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iss Jan 19. 2021

말이 씨가 된다면

당신이 직접 자기에게 별명을 지어준다면 어떤 별명이 어울릴까요?


말이 씨가 된다면,  저한테 부자라고 별명을 지어주고 싶네요. 돈도 그렇지만 마음도 부유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제가 요즘 얼마나 찌그러져 있는 사람이냐면 갖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미루고 살고 있고, 조금만 싫은 소리 들어도  자괴감에 빠져 바닥까지 나뒹굴고, 잠도  못자고, 먹는 것조차 맛이  없거든요. 어느   것도 아닌 일에 버럭 짜증을 내는  자신을 보며 내가 얼마나 마음이 쭈글쭈글하면 이럴까, 반성과 함께 연민도 들더라구요.  말려 쪼그라든 대추가 아니라 싱그럽고 향기로운 초록, 붉은 빛을 한껏 머금은 통통한 대추이고 싶어요. 안이  차고 겉은 반들반들하고 누가 봐도 보기 좋고 탐스러운 그런 과실이요. 자꾸 저한테 부자라고 불러준다면 탱글탱글  여물어 볼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냄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