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J Min 민윤정 Nov 05. 2022

KPI 설정 및 적용 사례

바디코디 KPI 구축 및 적용기

현재 난 직업이 몇 개 더 있긴 하지만, 대표 직업이라고 하면, 바디코디(https://bodycodi.com) 운영사 레드블루의 CTO로 재직 중이다.

 

이 회사에 처음 조인하게 된 건, 내가 창업하고 대표를 역임한 스타트업 코노랩스를 폐업하고, 뭘 할까 고민하던 때, 시스템 안정화 기술자문을 지인 추천으로 해주다가, 데이터가 정말 흥미롭고 프로덕트 퀄리티에 비해, 트래픽이 상당하다는 점 때문에 매력을 느꼈다. 무엇보다 창업자가, 본인이 트레이너 교육 자격증을 딸만큼 운동 매니아였던 데다가, 실제 피트니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내부 초창기 운영 리드를 맡아오신 분도 내가 만나보기 힘든 필라테스 체인 창업자 출신이라는 점이 아, 기술과 제품만 약하니 내가 조인해서 팀만 잘 꾸리면, 성공확률이 높겠다고 생각을 했었더랬다.


조인해서 처음으로 했던 일은, 사실 업무환경 툴들을 바꾸는 거긴 했는데, 그 일을 빼고, 두 번째로 한 일이, 바로 KPI를 설정하고 적용하는 일이었다.


내 경력 속에서, 내가 느낀 점들 중 하나는, 스타트업의 경우, 핵심지표를 무엇으로 설정하냐에 따라서, 상당히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조직과 사람과 시스템 파악하면서 맨 처음 스스로 생각해 본 건, "그래서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핵심 지표가 뭔데?" 였던 것 같다. 현재 바디코디팀에서는, 자연스럽게 채널, 유입률, 전환율, 핵심지표라는 말들이 일상화가 되었고 다들 측정하면서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가 스물스물 생겨나고 있는 과정이긴 하지만, 2021년 초 내가 조인했을 때는 그렇지 못했던 게 사실이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계를 고민하면서, 이런 점에 신경을 못 쓰는 것 또한 사실이다.


누가 맨 처음 한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2010년경부터 꽂혔던 말들 중 하나가 아래다.

If you cannot measure it, you cannot improve it.

뭐, 뒤집어서 말하면, 측정은 개선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말도 있다.  


비록 실패는 했지만 시장에서 깨지고, 싸우면서, 2번의 해외 엑셀러레이터도 해보고, 진짜 성공하는 스타트업 대표들도 만나고 배우면서 내가 깨달은 사실은, 비즈니스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고, 이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하는 일인데, 결국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들은, 고객의 성공을 돕는 서비스나 제품을 시장에 제공하는 비즈니스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핵심 성과 지표로 세운 몇 가지 지표와 이를 조직 내에 안착하기 위해 했던 일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지표 사례

핵심지표 1 : 가맹점 거래건수와 거래금

타겟 고객 : SaaS 이용을 하는 헬스장, 피트니스 센터, 필라테스/요가 스튜디오, 골프연습장 등

가맹점 거래액 및 거래건수

이 지표는 타겟 고객의 성공은, 결국 매출 성장이라는 데서 기인했다. 테스트 가맹점들을 파악하고, 이들을 제거한 후, 이들의 거래금액과 거래건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엔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시즌 이슈가 있긴 하지만, 가맹점들의 거래건수와 거래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오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일들을 구체화할 때, 결국에는 우리 가맹점들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판매가 일어나게 하는 게 개선의 목표였다. 아래가 추진해왔던 일들의 일부이다.


- 모바일 결제(b.pay) 추가

- 결합 기능 등의 제공을 통한 판매 등록 시 비효율을 제거

- 이용권 상품 구성의 개선 : 패키지 생성 / 판매 사용성 강화

- SMS 발송 및 회원 상태 검색 강화로 가맹점의 마케팅 활동 지원

- 구매한 이용권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도록 모바일앱 사용성 강화 -> 소진 후 재결제 유도


결국 KPI는 매출, 영업이익 아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출과 이익은, 결국 선행지표들을 개선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영업이익 산정 공식은 심플하다.

