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약초콜릿 Feb 13. 2022

17. 스타일이 곧 성격이다.


'생긴 대로 논다.'

 아주 무서운 말이다. 한 사람의 인품이나 성격을 외형으로 짐작하거나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편협한 시각 같지만 실제 생긴 대로 노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으로 봐선 억지만은 아닌 듯도 하다.

어쩌면 세상에 떠도는 격언이나 명언들은 귀납법으로 추론한 결론일지 모른다.

충분히 신뢰할 만큼 큰 표본 집단의 유사한 행동양식을 정의했을 법하다.


대개 생긴 대로 노는 사람이라 하면 민폐를 끼치거나 공동과 집단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모습을 드러낼 때다.

누구든 규칙과 법을 준수하기를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지만 불편을 감수해야 함을 인지한다. 하지만 생긴 대로 노는 사람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속성에 저항한다.

그것이 공공질서라면 문제가 커지는데도 아랑곳 않는다. 이처럼 행동과 태도를 기초로 한 인격 추론은 적어도 약간의 객관성은 담보한다.

해(?)의 시작은 타인의 겉모습, 생긴 형태로부터다. 시각은 뇌와 연결된 민감한 자극으로 보는 것을 즉시 알아차리고 가타부타와 호불호를 판단한다


얼굴 생김새와 몸매가 수려한 이들은 보는 이에게 모종의 환상을 안긴다.

더구나 이들의 옷차림이라든지 말씨, 몸가짐이 반듯하면 환상은 실체를 얻는다.

즉, 보는 이의 환상이 그들의 실제 모습과 일치할 것으로 믿어버린다. 대부분은 사실이다.

일명 용모 단정한 이들은 겉모습만이 아닌 내면도 정직하고 올바를 확률이 높다. 바른 마음은 교요하고 단정한 태도를 불러온다.

그러나 그 반대도 가능하다.

외양과 자세를 바르게 꾸미면 생각과 마음가짐도 그에 따라 바뀐다. 아마 대다수 우리가 경험했을 일이다.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가장 편안하며 애착이 없는 의복 차림일 경우 자연스럽게 고개는 비스듬해지고 어깨가 처지고 팔다리는 흐느적대며 걷는 자신의 모습을 한 번은 발견했을 것이다.

(혹은 거의 매일이거나)


또한 반대의 경험도 수두룩할 것이다.

간만에 질 좋은 의상과 구두를 매치했거나 헤어숍에서 근사한 헤어스타일로 마무리했을 때 저절로 고개와 시선은 당당해지고 어깨는 직각으로 떨어지며 발걸음도 신뢰감이 전달되는 보폭으로 내딛는다.

단지 외양을 손보았을 뿐인데 말이다.

이런 현상은 유니폼 착용에서 흔히 알아볼 수 있다.

격식과 품위에 걸맞은 자세를 뿜어내는 유니폼의 특성은 얼마나 우리의 판단과 자세가 시각에 쉽게 영향받는지 알 수 있는 예시이다.


흔히 스타일이라 하면 최신 유행의 옷이나 장신구로 꾸미거나 개성을 살린 옷차림을 떠올리지만 스타일이란 그 이상의 범주를 아우르는 맵시 같은 것이다.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 세상과 타인에게 즉각적으로 드러낼 수단이며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만이 스타일을 품을 수 있다. 외양을 꾸미는 것만을 스타일로 결코 정의할 수 없으며 취향이나 감각, 평소의 태도가 스타일을 결정짓는다.

의복이 태도를 결정하고 또한 생각과 인성이 외양의 꾸밈을 결정한다.

마치 연금술의 상징인 아우로보로스마냥 시작과 끝이 연결된 순환 같은 것이다.

수많은 영화 속 인물들의 스타일은 그 인물의 캐릭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애쓴다.

인텔리의 외양이나 부랑자나 걸인의 외양이 같지 않으며 거기에 따르는 이미지와 언변도 다르다.


단적인 예로, 덤 앤 더머의 두 인물의 우스꽝스러운 차림과 겉모습은 그들의 행동거지와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 한나는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생김새로 좌충우돌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얻는다.

겉보기에만 아름다운 것은 분명 모자라 보인다.

그렇다고 외양은 뒷전인 채 내면의 안정과 지혜에만 기대면 타인의 관심을 사기까지 아주 고되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상은 언제나 겉과 내면 양측의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 여겼고 그런 이들이 주목받고 자신에게도 있는 재능을 훨씬 효율적으로 인정받았을 것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을 가꾸는 것 또한 게을리 않는 부지런한 성격을 기르는 편이 분명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드는데 도움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6. 직장인이 우습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