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d & Series A 투자 라운드에 대해서
내 사업으로는 시드 + pre A (누적 10억원 가량) 라운드밖에 못 받아봤고 무슨 핑계를 대건 시리즈 A 쯤(한국에서 20억 - 30억 규모) 받아야 할 타이밍에 못 받은 게 내 창업회사가 어려워진 계기였던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임원으로 조인한 회사가 30억 규모 시리즈 A 라운드(우리가 그렇게 명명했다) 유치에 성공했고 사외이사로 조력 중인 회사는 곧 클로즈가 될 것 같다. 나름 열심히 도왔고 스스로 투자 유치에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투자 라운드야, 창업팀이 seed, pre-A, A, B, C, D로 붙이건, 0.9, 1.0, 1.5, 2.0으로 붙이건 이름은 붙이기 나름이지만 초기 투자에 대해서 창업가 입장에서 써보고자 한다.
많이들 하는 말이지만 스타트업은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풀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업을 하는 팀 또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워낙 유명한 그림이니까 일단 투척. 스타트업 펀딩 사이클
FFF(Family, Friends, Fools)를 거쳐 엔젤, 초기 엑셀러레이터, 초기 단계 투자자들로부터의 투자를 보통 pre-seed, seed 투자라고 부른다. 국가마다 산업마다 단위도 다르니 투자금의 사이즈에 크게 구애받지 말자.
보통 3년 이내 스타트업들이 이 단계에 해당되는데, 이때에는 시장, 팀, 제품이 중요하다. 난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시장 > 팀 > 제품 순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서양 투자자 창업자들이 보통 FFF를 깔고 시작하는데, 창업가의 길은 험난하고 고달프기 마련이므로 마음의 안식이 될 Family & Friends 에게는 경제적 손실을 입히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안을 얻어야 하므로.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 친구들에게 복구하기 힘든 피해를 주는 건, 정서적 안정이 필요할 때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난 오히려 완전 대박 스멜 전까지는 손을 안 벌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사업을 결심하고 엘런 머스크도 하루 1달러로 견디기 실험을 했다지 않은가? 일단 처음에는 소박하게 작게 시작하는 게 좋고 내 지분 욕심을 버리고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키우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씨드 단계에서는 제품도 변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숫자도 변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 단계에서 어필할 수 있는 건 아래 3가지 포인트다.
이 시장에서 우리가 풀려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얼마나 큰 비용이 지불되고 있는지 = 그래서 이 시장은 매력적이다! 성장한다는 내 공식.
왜 우리 팀이 저 위에서 말한 문제를 탁월하게 풀어낼 수 있는지. 백그라운드, 경험, 내공, 실행력, 팀워크. 특히 창업자의 능력, 의지
우리 제품(솔루션)을 초기 유저들이 얼마나 열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NPS score 라던가, 소액으로라도 유료 광고 실험을 통해서 보다 투자 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실험 증거, 높은 전환율, 현저히 낮은 Churn-out
엔젤투자도 겸하고 있는 내 경험으로 단언컨대 당신이 만들려는 제품은 이미 나왔거나 만들고 있거나 아무튼 존재할 거다. 이 세상에서 기술이 제품이 내가 만든 서비스가 가장 중요했던 서비스 지상주의자였던 필자지만, 어떤 시장에서 우리 팀이 어떤 솔루션을 어떻게 바꿔가며 풀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게 히트 상품, 서비스, 제품, 매출이다.
저 위의 내용이 준비되었다면 좋은 씨드 투자자들을찾아보자. 이 중 한 곳인 매쉬업엔젤스의 문을 두드려 보자. https://mashupangels.com
매쉬업엔젤스 포트폴리오사가 되길 희망하는 스타트업에서는 idea@mashupangels.com으로 사업계획서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
완전 초기 투자 그리고 death valley 에서 살아남은 회사들의 투자라운드는 시리즈 A 라운드로 보통 시작된다. 산업마다 또 투자금 용처마다 사이즈도 다르고 액수도 다르다. 하지만 시리즈 A 라운드는 적어도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겪어서 시장에서 반응이 있는 제품은 개발했고, 이제 자금이 투자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을 때 받는 투자자금이라는 생각이다.
주로 Product Market Fit을 찾은 기업들이 단계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받기 시작하는 첫 시작이 바로 이 라운드.
멘토이자 존경하는 매쉬업엔젤스 대장 이택경 대표님이 최근 쓴 책이 이 단계에서는 상당히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https://ridibooks.com/books/4718000001?_s=search&_q=%EC%9D%B4%ED%83%9D%EA%B2%BD&_rdt_sid=search&_rdt_idx=0
초기 투자자와 시리즈 A 라운드 유치 창업자들이 말해주는 투자 유치 전략서.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아래라는 생각이다.
왜 지금인가?
왜 이 투자자금이 필요한가?
자금만 넣으면 성장할 거라는 믿음은 무엇인가? 자금은 어떤 용도로 적절하게 쓰일 것인가?