이익 = ( 단가 x 결제건수 ) - 비용

이다.  


여기서 이익이 커지려면,

단가는 경쟁사도 있을 것이고 원래 가격 인상이 워낙 어려운 일이라, 함부로 올리기 힘들다.

결제건수를 높이기 위해서 사는 사람(BU : Buying User)을 늘리거나, 재구매율을 높이거나, 1년, 2년 장기 가입 고객 수를 늘려야 한다.

물론, 비용은 Extremely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비용절감은 늘 경영을 한다면 고민해야 하지만, 결제건수를 높이기 위해서, 내가 생각한 건, 고객(가맹점) 이 성장해야 한다는 로직이었다.

가맹점 성장 및 존속의 기준은 당연히 가맹점의 매출과 가맹점의 거래건수였다. 특히 고가의 장비나 임대시설을 구비한 오프라인 가맹점의 경우는 회전 매출이 중요하고, 또 피트니스 시설 회원 입장에서도 장기 회원권을 끊었는데 곧 문 닫고 먹튀할 가맹점에 함부로 가입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거래건수와 거래금액은 중요한 KPI 중 하나이고, 이걸 꾸준히 측정, 이상이 발생할 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의 포인트를 찾아가고 있다.


KPI를 설정하고 적용시키기


어쨌건, KPI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건 쉽다. 하지만, 수많은 이슈가 터지는 스타트업에서 KPI를 정의하고 실제 적용하고 이걸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이 협업하게 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아래가 내가 했던 순서였던 것 같다.  


1. 스타트업이라면, 아직 핵심 의사결정권자는 창업자이자 CEO이다.  

최초 도입시 창업자 겸 CEO 인 이석훈 대표와 정말 많은 얘기를 했던 것 같다. 나도 실수해본 일인데, 개선방법을 모르는 결과지표만 만지작 거리면서, 왜 개선이 안되지.. 무리수라도 해봐 이런 위험천만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함정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지표 합의는 중요했던 것 같다.

2. 지표측정? 초기 툴 투자 안 했다.

개발은 하는 순간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 시장에 럭셔리한 분석툴도 많지만, 비용도 비싸고, 분석툴 자체를 잘 쓰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숙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은, 사내에서 가장 잘 써볼 수 있는 만만한 GA정도만 써보기로 결정을 했다. 현재까지도 우리 월간 KPI 대쉬보드는 구글 스프레드 쉬트다. GA4 + 자체 DBMS에서 추출한 통계 값으로 유지된다. 짬이 나면 Admin Tool에 시각화를 붙여볼까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본체 서비스에 더 많은 개발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지표 측정 태그 정의, 태그 매니저의 활용, 전환율 측정 등의 이벤트 추적 코드와 고객 인식자 추가는 짬짬이 상시적으로 해오는 일이다.

그리고 흔히 이런 지표를 만들고 측정하자라고 하면 이상한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꼭 있는데.."테스트 데이터가 끼어있지 않나요?", "오기나 데이터 오류 가능성이 있지 않나요?" 등등등. 저 예제로 든 지표는, 데이터 오류로 부정확하게 측정되는 데이터가 있을 수도 있고, 저 거래금액은 실제 포스나 세금 내역을 반영한 자료가 아니고, 이용자가 오기할 수도 있는 지표이지만, 내가 조인한 2021년 상반기에 이미, 거래건수가 월 7~8만 건은 나왔고, 월 거래액이 200억 원을 넘어선 규모였기 때문에, 저런 마이너 한 오류에 연연해서 100% 정확한 숫자 뽑기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또 유료 가맹점이 매크로를 돌려서 부풀릴 이유도 없다. 우리가 비용은 유효회원수 단위와 기능으로 하지, 매출액 연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트랜드를 보기에 충분했고 트랜드가 바뀔 정도의 오류는 아니어서 감안해서 보기로 하고 꾸준히 측정을 시작했고, 과거 지표를 역산해서 넣기 시작했고, YoY(Year over Year), MoM(Month over Month)를 보기 시작했다.

