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가 궁금해 (34) 바다 없는 시카고, 한국 '옛날마차' 늘 그리움
시카고에서 광어회 시켜먹기
#코로나19 팬데믹 마스크 벗어도 된다는 발표 기념은 아니고, 정말이지 1년 훌쩍 넘어 오랜만 회를 먹자, 했다.(참고로 나, sashimi person이다. 그동안 뜸했다) 지인 추천, 싱싱하고 잘 나온다는 H마트 나일스점에서 사기로 했다. 여기도 안가본 지 거짓말 약간 보태 100만년은 된듯.
북적북적 마스크 쓴 사람들 생각 이상 많았다. 이제 한인보다 타국 아시안이 더 많다는 여기 매장, 내부 구조도 많이 바뀌었다.(‘파리바게뜨’가 여기도 입점했더라.)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생선 코너가 있다. 제법 규모도 크다. 그 한쪽 ‘fresh Fluke Fillet’이라 쓰인 곳.(fillet[fɪˈleɪ], ‘육류나 생선의 뼈를 발라내고 저민 살코기’ 또는 ‘뼈를 발라내다’란 뜻이다. 영국과 달리 t가 묵음이다. #아는게힘) 일단 원하는 걸 골라 주문.
-활광어(live fluke) 파운드 당 19.99불
-(강)도다리(live starry flounder) 파운드 당 24.99불.(도다리가 더 비싼 건 여기도 마찬가지)
광어회로 주문.
“4인분 달라”했더니 일하는 분 “그럼 4파운드”하길래 그러자 했다.
저 쪽으로 가란다. 다른 직원, 저울에 올라 펄떡이는 광어 보여주며 “이거면 되냐?” 묻는다. 보니, 4파운드 약간 안되는 놈. “좋다”했더니 갖고 뒤로 들어간다.
“언제 오면 돼?”
“15분 뒤”
“웅”
둘러보니 모듬회 등 여러 회 탐스럽게 진열. 여러 생선 맛볼 수 있는 모듬회는 30불 안팎에서 제 신선도를 자랑하고 있었다.(팬데믹이 회 선호도를 죽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회 욕심 불끈.)
갔더니 썰어놓은 회, 선반에 놓여있다. 얼음 잔뜩 밑에 깔고 바닥엔 생선 뼈. 68.57불.(‘광어 한마리 9,900원’ 그랬던 한국이 그립다. 이 정도 크기•무게 광어면 한국은 짐 얼마나 하나.)
(자연산이냐, 못 물어봤다. 깜빡했다. 뭐 여기라고 자연산이겠냐마는.)
맛?
아쉬운 건 일찍 조달해와 몇시간 뒤 먹었다는 것. 바로 먹었어야.
더 아쉬운 건, 수 시간 스모커에 구운 립이 이날 저녁 ‘메인 디시’로 등극했다는 거. 속축겉바(속 축축하고 겉 바삭한) 이놈 땜 회, 그만 뒷전에 밀렸다. 게다가 소라에 골뱅이까지.
그래도 오랜만. 서로를 견제하며 일점일획(득) 신경전 벌일 일은 ‘예상과 달리’ 없었지만, 쫄깃 씹히는 맛에는 누구 말대로 ‘바다가 녹아있었다’.
제대로 먹는 맛, 다음을 기약했다.
팁1) 주문할 때 ‘뼈 달라’고 하면 같이 준다. 매운탕으로 또 한끼 뚝딱. 쑥갓 추가 구입은 필수다.
팁2) 같이 먹을 생강이나 더 필요한 초장같은 건 물론 따로 사야한다.
팁3) 일하는 직원 히스패닉계지만 ‘광어’하면 알아듣는다. 한인마트 좋은 점.(그래도 ‘live fluke’하면 더 정확)
(21:14.0515.2021.完)