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무엇인가요?
아이한테서 나는 냄새를 가장 좋아해요. 지금은 좀 커서 아기가 아니지만 아기 때 맡았던 냄새도, 지금 초등학생이 된 아이한테 맡을 수 있는 냄새도 세상에서 가장 좋지요. 아기냄새라는 것이 있잖아요. 냄새 조차 순수하고 깨끗하고 보드라운 그 느낌. 시큼한 침 냄새가 섞인 입 주변에서 나는 아기 냄새를 맡고 있으면 ‘아, 내가 어떻게 이 귀여운 걸 품에 안고 있을 수 있지’ 생각하며 막 감탄스럽고 벅차오를 때가 있었어요. 지금 아이한테서 나는 냄새를 쿰쿰거리며 맡고 있자면 아기 때의 순수한 느낌은 아니지만 성장하고 있는 작은 인간의 나름 고된 인생을 코로 느낄 수 있어요. 촉촉한 땀 냄새, 맛있게 먹은 밥 냄새, 호르몬이 작용하며 내뿜는 몸의 냄새 등이 어우러져 ‘아, 내 새끼 냄새네’ 안심되고 신기해요. 쿱쿱한 입 냄새도, 꾸룽꾸룽 엉덩이 냄새도 다 너무 좋아요. 엄마로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 보상받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