3. 투자자, 고객, 사내 직원에게 말하는 인덱스가 동일해야 한다.

우리는 같은 대쉬보드를 투자자, 고객, 사내 직원들에게 공개해 오고 있다. 그래서 같은 지표를 보고 개선해 가는데 이해관계자들이 같이 움직이게 하려고 의도했다. 매월 2일(GA4의 집계 누락 때문이다.) 경 내가 직접 내 업무로 배정해서 하는 일이 이 대쉬보드 숫자 채우기다.

그리고 직능이 무엇이건 매월초 인덱스를 전체 슬랙 채널에 공개해서 모두 볼 수 있게 제공한다. 내가 하는 일의 결과 성적표는 같이 봐야 하니까. 투자자들에게도 별도 투자자용 보고서도 내지만, 같이 서비스 인덱스를 제공해서,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지표를 그대로 투명하게 제공한다.

최근 우리가 고객 대상 가이드 페이지에 노출한 글에도 같은 지표가 운용되고 있다.

https://crm-guide.bodycodi.com/5cf47169-9b4e-4f02-bf7c-92b78d9c62d4

4. 직원 대상 Design Thingking Workshop 실행 & 외부 강사 초청 강연

처음에는 팀빌딩부터 하긴 했지만,  팀이 좀 안정되어 간다고 생각했을 때, 외부 전문가 초청 강연도 오거나이징하고, 직원을 2조로 나눠서 저 핵심 지표를 설명하고, 저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Short Design Thingking Workshop도 수행해 봤었더랬다. 가끔 조직이 핵심을 놓쳐간다 싶을 때 아마 또 하게 될 것 같다. 지금은 KPI가 많이 안착이 되었고, 지표를 같이 보고 개선 포인트를 협의하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워크샵때 창의적인 직원들의 목소리가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했고, 워낙 회의 때 목소리가 큰 편인 나는 일부러 모더레이터로 빠져버렸다. 얘기를 하다 보면 목소리 큰 사람에게 집중되는 경향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5. Growth Hacking 채널 마련

개발팀이 너무 바빠서, 개발자들을 많이 Involve 못 시킨 게 아직 좀 아쉽긴 하지만,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와 GA4 뽀개기로 시작한 스터디 모임을 이제 슬랙 채널로 운용하고 있다. 마케팅 컨텐츠나, 운영, UI/UX설계에 지표 상승을 위한 아이디어와 분석을 넣어보자는 취지였다. 현재 비즈니스/영업쪽도 별도 스터디를 돌리면서 영업지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고, 저위 Growth 세미나가 자극이 되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다른 지표들은 측정하지 않는가?

아니다. 사실 이건 하나의 예제이고, 대표 핵심 지표다.

더 많은 지표들을 우리는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예를 들어 세일즈 퍼널 유입/전환율 개선, 온라인 마케팅 컨텐츠별 퍼포먼스라던가, 신규 모바일앱들의 DAU,MAU, DAU/MAU 등을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계획

현재는 대쉬보드를 월간으로만 간신히 하고 있는데 일간, 주간 주요지표를 자동으로 스프레드쉬트와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GA4 가 많이 바뀌어서 애를 먹긴 했는데, data stream을 이용하고, 전사 공유 모드로 Admin Tool에 붙여버릴 계획이다. 워낙 내가 data geek이라 이런 셋팅은 주로 주말이나 시간 날 때, 내가 혼자 하긴 하는데, 셋팅해주고 부스팅은 growth hacking 채널 멤버들에게 한 명씩 위임해야지를 꿍꿍이 중.

사내의 모든 멤버들이 같은 대쉬보드를 보고, 그 대쉬보드를 부스트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만들어볼 수 있겠지 않은가? 내년 초에는 즐겁게 2022년도 결산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