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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Min 민윤정 Apr 30. 2023

어쩌다 보니 다이어터 - 1년 만에 또 16kg 감량기

다이어터, 헬린이 겸 골린이 성장기 - 1년 차 회고

사실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한 건,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서비스 바디코디를 실제 쓰는 걸 보겠다와 남편과 시부모님들과 몇몇 지인들이 그렇게 배우라고 했던 골프나 배워볼까였는데, 다니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첫 ot pt 가 작년 5/20, 골프 맛보기 레슨이 5/17 다음 달이면 1주년) 지금 몸도 마음도 체력도 많이 달라졌다.


작년 8월 vs. 올해 6월


이게 불과 1년 여만의 내 모습. 와인은 여전히 들고 있다.


일단 일명 눈바디

촤근 오운완 후 집에서 찍은 사진

사실 15kg 이 빠졌네 20kg 이 빠졌네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보기가 더 나아졌고, 옷 사이즈가 줄었다. L, 66-77에서 M, 55-66을 입는다. (요즘에 S

엉덩이 뱃살 가리기 급급해서 오버사이즈 티셔츠, 고무줄 바지만 입던 내가, 크롭티, 후드티, 타이트한 진, 레깅스로 옷들이 바뀌었다.


선호 브랜드들도 많이 바뀌었다.


젝시믹스는 쫀쫀한 레깅스에 반해서 시작해서 이제 VIP 고객이 되어가고, 조거팬츠, 바람막이, 상의까지 엄청 사들였다. 샤워를 자주 하니 냄새에 민감해져서, 조말론 핸드크림, 바디크림, 코오롱 매니아가 되었고 풋조이는 남편님이 몇 번 스파이크리스, 스파이크 골프화를 사줘서 3켤레나 풋조이 골프화 구비. 아디다스는 운동화, 나이키는 후드티, 이너웨어를 좋아한다.

내돈내산!


어느 날 남편이, 3-4만 원 레깅스를 10벌 사나, 30-40만 원 좋은 옷을 한번 사는 거나~ 이러길래. 레깅스는 매일매일 번갈아 입을 수 있고 더 많이 입잖아라고 대답. 워낙 옷도 가방도 잘 안 사던 나로서는 뭐 옷 사는데 지출이 늘긴 늘었다.


돈 굳었다!

얼마 전 정장을 입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죄다 운동복이라 옷장 깊숙이 있는 옷들을 꺼냈는데 아주 옛날 좀 날씬할 때 입었던 정장들이 맞는 거다! 거기에 아주 옛날 미국에서 mba 할 때 입던 진까지. 유레카를 외치며 세탁 후 앞으로 꺼내두다. 오~ 이게 몇 벌이야.. 라며 10여 년 전 옷들을 꺼내는데 워낙 클래식한 아이들은 크게 유행도 안 타서 충분히 입을만하다. 돈 굳었다! 나 돈 굳는 거 정말 좋아한다.


운동

골린이에 아직 운동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어쨌건 필드 나가봤고 연습장 스크린 골프 가서 칠 정도 되었으니 다행. 아직 비거리 잘 안 나오고 어렵지만 뭐. 정타 잘 맞추고 비거리 조금씩 늘면 됐지 이러면서 자체 만족 중. 현재 필드 딱 2번 나가 본 골린이.


골프는 KPGA 프로님께 레슨 받는 중.

아래는 프로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쇼츠가 많아 구독할 만하다! 30분 레슨인데 20분쯤 레슨 받으면 내 기준으로 지칠 만큼 제대로 레슨 중. 처음엔 훈련인가 싶어 힘들었는데 지금은 뭐 내가 못 따라가는 게 문제. 프로님은 골프용품도 잘 추천해 주시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연결도 해주신다. 농담도 잘하고 재미있는 분이라 레슨이 즐거운 편. 최근 이 분이 와인에 빠져서 와인 할인 행사 소개나 와인 추천도 많이 해주신다. 와인러버인 나로서는 잘 만난 선생님. 레슨대기할 때 연습 스윙, 필드 나가서 찍은 영상 보고 코칭도 족집게로 잘해주신다. 처음엔 가볍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보수적이고 일도 여자친구에게도 진심인 청년. 골프레슨도 그렇고 좋은 사람이어야 배울 맛이 나는 듯.


https://youtube.com/@Hyeong_golf​


PT & 웨이트 트레이닝

웨이트는 맨몸 스쿼트도 어렵던 나였는데 이제 바벨도 들고 여러 가지 스쿼트, 데드리프트, 하체 상체운동도 번갈아 배우면서 하는 중이다. 무게도 상당히 늘었고. 괄목할만한 발전을 한 듯.


운동하면서 일주일에 4-5일은 짐에 가는 데, 이제는 안 가면 찝찝하고 몸이 근질거린다. 이걸 유지하려면 아침 5시나 5:30 기상은 기본. 아무리 전날 술 먹었어도 일찍 일어나기는 기본! 여행 가도 아마 헬스짐 찾아 다녀오겠다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호텔 찾는데 짐 있는지 체크하고 있는 나.


웨이트 운동의 핵심은 바른 자세, 점진적인 강도 늘리기와 호흡법인듯하다. 특히 호흡법은 중요. 호흡법에 따라 자극이나 운동강도가 달라진다. pt 쌤이 다이어트+재활 전문인데, 요즘 트레이너들은 대학에서 관련 학과 전공을 하고 전문적인 운동법, 스포츠해부학, 영양 관련도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 내 말린 어깨가 펴지고 적당한 근육이 생기고 체지방이 불타오르는 루틴을 배우는 게 어디 쉬운가? 아주 예전에 너무 힘들어서 pt 끊어두고 내가 피해서 돈만 날린 숱한 경험들을 깨뜨려 준 강사님을 잘 만났다. 아래가 강사님 프로필. 영화나 넷플릭스 취향도 나랑 잘 맞고 슬램덩크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여자친구, 가족에게 살뜰한 건실한 청년인 점도 마음에 든다.


https://m.blog.naver.com/ablegym7/222764724263


그런데 부작용도 있었다.

