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있어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너무 깊은 관계는 맺지 않아요. 예를 들어 매일 만나거나, 통화를 하거나, 무엇을 하는지 세세한 것을 알리거나, 고민이 있는 것을 털어놓는 등 깊게 관여해야 하는 일은 잘 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지인이나 친구가 적은 것은 아닌데 얕고 넓게 사람을 알고 만나는 편인 것 같아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닌데 살면서 자잘한 경험들이 쌓여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나한테 벌어지는 일을 누군가한테 이야기한다고 해서 마음이 시원해지지 않고 무언가 해결되는 것이 없더라구요. 또한 자랑하고 싶은 일도, 즐거운 일도 잘 표현하지 않아요. 혼자 간직하는 일이 편하고 더 기뻐요. 그냥 담담하고 적절한 관계와 사이가 편해요.
누군가와 깊게 대화를 하고 각별한 사이를 갖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때로 그립기도 하지요. 그런데 상황에 따라 휙휙 변하는 자신과 주위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는 것이 매우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그리 즐거운 사건들이 아니고 사이에 끼거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의욕도 없구요. 또 수다를 떨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논하는 일이 매우 불필요한 일로 생각되는 것도 적절히 거리를 두는 이유 중 하나에요.
그렇다고 얼음처럼 차갑고 냉정한 사람은 아니에요. 유리같은 마음이 깨지는 관계를 많이 두려워하고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