저 책에는 상당히 유용하게 투자자를 고객으로 바라보고 분석한 자료들이 나온다. VC 가 알려주는 투자유치전략이라니.. :) 아무튼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들의 향연. 세세하게 투자의 단계,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창업자들의 노하우들이 펼쳐진다. 무료 PDF, E-book 이 배포된다니, 이 단계 투자유치를 계획 중인 창업자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 내 사업 망하기 전에 읽었어야 했는데...)
여기에 몇 가지 투자 유치 노하우에 대한 내 생각을 add 해 본다면,
사업이 잘 될 때야 사실 그 편차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 훌륭한 투자자와 나쁜 투자자들의 본색이 확실히 구별되는 법이다. 사업 정리도 해보고, 잘 나가기도 해 봤지만, 좋은 투자자만큼 큰 도움이 되는 존재도 없다. 세상에 정말 엔젤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나쁜 투자자들의 기가 막힌 만행은 나중에 다른 글로.
이 단계에서 콜드 메일로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인맥을 동원해보면, 소개받는 게 아무래도 유리하다는 생각. 예전 500Startups 배치 때는 AngelList 사이트에서 Mutual Friend를 찾아주는 크롬 익스텐션이 있었었다. Techstart 때도 Intro를 시켜주는 메일 앱이 있을 정도.
심사역이 직접 오거나, 투자펀드의 유력 파트너나 대표가 방문하는 경우, 사실 성사될 확률이 높다. 정식 투심이나 IR이 아닌데 굳이 으리으리한 투자사 사무실로 초대돼서 다녀오는 건 우리나라건 외국이건 그다지 타율이 높지 않았다. 내 홈그라운드로 초대하자. 거기서 오는 자신감과 파워가 다르다는 생각. 첫인상 첫 미팅은 중요하다.
입장 바꿔 생각해서, 꿈만 크고 계획만 허황되다거나, 뭔가 바쁘게 파이팅하고 있지만 생각하고 있는 게 작아서 요정도 까지만 성장할 것 같다면, 또 1달 전, 3개월 전, 6개월 전, 1년 전 만났을 때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을 때, 실행한 게 없을 때 당신 같으면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자신의 명성과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 외부에서 유치해온 펀드 자산을 투척하고 싶겠는가? 투자는 자선이 아니라, 리턴을 꿈꾸는 일이다. 투자자를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팀들이 성공하더라. 또 처음에 안되더라도 꾸준히 문을 두드려서 투자가 성사되는 경우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예전에 어떻게든 받아야지 결심하고 영혼까지 팔겠다.. 근처까지 생각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하지만, 투자자와 창업자도 비즈니스적으로 맺어진 관계이다. 비즈니스 관계의 핵심은 신뢰, 존중(상호 간의), Give & Take 아닐까? 들어오기로 한 주요 의사결정자가 전혀 사업 이해나 관심이 없어 보이는 투자자들, 이후 투자를 실제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투자자들, 여기저기 경쟁사들 만나고 다니면서 시간 끌 것 같은 투자자들은 창업팀에서도 얼른 잊어버리고 스킵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IR 때 총 천역색 프린트를 해서 한 명씩 나눠줘야 한다거나, IT 나 시장에 대해서 너무 이해도가 떨어지는 분들, WIFI도 없고, 젠더도 없어서 PT 하나 준비하는데 한 20분 걸리는 투자사, 기본적으로 무례한 투자자는 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기를 칠게 아니라면... 우리는 우리 사업이 잘될 거라고 믿어서, 그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 투자기회를 부여하는 거다. 이번 기회에 같이 투자해서 같이 성공하자가 결국은 IR의 메시지 아닐까?
간혹 훌륭한 투자자들 중에는 창업회사가 스테이지가 안 맞거나, 현 펀드 상황과 맞지 않을 때 일찍 거절을 해줘서 큰 신경을 안 쓰게 해주는 투자자들이있다. 처음에 아는 사람들에게 까일 때, 솔직히 씁쓸하고, 기분이 더 나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일찍 이렇게 말해주는 게 희망고문이나, 시간 낭비를 안 하게 해주는 일이라는 걸 알 것 같다. 하지만 거절은 거절. 이 사람들이 아쉽게 보란 듯이 성공해 보자는 게 건강한 리액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면, 근근이 서너 명이 먹고살면 되지라거나, 시리즈 A 투자까지가 목표인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이 로켓이건, 날아가는 비행 기건 투자금은 연료다. 앞으로 달려가기 위한 연료라는 생각. 연비와 투자 대비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성공 계획이다. KPI, North Star Index를 구체화하고 좋은 사람들을 우리 배(혹은 비행기 혹은 로켓)에 태우고 달릴 준비를 해야, 더 큰 성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피트니스 센터 운영의 모든 것, 바디코디(https://bodycodi.com)에 CTO로 조인하고, 투자 계약 완료 후, 바로 사업계획 deep dive를 하면서, 떠오른 단어는 "벌크업"
또 다른 벌크업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오랜만에 잠 못 드는 창업가 시리즈로 투자 유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써본다.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약간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