 어떻게든 받아야지 결심하고 영혼까지 팔겠다.. 근처까지 생각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하지만, 투자자와 창업자도 비즈니스적으로 맺어진 관계이다. 비즈니스 관계의 핵심은 신뢰, 존중(상호 간의), Give & Take 아닐까? 들어오기로 한 주요 의사결정자가 전혀 사업 이해나 관심이 없어 보이는 투자자들, 이후 투자를 실제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투자자들, 여기저기 경쟁사들 만나고 다니면서 시간 끌 것 같은 투자자들은 창업팀에서도 얼른 잊어버리고 스킵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IR 때 총 천역색 프린트를 해서 한 명씩 나눠줘야 한다거나, IT 나 시장에 대해서 너무 이해도가 떨어지는 분들, WIFI도 없고, 젠더도 없어서 PT 하나 준비하는데 한 20분 걸리는 투자사, 기본적으로 무례한 투자자는 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기를 칠게 아니라면... 우리는 우리 사업이 잘될 거라고 믿어서, 그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 투자기회를 부여하는 거다. 이번 기회에 같이 투자해서 같이 성공하자가 결국은 IR의 메시지 아닐까?


빠른 거절은 꼭 나쁜 건 아니다.

간혹 훌륭한 투자자들 중에는 창업회사가 스테이지가 안 맞거나, 현 펀드 상황과 맞지 않을 때 일찍 거절을 해줘서 큰 신경을 안 쓰게 해주는 투자자들이있다. 처음에 아는 사람들에게 까일 때, 솔직히 씁쓸하고, 기분이 더 나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일찍 이렇게 말해주는 게 희망고문이나, 시간 낭비를 안 하게 해주는 일이라는 걸 알 것 같다. 하지만 거절은 거절. 이 사람들이 아쉽게 보란 듯이 성공해 보자는 게 건강한 리액션.


맺으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면, 근근이 서너 명이 먹고살면 되지라거나, 시리즈 A 투자까지가 목표인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이 로켓이건, 날아가는 비행 기건 투자금은 연료다. 앞으로 달려가기 위한 연료라는 생각. 연비와 투자 대비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성공 계획이다. KPI, North Star Index를 구체화하고 좋은 사람들을 우리 배(혹은 비행기 혹은 로켓)에 태우고 달릴 준비를 해야, 더 큰 성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투자금을 연비 좋게 쓰는 플래닝과 실행을 하자.


피트니스 센터 운영의 모든 것, 바디코디(https://bodycodi.com)에 CTO로 조인하고, 투자 계약 완료 후, 바로 사업계획 deep dive를 하면서, 떠오른 단어는 "벌크업"


또 다른 벌크업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오랜만에 잠 못 드는 창업가 시리즈로 투자 유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써본다.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약간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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