술 주량이 줄었다. 체중이 주니까, 혈중 알콜 농도가 높아지는 건가? 주량이 현저히 줄었다. 금방 취하고 술 마시면 일찍 잔다. 대신 다음날 숙취는 없는 편.


그리고 PT 받는데 중독돼서, 끊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여전히 기구들 조작하는 거 버겁고, 조작하다가 손톱 부러지는 것도 싫고, 혼자 하면 개수나 무게를 너무 타협하게 돼서 PT 받는 시간만큼 자극이 안 온다. 헬스장 호구가 이미 되었고 계속 그럴 듯싶다.


아주 가끔 맵짠 음식이 당긴다. 라볶이 떡볶이 순대 멀리한 지 근 1년. 라면은 건면으로 버티는데, 이 녀석들은 대체재를 못 찾겠다. 가끔 이런 심정.



음식

간헐적 단식을 1년 이상 해오고 있는데 난 약간 변종으로 한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하고 씻은 다음 루테인, 비타민을 물 한잔을 다 마셔가며 먹고, 두유나 저지방 바나나 우유를 단백질 분말을 타서 마신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채소위주 샐러드, 달걀, 단백질 음료 이런 건 그냥 수시로 먹는다. (그러면서 단식이라 말하고 다님) 안 그럼 허하다.


안 먹는 시간에는 절대 안 먹는 건, 밥, 과자, 빵 등등 탄수화물류와 탄산음료(제로 포함) 제로음료는 마실 때는 좋은데 뭔가 단 게 더 당기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안 마신다. 무알콜 맥주를 낮에 먹어본 적은 있다.


그리고 오후 4시 이후에 보통 점저 또는 저녁은 정말 마음껏 먹는다. 대신 어제 헤비 하게 먹었다면 2-3일은 가볍게 저녁도 샐러드 + 화이트 와인 아니면 두유를 먹어 준다. 그리고 맛집 파인 다이닝 좋아하는 나로서는 약속 잡을 때 망설이지 않는다. 왜 살 빼나 생각해 보면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놀고 술 마시고 맛있는 음식 먹을라고 빼는 게 아닌가. 그 집 시그니처는 시켜야 하고 굳이 약속 미뤄가며 단식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다.



관계와 자존감

오랜만에 나를 만나는 지인들은, “우와~ 왜 이리 작아졌어?” “살 왜 이리 빠졌어?” 대략 이런 반응들인데, 대략 긍정적인 편이다. 일단 더 건강해 보이고 보기 좋다는 반응들이 많다.


가족들은 뭐 우쭈쭈 모드. 특히 남편은 내가 한참 살이 쪄서 터질 듯할 때도 그다지 살 빼라 마라 간섭을 안 하는 편이었지만 나의 꾸준함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사실 자존감은 난 뭐, 뚱뚱했을 때도 높았기 때문에 큰 차이를 모르겠긴 하고 관계도 그리 달라진 건 없다. (그래 난 나 잘난 맛에 사는 인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단지 내가 내 몸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성취감.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과감히 끈기 있게 돌파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좀 더 생겼달까?


단기간에 뭘 어떻게 해보는 걸, 난 일에서도 운동에서도 다이어트에서도 잘 모르겠다. 꾸준히 제대로 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내가 스스로 대단하다 느낄 때

새벽 마이그레이션, 코딩 푸시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걸 하고 난 운동을 간다. 2시간만 자고 운동 간 적도 있었다. 제주도로 퇴근 출근길에 짐에 간 것도 놀라운 일.


내가 사실 라면 너무 사랑하고 김밥 떡볶이 순대 쫄면 만두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언제 먹었나 가물가물하다. 라면은 거기다가 건면으로 완전히 바꾸고 1년간 3-4번 먹었나 싶다.


차를 없앤 지도 1년 좀 넘었다. 과거의 나를 아는 사람이면 얼마나 걷는 걸 싫어하고 차 없으면 집 근처도 못 나가던 사람인 걸 알 텐데. 지하철 버스 택시 너무 잘 타고 20-30분 거리는 걸어 다닌다. 짐 -> 회사가 15-20분 거리인데, 내가 일부러 스벅 들렀다가 교대역 엘리베이터로 내려가서 올리오는 계단을 탄다. 신발도 힐 밖에 없었는데.. 이제 신발장에 운동화가 더 많다.


바디코디팀에 합류한 덕에 이렇게 운동에 빠지게 된 게 지금은 감사하다. 창업자이자 CEO 가 워낙 피트니스 매니아기도 하고, 제품을 써볼 수 있어 좋았고 다음 주 pt쌤은 강사앱 잘 쓰는 법 ot 해 주기로. 나는 운동만큼 실생활에 사용하는 앱을, 서비스를 만드는 일이 정말 즐겁다.


어제 내 몸무게가 55kg 대를 찍었다. 곧 사회생활 시작한 이래 최저 몸무게가 될 것 같다. 체지방율, 체중, 골격근 모두 표준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중.


운동도 일도 더 멋있게 해야지! 1 주년 지나고 2주년 3주년 더 멋있어진 모습으로 결산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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